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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 대한민국 위상 확인…문 대통령, 유럽 3개국 순방

2021.06.21 이무성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한국유럽학회장)
이무성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한국유럽학회장)
이무성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한국유럽학회장)

6월 12일에서 13일 양일 간 영국 콘월에서 개최된 G7 정상회담에서는 코로나 사태를 둘러싼 의료 보건, 기후 변화, 개발 협력 등 다양한 국제 사회의 의제들이 논의됐다. 이제 G7 정상회담은 끝났고, 우리에게도 중차대한 과제가 주어졌다. 이런 현실 속에 앞으로 우리가 취해야 할 행보를 보건 안보, 환경 안보, 세계 경제 재건 및 민주주의 가치 확산이란 네 가지 점에서 제언해 보겠다.

작년부터 코로나 사태로 전 세계는 몸살을 앓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전 지구적 협력은 이번 G7 정상회담에서 뿐만 아니라, 정상회담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오스트리아와 스페인 국빈 방문 시에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우린 현재 바이오 약품 생산 능력이 세계적인 수준에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오스트리아, 스페인과 향후 협력에 대한 공감대 형성은 한국이 향후 국제 사회에서 백신 생산의 허브로 자리 매김하는데 있어 주요한 함의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기후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도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의제로 다가왔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보건 분야의 위기로 인해 전 세계가 혼돈에 빠져있다. 그러나 향후 다가올 기후 변화와 같은 환경 분야의 재앙은 지금의 보건 위기와는 차원이 다른 위협이 될 수 있다. 물론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의 여파는 당장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비판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번 유럽에서 개최된 정상회담에서 환경 문제를 중요하게 다룬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유럽 등 선진 사회의 입장에서는 환경 이슈는 새로운 형태의 안보 위협이며, 글로벌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볼 때, 우리도 기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방책을 내놓아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의 자동차 산업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유럽연합이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가솔린 자동차를 전기차로 전환하는 등 친환경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런 배경 하에, 우리 정부도 자동차 산업과 같이 치열한 경쟁 환경 속에서 놓여 있는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보다 선도적인 대응책과 지원책을 내놓아야 한다.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비엔나 호프부르크궁에서 알렉산더 판 데어 벨렌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비엔나 호프부르크궁에서 알렉산더 판 데어 벨렌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특히 오스트리아 방문 시 벨렌 대통령이 수소 사용에 대한 상호 협력을 강조했고, 스페인과의 2050 탄소중립 달성 및 재생에너지 협력을 위한 공조를 강화하고자 논의한 점 등을 미뤄 볼 때, 장차 기후변화에 있어 유럽 및 주요 선진국과의 협력은 우리의 국익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글로벌 환경 안보 진작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세계 무역 자유화와 함께 저개발 국가의 개발협력(development)을 위한 주요 선진국의 책무를 강조하는 기저 논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과거 트럼프 정권 시절 미국의 입장은 자국 우선주의였다. 그 결과 국제 경제 환경은 자국 이익을 위해 치열한 경쟁의 각축장으로 변질되곤 했다. 자국의 경제 이익을 위한 국가 간 경쟁은 자본주의 사회의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촌은 선진국만의 무대는 아니다. 우리도 저개발 국가들의 상황과 요구에 귀 기울여야 할 선진국 중 하나임을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확인받았다.

그런 점을 미뤄 볼 때, 저개발 국가 지원을 염두해 둔 독자적이고 선도적인 글로벌 경제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 그 해법 중 하나가 바로 저개발 국가의 인프라 개발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규범적(normative)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런 논의는 실제 문 대통령과 스페인 산체스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으로 언급됐다. 현재 스페인은 제3국 시장 공동 진출 확대를 모색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우리와의 긴밀한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물론 당장에는 투자 상의 위험이 따를지는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이들 지역을 우리의 새로운 구매 시장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장기적 이득도 있다. 이런 창도적 이니서티브를 통해, 현재 저개발 국가를 자기편으로 편입시키려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미국과 중국 간의 고래등 싸움에 끼이지 않고, 오히려 우리만의 목소리를 내는 ‘사이 낀 공간’ (in-between space)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넓어지게 된다.

마지막으로 민주주의 가치 확산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G7 정상회담은 73년 제1차 오일 쇼크 이후 국제 거시경제 조정을 목표로 서구 선진국이 조직해서 운영해 온 국가 간 회의다. 그래서 혹자는 G7이 지나치게 서구 편향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 국가들이 오늘날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주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이들 모두가 민주주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이행해온 국가들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이번 회담 전후를 통해 향후 G7 회담을 D10으로 확대시키자는 논의가 목도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D10은 주요 민주주의 국가 10개국을 의미한다. 우리도 민주주의 체제 속에서 시장 경제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눈부신 발전과 번영을 이뤄낸 국가다. 그러나 지금의 경제 강국들이 모두 민주주의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성장을 이룬 국가는 아니다. 그 대표적인 일례가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G2로서 국제 사회에 주요 영향을 미치고, 실제 일대일로란 정책을 통해 그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 실정이다. 어찌보면 이번 G7 정상회담은 이런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서방 선진국 간의 연대를 강조하는 대목이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단순히 중국을 경제적으로 압박하기 보다는 근원적인 차원의 문제를 제기, 개선하는데 일조함으로써 중국을 경쟁자가 아닌 파트너로 국제 사회에 편일 시킬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민주주의 가치의 확산과 진작을 위한 우리의 적극적 참여가 절실해 보인다. 우리가 과거 민주주의 가치를 공고화 했던 수많은 민주화 운동과, 그에 기반 해 정착시켰던 민주주의 체제의 선험적 경험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확산하는 공공외교를 펼친다면, 국제 사회에서 민주주의 확산에 나름 일조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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