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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기본법 시행 1주년, 다음을 위한 고민 나누는 날이 되길

2021.08.05 엄창환 부산청년센터장
엄창환 부산청년센터장
엄창환 부산청년센터장

청년과 정책이 만나온 과정

한국사회에서 정책용어로 청년이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청년실업해소특별법이 도입된 2004년이었다. IMF 외환위기 이후 대규모 실업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에서 출발한 이 법은 이명박 정부를 거치면서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이하 청년고용법)으로 개정되어 명맥을 유지해오고 있다.

따라서 우선 청년고용법을 통해 한국사회에서 청년문제를 다뤄왔던 흐름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청년고용법은 한시법이다. 청년문제를 일시적인 문제로 해석하고 단기에 해결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둘째, 고용촉진에 초점이 있는 법이다. 청년문제를 실업문제로 해석하고 고용연계를 통해 청년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만들어진 법이다.

셋째, 청년고용법은 청년고용을 촉진하여 지속적인 경제발전과 사회안정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이다. 청년의 역할을 강조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청년 주변의 인프라를 강화하는 것을 중요하게 다뤄온 법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한시법이 개정을 거듭하며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세상이 참 빠르게 변하는 만큼 그사이 청년들의 일상도 크게 달라졌다. 다양한 삶의 방식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청년의 관심사는 단순히 취업이 아니라 흥미와 관심사로 일을 만들거나 스스로 자신의 자리를 만드는 청년도 생겨났다.

정상,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개념도 달라진 것이다. 한편으론 일단 어떤 일이라도 시작하라는 사회적 요구는 청년을 불안정한 일자리로 밀어 넣고 있었다. 청년이 사회로 진입하지 못하는 것은 단순 고용지표로 해석되는 것이 아니라 자산형성의 기회를 박탈당하고, 경험을 축적할 수 없으며, 시장에서 선호하지 않는 장기 미취업자가 된다는 것에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청년문제 해결의 출발선, 청년기본법

정체된 사회인식에 문제를 느낀 전국 각지 청년들은 청년정책 도입을 위한 지자체 청년 기본 조례 제정 운동을 벌이고 청년기본법 제정을 이끌었다. 각종 현장에서, 의회에서, 관련 기관과 행정에서 함께 움직였고 많은 시민의 지지가 있었기에 청년기본법이 등장할 수 있었다.

그렇게 헌정사상 최초로 청년의 권리를 보장하고, 청년이 겪는 사회문제 해결을 국가의 책무로 규정한 청년기본법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청년들은 청년기본법을 청년문제 해결의 출발선이라 불러왔다. 청년의 문제를 한시적 현상으로 바라보지 않고 청년과 청년문제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관점을 전환하기 위한 시작점으로, 청년문제를 청년 개인이나 부모에게 전가해왔던 시대, 소위 생산력 있는 청년만을 지원하던 시대, 청년이 일자리를 갖는 것 외에 아무런 관심도 없던 시대를 떠나보내고 청년문제의 진단과 해법을 새롭게 해야 하는 출발점으로 청년기본법을 이야기해온 것이다.

대학 캠퍼스 안을 학생들이 삼삼오오 오가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대학 캠퍼스 안을 학생들이 삼삼오오 오가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청년기본법이 만들어지고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정책의 흐름이 조금씩 변하며 정책 사각지대를 채우려는 시도가 있고 정부에 청년을 위한 소통 창구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지역을 다녀보면 더는 청년참여의 중요성을 증명할 필요가 없어진 것 같기도 하다. 지난했던 설득의 시대를 지나 행정은 청년의 목소리에 반응하기 시작했고 수용성도 높아지고 있다.

청년기본법 제정과 시행과정에 수많은 사람의 고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많은 사람이 청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더 큰 힘을 모아 문제해결력을 높여야 할 때

하지만 여전히 청년의 일상이 크게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듣긴 어렵다. 코로나19에 따른 여파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정책의 변화는 더디고, 개인에게 가닿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2020년 8월 5일은 청년기본법 시행을 축하함과 동시에 2021년 정부 청년정책 전반을 조정하기 위한 시간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공존하는 날이었으며 2021년을 잘 보내면서 2022년의 본격적인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눴던 날로 기억한다.

그렇게 우리는 코로나와 함께 2021년을 맞이했다. 생각보다 일상은 더 빠르게 무너져내렸고 사회적 관계망은 단절되기 시작했다. 그 사이 우리 사회는 청년기본법이라는 출발선에서 무엇을 떠나보낼 것인지, 어떤 새로운 변화를 만들 것인지를 치열하게 토론하지 못한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다시 8월 5일이다. 청년의 삶이 불안한 만큼, 청년의 미래가 불안한 만큼 어떻게 정책이 조금 더 빨라질 것인가, 어떻게 정책이 조금 더 실험적이고 혁신적일 것인가, 2022년의 청년정책은 어떻게 본격적으로 달라질 것인가를 나눠야 할 시간이지 않을까.

모두가 힘을 모았던 시기, 각 지역의 청년과 행정이 상호 작용을 하며 정책 사각지대를 발견하고 정책을 전국으로 확산시켰던 시기, 그때보다 더 큰 힘으로 다음을 위한 고민을 시작해야 2022년 8월 5일이 한국 사회 모든 청년과 함께 기뻐하는 날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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