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전자정부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뉴스

콘텐츠 영역

강동아트센터의 특별한 공연

임철순 이투데이 이사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2015.07.29 임철순 이투데이 이사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목록

토요일이었던 7월 25일 오후 서울 강동아트센터(관장 노재천)에서는 ‘Clean 강동, 희망콘서트’라는 특별 공연이 열렸다. ‘Get out, Mers’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메르스 치유와 퇴치를 위해 애쓴 사람들을 격려하고 위로하면서 서로 감사하는 행사였다.

5월 하순에 시작된 메르스사태는 이제 사실상 종식됐지만 그동안 36명이 사망했다. 7월 29일 현재 메르스에 감염돼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12명 중에서 11명은 유전자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아 메르스에서 완치됐다. 현재는 음압 병상이 아닌 일반 병상에서 후유증을 치료받고 있다. 나머지 1명은 음성과 양성 판정이 엇갈리는데, 이 환자가 최종 음성 판정을 받고 28일이 지나면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따라 공식 종식을 선언할 수 있다고 한다. 

강동구의 경우도 사망자 3명이 나왔다. 강동경희대병원, 강동성심병원 등 대형 병원들이 메르스 때문에 30여 일간 폐쇄되는 등 큰 곤욕을 치렀다. 강동아트센터의 공연은 두 병원을 비롯한 의료진과 구청 직원들, 보건소 소방서 경찰서 등의 관계자들을 초청해 위로하고 격려하는 자리였다. 자가격리자였던 사람들도 참석했다.

지난 7월 25일 서울 강동아트센터에서 열린 ‘Clean 강동, 희망콘서트’ 피날레. (사진=강동아트센터)
지난 7월 25일 서울 강동아트센터에서 열린 ‘Clean 강동, 희망콘서트’ 피날레. (사진=강동아트센터)

김범수 전 SBS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공연 중간에는 이해식 구청장이 무대에 올라 각 기관의 대표자들을 소개했다. 강동아트센터는 강동구청이 운영하는 공연장이지만, 공연 중의 구청장 인사는 어색하거나 어울리지 않는 일일 수 있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메르스 대책본부장을 맡았던 구청장의 등장이 오히려 자연스러웠다. 이해식 구청장이 자료를 보지 않고 한 명씩 각 기관의 대표자 이름을 불러 소개하는 게 보기 좋았다. 강동경희대병원장의 경우 공연장을 자주 찾는 클래식 애호가답게 나비넥타이로 한껏 멋을 낸 모습이었다.

공연 시작에 앞서 구청 측은 ‘당신이 우리의 영웅입니다’라는 영상을 보여주었다. 강동구 지역의 메르스 대처활동을 세세하게 보여주는 기록물이었다. 공연은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적절히 섞고 시 낭송도 곁들여 80분 동안 진행됐는데, 너무 빨리 끝나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석 초청으로 이루어지는 이런 공연은 자칫하면 학예회 수준의 동네잔치가 되기 쉽다. 하지만 짧은 기간 내에 기획한 공연인데도 출연자들의 수준은 아주 높았고 레퍼터리도 알찼다. 특히 소방서 주무관이라는 여성의 시 낭송, 동전 모으기 콘서트를 계속해온 강동구청 직원들의 포크밴드 동아리 C&F의 노래도 진솔하고 겸손해서 인상적이었다. 강동구청과 강동아트센터가 이번 공연을 기획한 취지는 ‘위기에 강한 지역사회’를 서로가 확인하는 한편 앞으로 또 닥쳐올 수 있는 위험에 슬기롭게 공동 대처하자고 다짐하기 위한 것이다.

공연을 보면서 예술의 기능과 의미, 지역사회와 지역 공연기관의 역할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됐다. 지역 공연기관은 수익성만을 겨냥할 게 아니라 정서 함양, 예술 교육 등 주민들을 위한 활동에 1차적으로 초점을 맞춰야 한다.

2011년 9월 1일 문을 연 강동아트센터는 원래 고려 성종 11년(994년)에 명일원(明逸院)을 설치함에 따라 그 일대가 원터마을로 불리던 곳이다. 명일원은 구천면길을 이용해 출장을 가는 관리들의 여행 편의를 위해 설치된 공용 숙박시설이었다. 당연히 사람과 정보, 대화와 음악으로 흥겹게 북적였고, 밝고 편안한 땅 명일동은 휴식과 안락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강동아트센터의 자랑으로는 푸른 녹지 속에 열려 있는 공간이라는 점, 어느 공연장보다 더 주민들의 집과 가까워 접근성과 친근성이 뛰어나다는 점, 예술적으로 수준 높은 주민들을 들 수 있다.

강동 주민들의 문화 향유에 대한 욕구는 서울 지역에서 중상위권에 속할 정도로 높지만, 이를 충족시킬 문화적 여건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었다. 그런 상황에서 문을 연 지 4년이 돼가는 강동아트센터는 고급 예술문화를 갈구하는 주민들의 수요에 제대로 응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예술이 가지는 치유의 힘, 시의에 맞는 적절한 공연기획의 아름다움을 잘 알게 해준 공연이었다. 강동구가 7월 11일부터 천호동 등지에서 주민들을 위로하고 지역상권 번영을 촉진하는 야외음악회를 잇따라 열고 있는 것도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 이런 활동을 통해서 예술의 전통과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쌓아가는 게 중요하다.   

임철순

◆ 임철순 이투데이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언론문화포럼 회장, 자유칼럼그룹 공동대표. 보성고 고려대 독문과 졸. 1974~2012 한국일보사 근무. 기획취재부장 문화부장 사회부장 편집국장 주필, 이사대우 논설고문 역임. 현재는 이투데이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이전다음기사

다음기사휴가철 꼭 지켜야 할 ‘물놀이 안전수칙’

히단 배너 영역

추천 뉴스

2024 정부 업무보고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화
정부정책 사실은 이렇습니다

많이 본, 최신, 오늘의 영상 , 오늘의 사진

정책브리핑 게시물 운영원칙에 따라 다음과 같은 게시물은 삭제 또는 계정이 차단 될 수 있습니다.

  • 1. 타인의 메일주소,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등의 개인정보 또는 해당 정보를 게재하는 경우
  • 2. 확인되지 않은 내용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경우
  • 3. 공공질서 및 미풍양속에 위반되는 내용을 유포하거나 링크시키는 경우
  • 4. 욕설 및 비속어의 사용 및 특정 인종, 성별, 지역 또는 특정한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용어를 게시하는 경우
  • 5. 불법복제, 바이러스, 해킹 등을 조장하는 내용인 경우
  • 6.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광고 또는 특정 개인(단체)의 홍보성 글인 경우
  • 7. 타인의 저작물(기사, 사진 등 링크)을 무단으로 게시하여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 글
  • 8. 범죄와 관련있거나 범죄를 유도하는 행위 및 관련 내용을 게시한 경우
  • 9. 공인이나 특정이슈와 관련된 당사자 및 당사자의 주변인, 지인 등을 가장 또는 사칭하여 글을 게시하는 경우
  • 10. 해당 기사나 게시글의 내용과 관련없는 특정 의견, 주장, 정보 등을 게시하는 경우
  • 11. 동일한 제목, 내용의 글 또는 일부분만 변경해서 글을 반복 게재하는 경우
  • 12. 기타 관계법령에 위배된다고 판단되는 경우
  • 13. 수사기관 등의 공식적인 요청이 있는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