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전자정부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뉴스

콘텐츠 영역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선보인 AI 기술과 빅데이터의 활용

2023.02.09 김종원 비프로일레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목록
김종원 비프로일레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김종원 비프로일레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FIFA 월드컵은 세계 최대 규모의 대회이자, 전 세계 인구의 90% 이상(약 70억 명)이 시청하는 전 세계인의 축제다. 역사상 최초로 중앙아시아 국가에서 열린 제22회 2022 카타르 월드컵(2022년 11월 20일~2022년 12월 18일)은 사상 최초 겨울 월드컵, 아시아 국가들의 선전,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의 우승 등 많은 이슈를 낳은 가운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월드컵은 선수들의 수준 높은 경기력과 심판들의 공정한 경기 진행으로 큰 찬사를 받으며 성공적인 대회였다는 평가받고 있는데, 그 이면에는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기술과 빅데이터의 도입이 있었다.

경기의 공정성을 가져온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

이번 대회에서는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SAOT/Semi Automated Offside Technology)이 새롭게 선보이며 큰 찬사를 받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매 월드컵마다 항상 논란이 있었던 오프사이드 판정에 대한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스포츠연구소, 빅토리아대학 트랙 연구소,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와 함께 3년간의 연구 끝에 SAOT 기술을 개발했다.

SAOT는 최첨단 카메라 트래킹 기술과 인체 모션 인식 기술을 이용해 AI가 오프사이드의 여부를 판단하여 심판에게 정보를 제공해주는 기술이다. 경기장 지붕에 12대의 오프사이드 전용 추적 카메라를 설치하고, 선수 개개인의 위치 및 신체 부위를 초당 50회의 빈도로 촬영해 정확한 위치를 계산한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 공인구 알 리흘라(Al Rihla) 내부에 이동 물체의 속도, 방향, 중력, 가속도를 측정하는 장치인 관성측정장치(IMU/Inertial Measurement Unit)를 심었고, IMU 센서는 초당 500회 빈도로 축구 공의 위치 데이터를 감지하여 선수가 공을 차는 순간을 추적해 오프사이드 기준 라인을 설정한다.

SAOT 기술이 오프사이드를 판단하면 비디오 보조 심판(VAR/Vidieo Assistance Referee)실에 있는 심판 감독관이 확인한 후 경기장에 있는 주심에게 통보하며, 최종 판단은 주심이 내린다. 이때 경기장 전광판과 방송 TV 화면에는 3D 애니메이션 영상을 통해 선수와 공의 위치를 정확히 묘사하여 관중과 시청자들에게 오프사이드 여부를 설명해준다.

이번 대회의 첫 경기인 개최국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경기에서는 전반 3분 만에 에콰도르의 공격수 에네르 발렌시아가 득점에 성공했지만, 심판은 오프사이드로 득점을 취소했다. 대회 개최지 선정 때부터 ‘오일 머니 비리’로 논란이 많았던 개최국 카타르가 대회 첫 경기부터 홈 어드밴티지를 입은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하기 딱 좋은 상황이었지만, SAOT 기술을 통해 오프사이드 판독 결과가 3D 애니메이션과 함께 전 세계 시청자들 화면을 통해 송출됐고 논란은 곧바로 잠식됐다.

또한, 마지막 월드컵이 될지도 모르는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의 우승 도전으로 인해 많은 관심을 가진 아르헨티나의 첫 경기에서는 SAOT가 10번의 오프사이드를 판독했고, 그 중 3번은 득점이 취소되며 경기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육안으로는 식별이 어려운 미세한 상황까지 인공지능이 정확히 판독하여 억울한 상황을 미연에 방지해 줄 뿐만 아니라 신속하고 빠르고 공정한 경기가 가능하게 됐다.

FIFA는 오랜기간 동안 공정한 경기를 진행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적은 득점이 나는 특성을 지닌 스포츠인 축구는 득점 1개가 가지는 가치가 다른 스포츠들에 비해 크다. 따라서 득점의 오심은 경기 전체 결과를 좌지우지한다.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전 잉글랜드와 독일의 경기에서 잉글랜드 미드필더 프랭크 램파드의 슛은 골라인을 넘었지만 심판은 이를 골로 인정하지 않았고, 잉글랜드는 독일에게 패배하며 16강에서 탈락했다.

FIFA는 이와 같은 억울함을 방지하기 위해 공의 위치를 추적하여 득점 여부를 판독하는 골라인 판독기술(GLT/Goal Line Technology)을 개발해서 그다음 월드컵인 2014 브라질 월드컵에 곧바로 도입하였고, 득점의 오심을 없앴다.

