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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이후 ‘협력’ 위한 최선의 전략은

2018.02.26 최용환 경기연구원 연구기획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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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환 경기연구원 연구기획부장
최용환 경기연구원 연구기획부장
1914년 크리스마스,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유럽 서부전선에서는 매우 흥미로운 사건이 발생한다. 서로 전투 중이던 최전선의 독일군과 연합군 군인들이 함께 캐롤을 부르고 심지어는 축구시합까지 하는 등 묵시적인 휴전이 이뤄졌던 것이다. 이것은 이른바 ‘크리스마스 휴전’이라고 불린 유명한 사건으로 영화와 책을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자칫 잘못하면 내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휴전이 이뤄질 수 있었을까?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중 만들어진 평화 분위기를 보면서 크리스마스 휴전이라는 흔치않은 사례를 떠올리게 된다. 올림픽 기간 중에 예정됐던 한미군사훈련이 연기됐고, 북한은 도발을 멈추고 올림픽 참가를 결정했다. 이것은 불과 두어달 전의 남북관계 상황을 고려하면 커다란 변화였다. 이 과정에서 북한 응원단의 가면논란을 비롯해 고위급 대표단 방한까지 다양한 논란이 발생했다.

하지만 남북관계의 변화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가 이루어지고, 이에 대응하여 미국의 항공모함과 폭격기가 한반도에 전개되는 상황은 지난 수년간 반복되었으며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도 그러한 우려가 없었던 것이 아니다. 만약 평창올림픽 기간 중에 그러한 상황이 이어졌다면, 우리는 지금처럼 성공적으로 올림픽을 마무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올림픽이 평화적인 분위기 아래서 성공적으로 진행된 것은 분명히 축하할만한 일이며,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사실이다. 올림픽이 끝나기도 전에 미국은 독자 대북제재를 발표했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강경한 입장 등을 고려할 때,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가 북미대화로 이어질 수 있을 지가 쟁점이 되고 있다. 남북대화가 북미대화로 이어져 협상이 시작되는 것 자체도 어려운 일이지만 협상이 시작된다면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는지도 쟁점이 될 것이다. 과거 6자회담에서 9·19공동성명이 채택될 수 있었던 것은 핵폐기에 대한 참여국들의 동의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북한은 핵폐기가 아닌 핵군축 협상을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변화를 주문하는 한편, 군사적 옵션을 거론하는 등 대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반면 북한은 자신들의 핵보유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이른바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변화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로를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상대방이 먼저 태도와 정책을 변화시켜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상호 신뢰가 부족한 상황에서 협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은 무엇일까? 게임이론의 권위자 가운데 한 명인 액설로드(Robert Axelord)는 그의 저서 ‘협력의 진화(The Evolution of Cooperation)’에서 크리스마스 휴전의 사례를 거론하며 ‘맞대응 전략(tit-for-tat)’을 최선의 전략으로 제시한다. 이 전략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더 유명한 전략으로 상대방의 배신에는 반드시 보복하고, 상대방의 협력에는 긍정적 보상을 제시하는 것이 핵심이다. 미국이 제시하는 최대의 압박과 관여, 대화와 제재를 병행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구상 등은 기본적으로 이러한 전략과 궤를 같이 한다.

그런 의미에서 액설로드의 제안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의 조언은 ‘첫째, 먼저 협력하라. 둘째, 상대방의 협력과 배반에 똑같이 대응하라. 셋째, 먼저 배반하지 마라. 넷째, 상대방의 배반은 응징하되 오래 기억하지 마라. 다섯째, 상대방이 얻는 이득에 대해 상관하지 마라. 여섯째, 상대방을 속이지 마라’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먼저 협력하되, 상대방의 배반에 대해서는 과잉대응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보복의 악순환에 빠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언을 한반도 상황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는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평창올림픽 기간 중의 짧은 평화를 계기로 더 나은 상황을 만들어야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핵폐기는 관계개선의 전제조건이 아니라 정책의 목표다. 즉, 지금 중요한 것은 관계개선의 계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며, 이를 통해 핵폐기를 이뤄내는 일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상황에서 관개개선이나 평화체제를 논의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한반도 평화체제의 진전은 핵폐기의 과정과 연동될 수밖에 없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매우 어렵고 지난한 과정이 될 것이다. 하지만 한반도의 평화는 우리 모두의 생명이 걸려있는 포기할 수 없는 가치다. 수많은 논란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한반도 평화를 적극적으로 만들어 나아가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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