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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크고 강력해진 BTS, ‘버터’로 다시 세운 글로벌 신기록

2021.06.10 박찬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산업연구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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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산업연구센터 센터장
박찬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산업연구센터 센터장

더 넘사벽이 된 ‘BTS’, 그리고 케이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신곡 ‘버터(Butter)’로 또 다시 빌보드 1위를 달성했다. BTS는 작년 9월 ‘다이너마이트’로 빌보드 핫100 1위를 달성한 이래 총 4개의 곡(다이너마이트, 라이프 고즈 온, 세비지 러브, 버터)을 핫100 1위에 올렸고 횟수로는 무려 6번째 1위다(다이너마이트가 3회 1위 차지).

이번의 신곡 ‘버터’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신기록을 경신했다. BTS는 최초 1위 달성 이후 9개월 만에 4곡을 1위에 올려 최단기록(7개월 2주) 다음으로 가장 단기간 기록을 세웠고, 그룹으로서는 잭슨 파이브의 1970년 기록을 51년만에 경신했다(이데일리, 2021).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공개 당일 최대 동시 접속자 수 390만 명을 넘겼고, 24시간 만에 조회수 1억 820만 뷰를 기록하는 등 기록의 연속이었다(서울신문, 2021) 또한 글로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에서 공개 후 첫 24시간 내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곡으로 기록되기도 했다(세계일보, 2021). 그러나 굳이 이러한 기록을 일일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빌보드 핫100이 국내 가요 차트도 아닌 이상, 케이팝 아티스트가 이렇게 앨범을 내자마자 빌보드에서 1위를 차지한 경우는 지금까지 없었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팝시장에서도 흔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BTS는 여전히 가보지 않은 길을 항해하는 중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도대체 왜 BTS에 그토록 열광하는 것일까? 이전에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제시되기도 했지만 최근에 가장 많이 돌아오는 답은 그저 ‘그들이 BTS이기 때문에’라는 대답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노컷뉴스, 2021). 그도 그럴 것이 빌보드에서 앨범을 내자마자 1위를 차지하는 가수라면 이제 소수 매니아층에 의해서만 사랑받는 아티스트가 아니다. BTS는 이미 많은 수의 확고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고 봐야 하고, 팬이라면 별도의 이유를 달지 않고도 특정한 아티스트에 열광하는 일이 자연스럽다. 해외에서 BTS에 대한 인식도 처음의 낯섦이나 호기심 영역을 넘어 이제는 그들의 재능과 영향력을 인정하는 분위기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BTS 역시 이번의 신곡인 ‘버터’에 무슨 심오한 의미가 담겨있다기 보다는 함께 즐기기 좋은 귀여운 사랑노래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러한 전략이 통했는지 BTS가 이번에 ‘버터’로 빌보드 차트1위를 차지하게 되는 데는 라디오 플레이가 1800만 회에 달하는 등 미국 라디오 시장에서 BTS의 음악을 낯설지 않은, 틀 만한 노래라고 판단한데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중앙일보, 2021). 실제로 BTS는 ‘다이너마이트’ 1위 달성 이후 9개월 간 미국의 다양한 TV 프로그램에 꾸준히 얼굴을 비췄다. 또한 가장 미국적인 브랜드인 맥도널드와의 협업을 통해 ‘BTS 세트메뉴’를 내는 등 대중에게 친숙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역시 BTS를 좋아하는 팬층이 크고 두터워졌기에 가능한 일들이다.

그룹 방탄소년단(뷔, 슈가, 진, 정국, RM, 지민, 제이홉)이 5월 21일 오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두 번째 디지털 싱글 앨범 ‘버터’(BUTTER) 발매 기념 글로벌 기자간담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그룹 방탄소년단(뷔, 슈가, 진, 정국, RM, 지민, 제이홉)이 5월 21일 오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두 번째 디지털 싱글 앨범 ‘버터’(BUTTER) 발매 기념 글로벌 기자간담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케이팝의 인기와 ‘케이팝 스타일’

BTS의 인기와 더불어 케이팝에 대한 대중적 인기도 날로 커지고 있다. 케이팝에 대한 인기가 커지면서 ‘케이팝 스타일’이라는 용어도 생겨났다. 그런데 케이팝 스타일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딱 꼬집어 이야기하기란 쉽지 않다. 케이팝은 음악적으로는 다양한 종류의 음악이 섞여 있어서 독특하다고 보기 어렵다. 언어적인 측면에서는 한국어와 영어 가사를 섞는 것이 일반적이라 독특하지만, 이러한 독특성도 영어로만 부른 노래들이 나오면서 이내 사라져 버린다. 퍼포먼스 측면에서는 한국인들이 군무를 춘다는 면에서 독특하지만 이 역시 향후 글로벌 시장의 다양한 국가에서 이를 모방한 그룹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다소 평범한 듯한 특성들을 한데 모아놓으면 멋지고 스타일리쉬한 ‘케이팝 스타일’이 된다.

이렇듯 케이팝 스타일은 표면적으로는 고유한 특성이 적어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기획사의 기획력과 인재 발굴 시스템, 연습생들의 오랜 연습과 합숙기간, 글로벌 트렌드에 맞는 곡 선정을 위한 다수의 음악가들의 창작활동, 전문적인 안무, 전문적인 메이크업 및 스타일링, 현란한 영상기술  등 다수의 전문적 요소가 조화를 이루어 탄생하기에 남들이 모방하기가 쉽지 않다.

