지금으로부터 80년 전, 우리는 식민의 어둠을 걷어 내고 광복의 빛을 맞이했습니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위기를 극복하고 눈부신 경제성장과 민주주의의 발전을 이루어 내며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최초의 국가이자, '글로벌 중추국가'로 발돋움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앞에는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바로 우리 국민의 한결같은 소망이자, 대한민국 헌법이 천명하고 있는 '통일'입니다.

헌법은 제4조에서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통일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이자 반드시 달성해야 할 의무임을 의미합니다.

지금 우리가 마주한 통일·안보 환경은 녹록지 않습니다. 북한은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관계'로 규정하고 통일과 민족을 지우고 있으며, 국제 정세는 전례 없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놓여있습니다. 북한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이용하여 정권 유지에 골몰하며, 북한 주민의 인권을 유린하고 핵‧미사일과 파병으로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엄중한 국제 정세 속에서도 헌법에서 부여한 책무를 다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특히, 지난해는 통일의 지향점을 분명히 하고, 그에 따른 구체적이고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한 한 해였습니다.

첫째,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해 원칙에 입각한 통일·대북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했습니다. 북한의 도발과 우리 재산권 침해 등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함으로써 북한이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하도록 노력했습니다. 시대적 요구와 변화된 환경을 반영하여, 새로운 통일 비전과 추진 전략을 담은 「8.15 통일 독트린」을 발표했습니다. 「8.15 통일 독트린」은 '자유 평화 번영의 통일 대한민국'이라는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우리 주도의 행동계획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둘째,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인권을 한반도 전역에 확대한다는 목표 아래, 북한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했습니다. 「북한인권보고서」와 「북한 경제사회 실태 인식보고서」를 발간하여 국내외에 북한인권 실상을 널리 알리고, '한미일 북한인권 3자회의' 등 다양한 국제협력 계기를 통해 국제사회와 함께 지속적으로 북한인권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또한 자국민 보호라는 국가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국군포로·납북자·억류자 문제 해결에도 힘썼습니다. 북한 당국에 송환을 촉구하는 한편, '세송이물망초' 상징을 제작하여 국내외의 관심을 환기하고 남겨진 가족의 슬픔을 위로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셋째, '먼저 온 통일'인 북한이탈주민의 성공적 정착과 삶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지난해 처음으로 7월 14일을 「북한이탈주민의 날」로 지정한 것은 북한이탈주민을 완전히 포용하고 북한이탈주민이 우리 사회의 건설적 기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의지를 실현하기 위해 '정착', '역량', '화합'의 3개 분야 10대 과제를 마련, 정착을 넘어 통일 준비의 주체로서도 역할을 해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통일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하고, '자유 평화 번영의 통일 대한민국'에 대한 국제적 연대와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통일교육을 강화하고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하여 국민의 일상 속에서 통일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또한 「국제한반도포럼(GKF)」 개최 등을 통해 자유 통일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감대를 확산하고 지지를 결집했습니다.

「2025 통일백서」에는 한반도 통일 미래를 향한 많은 노력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정부는 앞으로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을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습니다.

80년 전, 국권을 잃은 암담한 상황에서도 온 국민이 하나 되어 일어나 광복이라는 빛을 가져온 것처럼, 어떠한 어려움이라도 우리 모두가 힘을 합치면 극복할 수 있음을 믿습니다. '광복의 완성인 통일'로 나아가는 길에 국민 여러분도 함께 힘을 모아주시길 바랍니다. 「2025 통일백서」가 국민 여러분께 우리 정부의 통일정책에 대해 보다 깊은 이해를 제공하고, 당면한 변화와 도전 앞에 나아갈 길을 함께 모색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