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1월이면 전 세계 200여 개국 대표단이 모이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개최된다. 브라질 아마존의 끝, 벨렝이라는 도시에서 개최된 올해 당사국총회는 특히 각국이 제출한 2035년 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평가하고 이행방안을 함께 논의한다는 의미가 있다.
한국대표단 역시 수개월에 걸친 과학적 분석과 사회적 합의 끝에 도달한 감축목표, 즉 2035년까지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53%에서 61%까지 줄이겠다는 계획을 국제사회에 발표하였다.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 등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가야만 하는 길을 걷는 한국에 감사를 표했으며, 많은 선진국과 개도국들은 한국과 경험을 공유하고 탈탄소 전환 협력을 강화하고 싶다는 입장을 전해 왔다. 특히 우리의 녹색산업 국가경쟁력과 연계한 탈탄소화 전략에 대한 높은 관심 속에서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녹색문명으로의 전환은 돌이킬 수 없는 전 지구적 흐름임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는 이행의 시간이다. 지난해 전 지구적 평균 온도 상승이 처음으로 파리협정이 목표한 1.5도를 넘어섰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실패하지 않았다. 기후변화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평가되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지구의 온도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인류의 안전과 번영을 지킬 수 있는 수준으로 다시 안정될 수 있도록 더욱 빠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2024년 기준 34GW(기가와트) 수준인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2030년 100GW까지 빠르게 늘리고 이를 뒷받침할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와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분산형 전략망 특구를 제때 완성하기 위해 범정부 역량을 결집해 나갈 것이다. 또한, 공공 주도의 연구개발(R&D)을 통해 우리 녹색산업의 초격차 기술 경쟁력과 경제발전의 주춧돌이 되어 온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와 조선 등 기반산업의 탈탄소화를 지원하고, 변화에 놓인 노동자와 지역을 꼼꼼하게 보호하고자 한다. 수송부문과 건물부문에서도 전기자동차, 전기히트펌프 등 재생에너지 기반 전기화를 속도감 있게 진행할 것이며, 탈플라스틱 로드맵, 전 국민 나무심기 운동 등 사회 전반의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반을 다져나갈 계획이다.
이번 총회 기간 기후 변화 대응이라는 큰 뜻을 공유하는 세계 각국의 대표, 전문가, 시민사회 등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청년들로부터 개인적인 경험 속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없는 정의로운 전환, 건강·보건 등 기후 위기로부터 촘촘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 등 다양한 성찰을 들을 수 있어 인상 깊었다. 기후위기는 기술과 산업의 문제를 넘어 사람과 공동체의 문제라는 점을 다시금 깨달았으며, 그 중심에 반드시 청년이 서 있어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대한민국이 열어갈 새로운 문명적 전환의 길 위에, 청년 세대가 기후정책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때로는 느리고 굽이굽이 흐르는 아마존의 강줄기가 수백 개의 지류를 모아 변함없이 바다를 향해 가고 있는 것처럼 산업혁명 이후 250여 년간 공고했던 화석연료 문명에서 탈탄소 녹색문명으로의 전환은 그 길에 도전은 있을지언정 결국엔 도달해야 할 곳이다. 정부와 산업계, 지역과 노동자, 미래세대까지 모두의 역량을 모아 대한민국이 그 길을 열어갈 수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