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명태균과 관련한 불법 선거개입 및 국정농단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정부로 이송되어 왔습니다.
저는 이 특검법안의 법적 쟁점, 필요성 등을 국무위원들과 함께 심도 있게 검토했으며, 숙고를 거듭한 끝에 재의요구권을 행사하기로 하였습니다.
그 취지를 국민들께 소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본 특검법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실시된 모든 경선과 선거, 중요 정책 결정 관련 사건 및 그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전부를 제한 없이 수사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수사하면, 수사 대상 및 범위가 너무나 불명확하고 방대하여,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 및 '비례의 원칙' 훼손이 우려됩니다.
또한, 본 특검법에는 기존의 어떠한 특검법안에도 전례가 없는 특검 수사기간 동안 '공소시효가 정지되는 규정'과, 특별검사의 직무 범위에 '이미 진행 중인 재판의 공소 유지 권한'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는 신속한 수사와 재판을 보장하기 위해, '형사처벌을 회피할 목적으로 피의자가 해외로 도피한 경우' 등 공소시효 정지 사유를 엄격히 적용하는 공소시효 제도의 기본 취지와 헌법상 '적법절차주의'를 위배할 우려가 있습니다.
또한, 이미 기소된 사건에 대해 검찰의 공소 유지 권한을 배제하는 것은 수사 미진 시정 등을 위한 특검의 취지에 반합니다.
아울러, 그간 재의요구 한 특검법들에서 지적했듯이, '특별검사에 대한 임명 간주 규정'은 대통령의 임명권을 실질적으로 침해하여 헌법상 '권력분립 원칙' 위반 소지가 있습니다.
권력분립 원칙의 중대한 예외인 특별검사 제도는 행정부의 수사·소추권을 합리적으로 통제할 필요가 있을 때 한하여 비로소 도입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해당 특검법안의 수사대상 사건에 대하여는 주요 피의자에 대한 수사와 구속 기소가 진행되었고, 계속하여 제기된 의혹 전반에 대한 수사가 진행중에 있습니다.
지난 2월 17일 발표된 중간수사 결과에 따르면, 검찰은 총 61개소를 압수수색하고 전·현직 국회의원 등 100여명을 조사하였으며, 변호인 참여 등 적법절차 원칙을 준수하여, 이른바 '황금폰'에 대한 포렌식 작업을 통해 다수의 파일에 대한 선별작업도 마쳤습니다.
이와 같이, 검찰의 수사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특검을 도입하는 것은 특별검사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국민들께 말씀드린 것처럼, 「명태균 특검법안」은 그 위헌성이 상당하고, 형사법 체계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습니다.
이에, 헌법 수호의 막중한 책무가 있는 권한대행으로서 재의요구권 행사가 불가피합니다.
검찰에 강력히 촉구합니다.
검찰은 명태균 관련 수사 상황에 대한 적지 않은 국민들의 우려를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번 수사에 검찰의 명운을 걸고, 어떠한 성역도 없이 관련 의혹들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하여, 실체적 진실을 명확히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오는 4월 2일에는 부산광역시 교육감과 기초자치단체장 등 전국 23개 선거구에서 재·보궐선거가 실시될 예정입니다.
최근 선거관리에 대해 우려하는 국민들이 있습니다.
투명하고 공정한 선거는 자유 민주주의의 꽃으로서, 국민의 의사를 정치적 과정에 반영하는 가장 소중하고 핵심적인 수단입니다.
행안부 등 관계부처에서는 선거관리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하여, 그 어느 때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선거관리에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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