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렬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
따라서 우리도 미국의 통상 압력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응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23일 발효될 관세 시행 그리고 한미 FTA 재협상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FTA 재협상이 미국이 추구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면 주한 미군을 한반도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의견을 표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최대한 대미 경상수지 흑자를 줄이려는 방안을 고려하면서 동시에 미국 11월 중간선거에 줄 영향도 살펴봐야 한다. 따라서 대미 흑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 자동차 산업이 미국과의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미국 자동차의 한국시장에 대한 추가 개방을 고려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
결국 한국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부과 대상에서 제외, 원만한 한미 FTA 재협상 그리고 한미 안보강화의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미국과의 무역 불균형 축소와 미국의 11월 지방선거를 위한 협상 방안들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또한 미국 기업의 국내 진출이 4차 산업혁명시대의 한국 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즉 무엇을 의미있게 주주고 무엇을 미래를 위해 받을 것인가에 대한 우선 순위를 결정해야 한다.
글로벌 무역전쟁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의 ‘글로벌 G2 시대’ 그리고 2023년부터 2027년까지의 ‘글로벌 재편 시대’를 거치면서 2028년 ‘글로벌 아시아 시대’가 시작되면 대단원의 막을 내릴 것이다. 결국 앞으로의 10년동안 전개될 미국 슈퍼 보호무역주의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다. 따라서 새로운 G2인 미국과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한국은 미국의 경쟁 상대국에 대한 시범 케이스라고 생각되며 유럽연합(EU)과 일본은 중국과의 대결을 위한 미국과의 결속력을 이어나가기 위한 인질효과를 겪는 파트너가 될 것이다. 따라서 한국은 신속하게 캐나다와 멕시코와 같이 FTA 파트너로서의 재협상 프레임에 합류하여 EU, 중국, 일본과는 다른 프레임을 만들어내야 한다.
한국도 향후 10년 동안 성장하면서 EU, 중국, 일본, 인도와 같은 강대국 프레임 안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한국은 지금부터라도 2028년 개막될 ‘글로벌 아시아 시대’를 맞이할 장기적인 통상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 강대국과 자유무역주의에 입각한 세계 무역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리더십을 발휘할 준비를 해야 한다.
최근 우리가 겪고 있는 미국 통상 압력은 우리에게 위기이기도 하지만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기회이기도 하다. 우리나라가 2030년 경제규모에서 세계 7위의 국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신 통상정책을 가지고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한 국가 및 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번 기회를 놓치게 되면 앞으로의 10년 동안 강대국의 글로벌 무역전쟁에서 한국은 최대의 희생양으로 전락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