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전자정부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뉴스

콘텐츠 영역

아빠의 뇌와 엄마의 뇌

[아빠육아 효과 - 37] 엄마와 아빠가 조화를 이룰때 아이는 보다 완전한 사람으로 성장

2020.11.13 김영훈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서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목록

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넘어졌다. 아이가 울면서 집에 들어왔을 때 엄마와 아빠는 어떻게 반응할까?

엄마는 일단 화들짝 놀라면서 아이를 끌어안고 ‘많이 아프지?’하고 아이의 감정을 공감하며 아이를 위로할 것이다. 그리고 아이의 울음이 조금 진정이 되면 ‘어디 많이 다친 데는 없니?’하고 아이를 살펴볼 것이다.

아이도 엄마가 자기를 공감해주고 위로해주니 감정도 가라앉고 기분도 한결 나아질 것이다. 아이는 다시 자전거를 타려고 시도할 것이다.

반면 아빠는 어떨까? 아이가 울면서 집에 들어오면 아빠는 아이를 전체적으로 한번 훑어볼 것이다. 아빠의 두정엽은 한눈에 아이가 응급실에 갈 상황인가 아닌가를 판단한다.

그리고 응급실에 갈 상황이 아니라면 ‘왜 다쳤니?’라며 전후 사정을 물어보고는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방에 들어가라’하고 말할 것이다.

그것으로 끝이다. 아이가 얼마나 아픈지 아이가 왜 저렇게 서럽게 우는지 아빠는 관심이 없다. 아니 공감이 없다.

한 초등학교 앞에서 아이가 엄마품에 안겨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한 초등학교 앞에서 아이가 엄마품에 안겨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아이를 키우는데 있어서 엄마와 아빠의 육아태도가 다른 것은 전적으로 뇌의 차이 때문이다. 사이먼 베런코언(Simon Baron-Cohen)에 의하면 엄마의 뇌는 공감에 더 적합하고, 아빠의 뇌는 체계를 이해하고 만드는 일에 더 적합하다.

아빠의 뇌는 체계화의 뇌이기 때문에 사물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직관적으로 알아낸다. 사건이나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고 예측하는데 효율적인 뇌이다.

하지만 엄마의 뇌는 공감의 뇌이기 때문에 아이를 이해하는데 자연스럽다. 엄마는 아이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으며 아이의 정서 상태에 적절한 정서로 반응하는 능력이 있다.

엘리너 매코비(Eleanor Maccoby)는 부모와 6세 아이에게 애매한 그림 네 개를 제시하고, 먼저 부모가 그림에 대해 얘기하면 아이가 그림 네 개 중에서 부모가 얘기한 그림을 고르게 했다.

엄마와 아이 쌍이 아빠와 아이 쌍보다 그림을 더 잘 알아맞혔는데, 이는 엄마가 의사 전달을 더 분명하게 했기 때문이었다.

◈ 아빠의 육아 방식은 엄마와 차이가 있다

엄마와 아빠의 차이는 여자와 남자의 차이기도 하다. 엄마가 상황을 감성적으로 판단하는데 반해 아빠는 보다 논리적이고 분석적이다.

그러나 아빠는 감정표현이 적고 서툴다. 아빠가 자기를 표현하지 않는 것은 사회적으로 인식되는 전통적인 이미지와 관련이 있다.

남자에게 힘들다는 고백은 경쟁에서의 패배를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아빠가 자신의 감정을 쉽게 표현하지 못하는 요인이 된다.

아이와의 관계도 그렇다. 엄마와는 감정도 교류하고 말도 잘 통하는데, 아빠와는 좀처럼 의사소통조차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아기를 안을 때도 아빠는 얼굴을 마주 볼 수 있는 위치로 아기를 안는 정도가 엄마보다 적다.

따라서 아빠는 아기와 얼굴을 통해 정서적 정보를 교환하는 일이 적어진다. 엄마는 놀이 상황에서도 아기가 선택한 주제를 더 잘 따라가지만, 아빠는 자기 주제를 아기에게 더 강요한다.

더욱이 엄마는 말할 때 아기의 이해 수준에 맞추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아빠는 아기에게 익숙하지 않은 어려운 단어를 더 자주 사용한다.

뿐만 아니라 아빠와 아기 사이에는 대화가 더 적다. 양육방식에서 볼 수 있는 이런 예를 보면, 엄마가 아빠보다 공감을 더 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빠의 뇌와 엄마의 뇌 구조.
아빠의 뇌와 엄마의 뇌 구조.