그리고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비디오 판독 기술을 도입해 경기에 큰 영향을 끼치는 득점(오프사이드 여부), 패널티킥, 퇴장과 관련된 판정을 비디오를 통해 다시 확인하는 기술을 도입해 판정의 공정성을 더욱 높였다.

VAR은 판정의 정확도를 높여줬지만, 킥을 하는 순간의 정확한 임팩트를 판단하기 어렵고 최종 판단은 결국 심판의 주관에 의해 이뤄져서 공정성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도입한 SAOT 기술은 애매한 상황까지 정확하게 판정하는 것이 가능해져 판정의 공정성에 정점을 찍었다.

선수들의 위치를 추적하는 오브젝트 트래킹 기술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은 포르투갈과의 조별예선 3차전 마지막 경기에서 경기 종료 직전 황희찬 선수의 결승골에 힘입어 극적으로 16강에 진출에 성공했다. 황희찬 선수는 극적인 결승골을 넣은 직후 유니폼을 벗으며 환호했는데, 이때 황희찬 선수가 유니폼 속에 입은 스포츠 브래지어가 큰 화제가 됐다. 남자 선수가 스포츠 브래지어를 입은 모습에 많은 시청자들이 놀랐지만, 스포츠 현장에서 스포츠 브래지어는 이미 익숙한 일이다.

Catapult, GAPSports, Statsport 등 2000년대에 들어서 많은 스타트업 회사들은 선수들의 경기력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전자 퍼포먼스 트래킹 시스템(EPTS/Electronic Performance Tracking Systems) 웨어러블 장비 개발에 돌입했고, 축구 경기에서는 201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활용되었으며, 2017년 FIFA가 웨어러블 장비 착용을 허용한 이후 웨어러블 장비의 착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선수가 입은 스포츠 브래지어 안에는 웨어러블 센서가 들어있고, 센서는 3축 가속도계(3-axis Accelerometer), 3축 자이로스코프(3-axis Gyroscope), 위성용 3축 자력계 및 안테나(3-axis Magnetometer and Antennas), 로컬추적시스템(Local Tracking System) 등의 기능을 하며, 선수들의 위치, 거리, 속도, 회전, 심박수 등의 신체 정보를 제공해준다. 최근에는 웨어러블 장비 착용 없이도 선수들의 위치를 추적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선수들의 움직임은 스티칭 기술(Stitching Technology)과 오브젝트 트래킹 기술(Object Tracking Technology)의 개발과 함께 더욱 간편하고 정확하게 추적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스티칭 기술은 경기장에 픽스캠 3대를 설치한 뒤 픽스캠 3대에서 촬영된 영상 3개를 하나의 영상으로 합치는 기술이고, 오브젝트 트래킹 기술은 이 영상 안의 파라미터를 보정하기 위해 점을 배치하여 전체 필드 뷰를 통해 경기장 안의 모든 선수들과 공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기술이다.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에 수동으로 사람이 카메라를 들고 촬영하던 것이 카메라가 자동으로 경기를 촬영하게 됐고, 선수들이 웨어러블 장비를 착용하는 번거로움 없이 편안하게 선수들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얻어진 선수들의 신체 정보들은 벤치에 있는 코칭스태프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전술 변화, 선수교체 등 경기 중 코칭스태프가 판단을 내려야할 때 참고할 중요한 정보로 사용되고 있다.

경기와 선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해준 빅데이터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축구 구단들이 수집하는 데이터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독일축구협회(DFB)는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독일 IT 기업 SAP와 협업하여 경기에서 발생하는 10만 건 이상의 이벤트들을 수집하여 매치 인사이트(Match Insight) 프로그램을 통해 유의미한 정보를 찾아 코칭스태프가 원하는 정보를 제공해주며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경기 분석을 도왔다.

독일은 개최국이자 강력한 우승후보국인 브라질을 7-1로 꺾는 등 대회 7경기에서 18골의 막강한 화력을 선보이며 24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은 2000년대 후반부터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데이터분석관을 고용하고 있고, 아스널의 경우 아예 데이터 분석 업체(StatDNA)를 자회사로 인수하여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세계 명문 구단들은 경기에서 발생한 기술적, 신체적, 전술적, 심리적 데이터들을 기록하고 분석하여 전술 분석, 훈련 프로그램 개발, 부상 관리, 영양 관리, 선수단 심리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며,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팀의 경기력 향상을 돕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의 피지컬 데이터(뛴거리, 속도, 스프린트 등)와 1차 기술 데이터(슈팅, 패스, 드리블 등) 뿐만 아니라, 기대득점(xG/Expected Goals), 유효슈팅 내 기대득점(xGOT/Expected Goals On Target), 기대위협(xT/Expected Threat), 수비행위 시 허용되는 패스 수(PPDA/Passes Allowed per Defensive Action) 등 트래킹 기술을 활용하여 새로운 2차 가공 데이터들이 생겨나고 있다.

