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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된 애착이 있어야 독립성이 키워진다

[아빠육아 효과-48] 24개월 이전에는 독립심보다 부모와의 유대감이 더 중요

김영훈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2021.04.16

일전에 한 연구자가 재미있는 실험을 했는데, 북인도산 원숭이를 출생 후 6~12시간 동안 어미원숭이와 분리시켜 실험실에서 길렀다.

어린 원숭이는 두 가지 종류의 대리모 원숭이에 의해 키워졌는데, 한쪽은 철사로 감겨있는 원통모양의 원숭이였고 다른 한쪽은 부드러운 천으로 덥힌 형태의 원숭이였다.

이 결과 철사로 된 대리모에게서 키워진 원숭이는 작은 소리에도 깜짝 깜짝 놀라고 정서적 안정이 부족한 반면 천으로 된 대리모의 원숭이는 표정도 침착하고 행동도 안정되었으며 낯선 환경에서도 탐색능력이 높고 더 자연스러웠다.

더구나 꽹가리를 울리고 괴성을 들려주니 철사로 된 대리모에게서 키워진 원숭이조차 천으로 된 대리모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런 즉, 아이 또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주양육자를 찾고 마음이 안정될 때까지 곁에 있으려고 한다.

애착 학자인 볼비(John Bowlby)에 의하면 아이는 단순히 먹을 것을 준다고 곁에 있으려고 하지는 않는다. 이보다는 접촉이나 상호작용을 통해 아이를 보호하고 돌봐준 주양육자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 어머니가 아가와 코를 비비며 애정을 나누고 있다.
한 어머니가 아가와 코를 비비며 애정을 나누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아이의 정서발달에는 태어나고 처음 몇 년간 부모가 얼마나 신속하고 민감하게 반응하느냐가 중요하며, 이는 아이의 사회성 발달이나 성격형성을 돕는 원동력이다.

이런 즉 부모는 아이의 신호를 잘 파악해서 적절하게 반응하고 또 아이가 잠깐 궤도에서 이탈했을 때 되돌려 놓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안정애착이 형성된 아이는 부모의 보호 아래서 호기심을 가지고 적극적이고 자유로운 탐색을 한다. 만약 낯선 사람이 말을 걸어도 부모의 반응을 살피고 부모가 안전하다는 신호를 보내면 낯선 사람에게 다가간다.

부모는 아이의 활동수준에 맞춰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며 아이가 짜증스러워하거나 지루해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면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부모는 아이와 같이 놀면서 ‘코르티솔’을 낮출 수 있고 긍정심을 심어줄 수 있다. 이것이 신경전달물질을 분비시켜 아이 뇌의 뉴런을 성장시키고 시냅스를 증가시키고 강화한다.

이렇게 되면 안정 애착 아이들은 정서를 스스로 조절하기 시작한다. 이 때 엔도르핀 등에 의하여 만들어지는 오피오이드시스템이 공고히 구축되는 것이다.

반면 안정애착이 형성되지 못한 아이는 부모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떨어지려 하지 않고, 불안해지면 부모를 찾으려 매달린다.

여기에 더해 부모에게 무시당하거나 거부당하는 일이 많으면, 아이는 감정을 차단시켜 버리고 부모와 심리적 거리를 유지하면서 스스로 안정을 찾으려고 노력하며 성장하게 된다.

아기 때 불안정 애착을 보인 아이들은 유치원에 들어가면 다른 아이에 비해 비협조적이고, 이들 중 많은 아이들은 공격적인 성향을 보인다. 또 자신의 잘못을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고 다른 아이들에게 적대적인 경우가 많다.

앨런 쇼어(Allan Schore)는 이러한 애착이론을 뇌 과학적으로 해석했는데, 영유아기 때 부모와의 관계가 특히 우뇌발달을 촉진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어떻게 다루냐에 애착형성이 달라진다고 한다.

예를 들어 배고파 우는 아기에게 젖을 줄 때 신경질적이고 귀찮은 표정을 짓는다면 아기는 배고픔을 해결하지만 동시에 엄마의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두 가지 상충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일이 계속된다면 자존감을 잃게 될 것이다.

대니얼 스턴(Daniel Stern)에 의하면 부모와 아이의 상호작용이 활발하면 세 가지 중요한 결과가 일어난다고 한다.

첫째로 아이의 뇌에서 기분이 좋아지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어 동기의 뇌가 활성화되는데, 이로 인해 동기부여에 관련된 신경계 흐름이 활발해진다. 또 부모와 아이 사이의 유대감이 높아져 애착이 강화되며 감정을 공유하는 공감력이 좋아진다.    

아이가 불안정 애착을 보이는 것은, 부모가 아이를 거부하거나 아이에게 굴욕감을 느끼게 했기 때문이다. 이는 부모가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거나 거절하는 경우에 속한다. 이런 부모는 특히, 아직 어린 아이를 밀어내면서 빨리 독립심을 가지라고 재촉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아이는 경험을 통해 부모가 자신의 요구를 충족시켜주거나 충분히 달래주지 않으리라고 믿으면 다음부터는 부모에게 다가가지 않을 것이다. 24개월 이전에는 독립심보다는 부모와의 유대감을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부모와의 사별이나 부모의 이혼도 문제가 되며, 엄마나 아빠가 병원에 장기간 입원해서 부모와 아이 간에 접촉이 없거나 부모와 자주 떨어져 지낸 경험이 있는 아이에서도 불안정 애착이 울 수 있다.

또한 부모의 공감력도 중요하다. 자신의 욕구와 감정을 억제하고, 다른 사람의 감정과 욕구도 무시하는 부모는 아이에게 공감을 해주지 못한다.

아기에게 부모의 심장 소리를 듣도록 안아주거나 스킨십은 생존의 필수적 과정이다. 캥거루 케어는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옥시토신을 만들어 아이의 오피오이드시스템을 잘 만들어준다.

어릴수록 더 안고, 빨고, 만져야 한다. 부모와 아이의 스킨십과 모유 수유에서 쌓이는 신뢰감은 옥시토신이라는 물질이 매개를 한다. 그리고 잘 형성된 오피오이드시스템 신경 회로는 아이에게 중요한 자기이해 지능과 대인관계 지능, 그리고 회복탄력성의 기반이 된다.

너무 일찍 나온 아기들은 안고 흔들거나, 안고 걸어가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그래서 아이의 뇌 발달을 위해서는 아직 엄마와 분리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따라서 ‘캥거루 케어’는 뇌가 급속하게 발달하는 12개월까지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시냅스가 최고로 증가하는 24개월까지는 안어주고 업어주어야 하며, 뇌가 지속적으로 발달하는 49~72개월에도 스킨십을 충분히 해주어야 한다.

김영훈

◆ 김영훈 가톨릭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

가톨릭대 의대 졸업 후 동 대학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베일러대학교에서 소아신경학을 연수했다. 50여편의 SCI 논문을 비롯한 100여 편의 논문을 국내외 의학학술지에 발표했으며 SBS <영재발굴단>, EBS <60분 부모>, 스토리온 <영재의 비법> 등에 출연했다. 주요 저서로는 <아이가 똑똑한 집, 아빠부터 다르다>, <머리가 좋아지는 창의력 오감육아>, <아빠의 선물> 등이 있다. pedkyh@catholi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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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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