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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걸음 보장제와 청년 일자리 상생협의회, 걸음마에서 그치지 말아야

2026.04.29 이정민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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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환기 청년 고용 정책은 대학·기업·재직자·청년 당사자가 함께 일자리의 진입과 유지 조건을 설계하는 상생 정책으로 정교화되어야 한다. 첫걸음 보장제와 청년 일자리 상생협의회는 청년의 진짜 일할 기회를 확대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 그 동력이 이어지려면 정부와 사회가 '움트는' 청년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기업 참여를 이끌 실질적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정민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
이정민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

AI 확산 및 산업전환 과도기의 칼바람이 한국 청년에게 유독 매섭다. 2025년 15~64세 고용률은 69.8%로 1989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같은 해 20~30대 '쉬었음' 청년은 71만 7천 명으로 사상 최대였다. 회복세를 이어온 노동시장이 청년에게는 곁불도 주지 않는다. 2026년 3월 기준 15~29세 청년 취업자 수는 41개월째 감소세다.

이에 정부는 민관협력을 통한 청년 일자리 기회 확대라는 방향으로 적극 대응하고 있다. 2025년 9월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를 발표하고, 12월에는 정부와 한국경제인협회, 대기업 인사노무담당 임원이 참여하는 '청년 일자리 상생협의회'를 구성했다. 올해도 700여 개 기업과 상생 채용박람회를 추진하는 등 활동도 구체화 중이다.

서울 한 대학 일자리 플러스 센터. 2026.4.20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서울 한 대학 일자리 플러스 센터. 2026.4.20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청년 일자리 정책에 '상생'의 기치를 내건 것은 의미 있는 출발이다. 이제 이 목표를 기존 정책과 어떻게 연결하여 시너지를 낼 것인지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그동안 고용노동부의 청년 고용정책은 일자리 정보 제공, 탐색 기회, 역량 강화에 무게를 두어 왔다. 청년에게 부족한 것이 '기회 접근'과 '역량'이라는 전제 위에 서 있었던 셈이다. 그 결과 재학·재직·구직·비구직 청년 등 대상별 고용서비스와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청년센터 등 거점이 확대되며 청년이 활용할 창구는 넓어졌다.

그러나 청년들은 서비스의 부족보다 진짜 일자리의 부족을 호소한다. 일자리는 결국 기업이 만든다. 기업을 끌어안지 못한 지금까지의 청년 고용정책은 청년이 기회를 만날 때까지 버틸 완충지대를 마련하고, 기다림의 터널에서 상처받은 청년을 사후적으로 돌보는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이 또한 큰 진전이었으며 유지해야 할 가치임은 맞다.

청년 고용정책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역량 강화와 고용서비스 전달체계는 질적으로 고도화하고, 일할 기회는 기업 참여를 유도해 양적으로 넓혀야 한다. 중요한 점은 청년이 진입할 일자리의 설계 단계부터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는 것이다. 정부는 청년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를, 기업은 산업 흐름과 시장의 대응에 대한 진단을 논의 테이블에 올려놓고 '청년 일자리'를 그려나갈 필요가 있다. 연구자로서는 다음의 두 가지 고민이 이 상생협의에 담기길 바란다.

첫째, 쉬었음 청년 정책을 본격적으로 분화해야 한다. 최근 실태조사에 따르면 쉬었음 청년들의 대다수가 자신을 일시적 중단 상태로 인식한다. 그러나 인식은 결과이며 이 범주 안에는 첫걸음을 준비 중인 청년과 뒷걸음친 청년, 잠시 쉬고 싶은 청년과 마음이 쉬지 못하는 청년 등 서로 다른 과정이 있다. 첫 진입자에게는 일경험과 직무 탐색이, 이탈·유예 청년에게는 회복과 관계 재구축이 우선되어야 한다. 빠르게 노동시장으로 초·재진입할 가능성이 있는 '움튼' 청년들은 정부가 적극 발굴하고 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둘째, 상생협의회의 지속 동력과 참여 범위를 확장해야 한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기업에 청년 채용 확대를 요청한다면 협의회는 일회성 행사로 남게 된다. 세제 지원, 교육훈련 비용 분담 등 일자리 창출과 연동된 유인을 제시하되, 시장 상황에 따른 유연성도 열어줘야 한다. 한편, 청년 일자리 창출은 채용 단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학 교육과정의 조정, 기존 인력의 재편, 일터 문화의 혁신이 함께 가야 입직 이후의 이탈과 '도로 쉬었음' 청년을 예방할 수 있다. 교육주체와 재직 노동자, 청년 당사자가 협의 과정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다.

첫걸음 보장제와 상생협의회가 걸음마에서 그치지 않으려면 상생의 가치를 정책의 디테일로 번역해야 한다. 시장과 청년의 목소리를 정책의 단계별로 제대로 담아내는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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