현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xG는 슈팅이 득점으로 이어질 기대되는 득점으로, 슈팅을 하는 순간의 위치, 각도, 신체 부위, 연결된 패스, 수비수의 방해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을 고려하여 계산된다. 또한 기대득점과 실제 득점의 비교를 통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xT는 패스, 드리블, 캐리 등을 통해 위협지역으로 공을 전달하는 능력을 보여주고, PPDA는 상대방 골라인 60%지역 이내에서의 수비 시도 행위(태클, 인터셉트, 차단, 파울 등) 당 패스의 수로 전방 압박의 정도를 나타낸다. 마지막으로 xGOT/실점은 실제 유효 슈팅의 위치를 통해 골키퍼의 실제 선방률을 의미한다.

이러한 데이터의 활용은 경험과 주관적인 직감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의 오래된 관념을 무너뜨리고 있고, 이젠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이미 유럽의 많은 빅클럽들은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경기를 분석하고 선수들을 관리하고 있다.

마무리하며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이었던 아르헨티나와 프랑스의 경기는 전 세계 15억 명이 시청을 했고, 월드컵 누적 시청자 수는 70억 명을 넘었다. 전 세계 인구가 80억 명(2022년 11월 기준, Worldometer)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치다.

FIFA에 가입한 국가는 211개국으로, 국제연합(UN) 가입국(193개국)과 국제올림픽위원회 가입국(206개국)보다도 많다. FIFA에 등록된 축구 선수 수만 2억 5천 명이 넘는다. 이처럼 축구는 전 세계 가장 많은 인구가 즐기고 사랑하는 스포츠 종목이며, 스포츠를 넘어선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축구공을 상대의 골대에 넣고 막아야 하는 이 단순하고 과격한 스포츠는 어떠한 매력과 함께 세계 최고의 스포츠가 됐을까? 축구의 발전과 대중화에는 접근의 용이성, 간단한 규칙, 적극적인 홍보 등 다양한 이유들이 있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공정한 경기와 수준 높은 경기력이 밑바탕이 됐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AI 기술의 발전과 빅데이터의 활용이 있었다. 축구는 최근 경기 촬영, 선수 평가 스카우팅, 부상 예방, 영양 관리, 경기장 온도 조절 등 더 많은 부분에서 첨단 기술을 활용해 자동화되고 있다. 이러한 끊임없는 노력과 지속적인 발전은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이고, 관중들은 다양한 정보와 함께 최고의 경기를 관람할 수 있게 해준다. 축구는 끊임없이 발전해 왔고, 지금 이 시간에도 계속 발전하는 중이다.

*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이 발행하는 <스포츠 현안과 진단> 기고문 입니다.

* 이번 호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과학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님을 밝힙니다.

이전다음기사

다음기사디지털 전환과 미래 직업기초역량

히단 배너 영역

추천 뉴스

2024 정부 업무보고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화
정부정책 사실은 이렇습니다

많이 본, 최신, 오늘의 영상 , 오늘의 사진

정책브리핑 게시물 운영원칙에 따라 다음과 같은 게시물은 삭제 또는 계정이 차단 될 수 있습니다.

  • 1. 타인의 메일주소,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등의 개인정보 또는 해당 정보를 게재하는 경우
  • 2. 확인되지 않은 내용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경우
  • 3. 공공질서 및 미풍양속에 위반되는 내용을 유포하거나 링크시키는 경우
  • 4. 욕설 및 비속어의 사용 및 특정 인종, 성별, 지역 또는 특정한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용어를 게시하는 경우
  • 5. 불법복제, 바이러스, 해킹 등을 조장하는 내용인 경우
  • 6.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광고 또는 특정 개인(단체)의 홍보성 글인 경우
  • 7. 타인의 저작물(기사, 사진 등 링크)을 무단으로 게시하여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 글
  • 8. 범죄와 관련있거나 범죄를 유도하는 행위 및 관련 내용을 게시한 경우
  • 9. 공인이나 특정이슈와 관련된 당사자 및 당사자의 주변인, 지인 등을 가장 또는 사칭하여 글을 게시하는 경우
  • 10. 해당 기사나 게시글의 내용과 관련없는 특정 의견, 주장, 정보 등을 게시하는 경우
  • 11. 동일한 제목, 내용의 글 또는 일부분만 변경해서 글을 반복 게재하는 경우
  • 12. 기타 관계법령에 위배된다고 판단되는 경우
  • 13. 수사기관 등의 공식적인 요청이 있는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