◈ 엄마가 아빠보다 말을 잘 한다     

평균적으로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더 많은 단어를 구사한다. 그리고 틀린 단어를 사용하는 등의 말실수를 더 적게 하며 자음, 모음 같은 말소리를 더 잘 구별한다. 또한 문장도 더 길게 쓰며, 표준문법 구조대로 말한다. 또한 단어를 더 쉽게 생각해낼 수 있다.

베넷 셰이위츠(Bennett Shaywitz)의 연구에 따르면, 남자와 여자가 각각 언어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뇌가 활성화하는 양상이 차이가 있다고 한다.

반수 이상의 여자들은 좌우 양반구의 브로카 영역이 활성화됐으나, 남자들은 좌반구만 활성화됐다. 이렇게 엄마가 말을 할 때 좌뇌와 우뇌를 모두 사용한다는 것이 바로 엄마가 아빠보다 말을 더 잘하는 이유다.

◈ 엄마는 옷을 쉽게 선택하지 못하지만 좋은 결정을 내린다

뇌량은 우뇌와 좌뇌를 연결하는데, 아빠는 가늘고 엄마는 두꺼운 것이 특징이다.

엄마의 뇌량이 더 크다는 연구들에서는 뇌의 두 반구를 이어 주는 신경섬유가 더 많기 때문에 그 크기가 커졌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정보가 좌우뇌 사이에서 빨리 전달되어야 잘할 수 있는 의사소통이나 공감하기는 엄마가 더 잘할 것이다.

이에 비하여 엄마의 뇌량은 우뇌와 좌뇌가 소통이 잘 이루어지기 때문에 입고 갈 옷을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 우뇌가 본 옷과 좌뇌가 본 옷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택을 할때는 좋은 결정을 내린다.

히라야마 사토시는 엄마는 동시에 다른 것을 할 수 있지만 아빠의 뇌는 동시에 두 가지 일을 할 수 없다고 했다. 아빠는 TV를 보면서 엄마와 이야기를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엄마는 아이를 어르면서 회의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아빠는 엄마가 미처 보지 못한 부분을 정확하게 지적한다. 그리고 이러한 전혀 다른 성향이 서로 조화를 이루었을 때 완전해진다. 즉, 엄마와 아빠의 영향이 서로 조화를 이룰 때 아이는 보다 완전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김영훈

◆ 김영훈 가톨릭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

가톨릭대 의대 졸업 후 동 대학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베일러대학교에서 소아신경학을 연수했다. 50여편의 SCI 논문을 비롯한 100여 편의 논문을 국내외 의학학술지에 발표했으며 SBS <영재발굴단>, EBS <60분 부모>, 스토리온 <영재의 비법> 등에 출연했다. 주요 저서로는 <아이가 똑똑한 집, 아빠부터 다르다>, <머리가 좋아지는 창의력 오감육아>, <아빠의 선물> 등이 있다. pedkyh@catholic.ac.kr

이전다음기사

다음기사스포츠윤리센터 출범 100일, 앞으로의 방향

히단 배너 영역

추천 뉴스

2024 정부 업무보고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화
정부정책 사실은 이렇습니다

많이 본, 최신, 오늘의 영상 , 오늘의 사진

정책브리핑 게시물 운영원칙에 따라 다음과 같은 게시물은 삭제 또는 계정이 차단 될 수 있습니다.

  • 1. 타인의 메일주소,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등의 개인정보 또는 해당 정보를 게재하는 경우
  • 2. 확인되지 않은 내용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경우
  • 3. 공공질서 및 미풍양속에 위반되는 내용을 유포하거나 링크시키는 경우
  • 4. 욕설 및 비속어의 사용 및 특정 인종, 성별, 지역 또는 특정한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용어를 게시하는 경우
  • 5. 불법복제, 바이러스, 해킹 등을 조장하는 내용인 경우
  • 6.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광고 또는 특정 개인(단체)의 홍보성 글인 경우
  • 7. 타인의 저작물(기사, 사진 등 링크)을 무단으로 게시하여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 글
  • 8. 범죄와 관련있거나 범죄를 유도하는 행위 및 관련 내용을 게시한 경우
  • 9. 공인이나 특정이슈와 관련된 당사자 및 당사자의 주변인, 지인 등을 가장 또는 사칭하여 글을 게시하는 경우
  • 10. 해당 기사나 게시글의 내용과 관련없는 특정 의견, 주장, 정보 등을 게시하는 경우
  • 11. 동일한 제목, 내용의 글 또는 일부분만 변경해서 글을 반복 게재하는 경우
  • 12. 기타 관계법령에 위배된다고 판단되는 경우
  • 13. 수사기관 등의 공식적인 요청이 있는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