케이팝 스타일은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에 의해 세계에 더 퍼지고 있기도 하다. 국내 공연기획사들은 케이팝 스타일의 해외 현지 아티스트들을 육성하고자 노력해 왔다. 일본의 니쥬(Niziu)는 JYP에서 선발한 일본인들로만 구성된 걸그룹이며 일본 오리콘차트 1위를 달성하고 있다. 필리핀의 SB19는 국내 엔터테인먼트회사 쇼비티가 3년간 한국식으로 육성하여 데뷔시킨 보이그룹으로 유튜브 구독자는 158만 명에 달하고 최근 빌보드뮤직어워즈에서 톱소셜아티스트 부문 후보로 지명되기도 했다.

이처럼 케이팝 스타일 아티스트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최근에는 중국, 일본 및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국가에서 케이팝 스타일을 모방한 아티스트들도 등장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 중에는 케이팝스타일 그룹을 구성하여 활동하게 하는 사례가 다수 나타나고 있다. 중국 기업 텐센트가 대주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는 여성 게임 캐릭터들을 모아 케이팝 걸그룹 스타일로 꾸며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는데 ‘MORE’이라는 곡의 가사는 한국어, 영어 외에 중국어가 섞여있다.

‘케이팝 스타일’에서 ‘케이팝의 장르화’로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앞으로 ‘한국인 없는 케이팝’이 가능한 시기가 다가올 수 있고 이는 케이팝의 글로벌한 인기와 더불어 피할 수 없는 미래로 여겨진다. 우리가 케이팝의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는 ‘케이팝 스타일’이 아니라 ‘케이팝의 장르화’를 추구해야 한다.

케이팝의 장르화란 케이팝이 레게나 힙합처럼 하나의 ‘장르’로 인정받는 것을 말하며, 이는 곧 케이팝이 열린 플랫폼이 된다는 의미다. 힙합, 레게음악은 국적을 불문하고 세계인들이 그 음악을 즐길 수 있게 하며, 그 음악의 장르가 가진 가치나 정신까지도 함께 공유하도록 만든다. 흔히 힙합정신, 락의 가치 등을 말할 때 떠올리는 것들이 그것이다. 장르화가 된다면 굳이 힙합을 미국인이 하지 않아도, 락음악을 영국인이 하지 않아도 본질적인 가치가 희석되지 않으며 케이팝 종주국으로서의 주도권 역시 빼앗기지 않는다.

케이팝이 장르화 가능성은 이미 충분하며 그 정신은 전세계 케이팝 팬덤들에게 공유되고 있다. 케이팝 팬덤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올바른 정치를 위한 활동, 불우이웃 돕기, 자연보호 활동 등을 하고 있다(조선일보, 2021). 특정 지역에서 케이팝의 이미지는 문화다양성의 범주에서 인식되기도 하고 케이팝 팬들은 차별·혐오에 적극적으로 맞선다(한국일보, 2021). 이러한 팬덤들의 활동이나 그들에게 공유된 가치는 아티스트나 소속사가 강요한 것이 아니다. 케이팝을 즐기는 이들이 그들 스스로 찾아내어 공유하는 자발적인 길이며 정신, 가치다.

여기에 한국이라는 국가가 주는 이미지도 한 몫을 하고 있다. 한국은 기존의 아시아 선진국인 일본, 중국 등과는 그 결을 달리한다. 아시아인도 할 수 있다는 인식의 변화를 심어준 것이 오늘날의 한류이며, 한류는 비극적 근대사를 지닌 아시아 국가들에게 과거의 후유증을 떨쳐내고 다시 아시아인이 세계 정상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게 한다(경향신문, 2020). 왜 오늘날 홍콩, 미얀마 등지에서 민주화 시위를 하는 젊은이들이 한국을 롤 모델로 삼고 있는지, 왜 단순한 동호회 수준인 줄 알았던 케이팝 팬덤이 극우주의를 비판하는지 등을 떠올려 볼 필요가 있다. 작지만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겨낸 문화강국, 한국에 대한 인식이 케이팝이 공유하는 가치 안에 일정 부분 녹아져 있다.

앞으로 케이팝에 대한 인기가 더욱 커지게 되면 아마도 우리는 어느 시점에 케이팝이 포괄하는 범위를 제한할 것인지, 아니면 확장할 것인지 판단해야 할 때가 올 것이다. ‘케이팝의 장르화’에 대한 인식이 없다면 케이팝은 한국인이 한국 스타일로 해야 하는 좁은 의미를 가지게 되고 세계인과 함께 공유할만한 가치가 줄어들게 될 것이다. 하지만 ‘케이팝의 장르화’를 추구한다면 보다 다양한 국가, 문화권의 대중들이 함께 공감할만한 가치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팬덤들의 자발적인 활동이 케이팝이 공유하는 가치, 정신을 더욱 강화시키게 될 것이고, 그로부터 이어지는 한국이라는 국가 이미지 역시 강화되고, 그것이 또다시 민간 영역의 활동에도 도움을 주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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