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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공사 망명, 북한 정권 몰락 단초 될 수도

홍관희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2016.08.23 홍관희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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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관희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홍관희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태영호 공사(公使)가 사선을 넘어 대한민국의 품에 안겼다. 고 황장엽 노동당 비서의 망명 이래 최고위급 인사의 탈북이다. 태 공사의 망명은 김정은 정권의 균열과 동요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최근 외교관을 중심으로 고위 엘리트의 탈북이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들이 북한 바깥 국제사회 분위기와 정보를 일선에서 접하다보니, 상대적으로 북한사회의 비참함과 열악함을 가장 잘 실감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고위급 엘리트의 탈북은 종래 굶주림을 벗어나기 위한 일반 주민들의 생존 차원 탈북과 성격을 달리한다. 자유사회를 향한 동경임과 동시에 북한 체제에 대한 염증과 불만이 점차 확산되고 있음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태영호 전 공사는 북한의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직책을 맡았었고 그만큼 정권의 신뢰를 한 몸에 받았었던 사람이다. 그 자신과 처가의 가계 인맥도 정권과의 긴밀한 관계를 뒷받침해준다. 그의 가족 모두가 함께 해외에서 근무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해준다.

북한 정권은 올해 3월 UN과 한·미 양국이 중심이 돼 대북 제재를 본격 시작한 후, 전례 없는 압박을 받아왔다. 이에 대처하느라고 현재 외화벌이에 혈안이 돼 있다. 이 작업을 충실히 담당해 북한으로 송금할 수 있는 충성분자들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번 태 공사의 망명을 통해, 국제사회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외교관들이 생계조차 보장이 안돼 밀수와 같은 불법 행위로 근근히 살아가고 있고, 그뿐 아니라 외화를 벌어들여 북한에 보내도록 강요받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해외에서 오랫동안 근무해 보니 바깥사회가 얼마나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가를 깨닫게 된 터에 불법적인 외화벌이 압박이 가속화되고 급기야 25세 이상 자녀에 대한 본국 송환령이 내려지자 탈북을 결심하게 된 배경을 이해할 만하다.

최근 김정은 정권의 국경 단속이 심해지자 탈북자의 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그러나 권력 엘리트의 탈북은 오히려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고위급 탈북도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지난 달에는 10대의 수학 영재가 홍콩 주재 한국 영사관에 망명을 신청했다는 소식도 있었다.

북한 내부에서 일반 주민들이 감시의 공포 속에 ‘죽지 못해’ 삶을 영위하는 가운데, 평양 시민들은 점점 더 한국 TV와 영화에 심취해 몰래 보기를 마다하지 않는다는 소식이다. 북·중 국경 부근의 북한 청소년들은 ‘조선(북한)이 망했다’면서 ‘중국에 살고 싶다’는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고 한다.

김정은 정권이 개혁·개방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주민들을 쥐어 짜서 수령독재의 ‘옹위’와 당·정·군 간부들 배불리기에만 열중할 때, 주민들의 체제에 대한 불만과 이탈은 가속화될 것이다.

우리 사회가 태영호 공사 같은 정치적 망명자들을 따뜻하게 환대함으로써 고위급 인사들이 잇달아 탈북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어야 한다. 김정은 정권은 지금 심각한 경제난에 직면해 있어 1990년대의 ‘고난의 행군’이 재연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2016년 들어서서 북한의 식량난이 4년 만에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는 UN 식량농업기구(FAO)의 분석도 있었다.

만약 김정은이 태 공사의 탈북을 계기로 ‘정권 수호’만을 위해 단속의 고삐를 더욱 조인다면, 이는 김정은이 뜻하던 바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불똥이 튈 수도 있다. 곧 그가 바라는 엘리트의 단결과 수령독재를 향한 충성심의 증가는 커녕 체제에 대한 불만과 이탈을 더욱 가속화시켜, 그야말로 ‘악성(惡性) 정권’의 몰락을 재촉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북한 체제의 심각한 균열 조짐을 직시하면서, 대남 무력도발 뿐 아니라 향후 북한발 대격동의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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