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막걸리가 유행하기 시작했을 때 한국음식 홍보업무를 담당하고 있던 기관들은 이것을 놀랍게 받아들였다. 그 때까지 이들은 최고급 한국 요리를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있었던 반면, 평범하지만 맛있는 음료인 막걸리에 대해서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이들은 한국 음식을 비싸고 화려한 외식 체험으로 홍보하는 것으로 방향을 설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막걸리가 인기를 얻게 된 진짜 이유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았고, 자신들이 이미 설정한 좁은 틀 안으로 막걸리를 밀어넣었다. 이들은 막걸리를 ‘세련된 어떤 것’으로 만들려고 했다.
막걸리의 매력은 무엇보다 ‘수수함’에 있다. 막걸리는 원래 농부들이 주로 마시던 술이다. 또 소박하고 건강에도 좋으며, 낡아빠진 그릇으로 마셔야 제 맛이다. 막걸리는 ‘와인’이 아닌 것이다. 와인은 과일로만 만들 수 있는데, 막걸리는 곡물로 만든다. 와인은 즙을 짜서 숙성시켜서 만드는데, 막걸리는 담가서 만들고 신선할 때 마셔야 한다. 막걸리는 와인보다는 오히려 맥주와 공통점이 더 많다. 막걸리는 ‘쌀맥주(rice beer 또는 rice ale)’이지 ‘쌀와인(rice wine)’이 아니다. 막걸리를 와인잔과 와인용 유리병에 담아 와인처럼 대하는 것은 사람들을 광대처럼 보이게 할 뿐이다.
막걸리 홍보 기관들은 언제 어디서나 막걸리를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도 별로 하지 않았다. 막걸리는 유통기한이 짧아서 먼 곳으로 수출하기가 어렵다. 막걸리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는 북미와 유럽에 막걸리 양조 공장을 세워야 한다. 그런데, 막걸리 홍보 기관들은 이런 고민 대신에 막걸리 이름에 대해 걱정했다. 처음에 이들은 막걸리를 알파벳으로 어떻게 표기할 것인지에 대해 걱정했다. ‘Makkoli’가 맞는지, 아니면 ‘Makgeolli’가 맞는지, 또 아니면 ‘McGully’가 맞는지.
막걸리를 알파벳으로 어떻게 표기하는가 하는 것은 의미는 있지만 다른 측면들과 비교할 때 그렇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나는 한국에서 중국음식점들이 ‘짜장면’이라고도 쓰고 ‘자장면’이라고도 쓰지만 표기방식에 관계 없이 사람들이 그것을 찾는 것을 보아왔다.
막걸리 홍보 캠페인에서 가장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은 막걸리 홍보 기관들이 막걸리의 영어식 이름을 ‘Drunken Rice'라고 정하려고 했을 때였다. 그건 정말 우스꽝스럽고 창피한 일이었다. 그렇게 이름짓자는 아이디어는 곧 폐기되었지만, 상당한 수준의 자원이 그런 어리석은 일에 쓰이고 있고 실제로 막걸리를 해외에 널리 알리는 데에는 쓰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다.
막걸리 열풍이 시작된 지 몇 년이 흘렀다. 막걸리 열풍은 사실상 가라앉기 시작했다. 지금은 그 전 만큼 해외에서 인기가 있지 않다. 막걸리 홍보에 쓰였던 그 돈, 과연 효과가 있었을까?
(원문)
Makkoli is not a ‘wine’
Words are powerful. That’s why we must be careful with them. When used carelessly words can cause great damage. The promotion of 막걸리 (makkoli) is a good example of how words enhance and detract a marketing campaign.
When makkoli started to become trendy, it caught the big Korean food promoters by surprise. They had been concentrating so much on high end cuisine that they neglected this common but tasty beverage.
Since they were set on promoting Korean food as an expensive snobby dining experience, they ignored the real reasons why makkoli became popular and forced it into their narrow mindset. They wanted to make makkoli a sophisticated. In English, we have a saying―“Putting lipstick on a pig.” That’s what they were trying to do.
The attraction of makkoli is its unpretentiousness. It’s a drink that farmers enjoyed. It’s rustic and wholesome and is best drunk out of a beaten up tin pot. It’s not a “wine.” Wine can only be made from fruit. Makkoli is made from a grain. Wine is pressed and aged. Makkoli is brewed and must be drunk while young.
It has more in common with beer than it does wine, and that’s perfectly fine. It’s a “rice beer,” or rather a “rice ale.” It’s not a “rice wine.” Treating makkoli as a wine by putting it into wine glasses and decanters just makes people look like clowns.
The promoters of makkoli haven’t made much real effort to make it available. Makkoli expires quickly, so it’s hard to export very far. Makkoli breweries should be built in North America and Europe in order to become successful. Instead, the promoters worried about its name. First they fretted over how to spell it in Roman characters. Makkoli? Makgeolli? McGully?
Spelling, while significant, is not that important compared to other aspects. In Korea, I’ve seen Chinese restaurants that have 짜짱면 and 자장면, and people want it no matter how it’s spelled.
The campaign hit its strangest point when they tried to come up with an English name for makkoli, settling for the name “Drunken Rice.” That was hilarious and embarrassing. This idea was quickly killed, but it’s sad that so many resources were devoted to this moronic exercise rather than going towards actually getting makkoli overseas.
Years have passed since the makkoli craze started. It’s actually started to die down. And it’s no more popular overseas than it was before. So was all that marketing money worth it?
조 맥퍼슨(Joe McPherson)은?
조 맥퍼슨(Joe McPherson)은 한국음식을 주제로 한 영문 블로그 ‘젠김치(www,zenkimchi.com)’을 운영 중인 외국인 블로거다. 미국인으로 지난해 10월 한국인 아내와 결혼했으며, 곱창과 돼지껍데기를 즐긴다. 2004년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젠김치’는 하루 최고 1만8000번의 페이지뷰를 기록하는 파워블로그. 미국, 호주 등 영어권 국가뿐 아니라 프랑스, 독일, 심지어 아프리카 국가에서도 이 블로그를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