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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가 불가능한 패러디 음악의 제왕

[장르의 개척자들] 위어드 알 얀코빅(“Weird Al” Yankovic)

2023.11.29 한상철 밴드 ‘불싸조’ 기타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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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곡에 가사를 바꿔 부르는 것은 이미 수백 년도 더 이전부터 존재했던 작법이다. 

특히 민요 같은 경우 멜로디는 그대로 두고 여러가지 방식으로 가사를 바꿔 부르는 것이 이미 전세계에서 익숙하게 벌어져온 일이다. 

하지만 이런 작업에 있어 특정 인물을 떠올려야만 한다면 단연 우리는 ‘위어드 알 얀코빅’의 이름을 생각할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위어드 알 얀코빅은 수십 년 동안 천재적인 방식의 패러디 작법으로 청중들을 즐겁게 해왔다. 

영리한 말장난으로 이루어진 가사, 현란한 아코디언 연주 기술, 그리고 특이한 곱슬머리까지 얀코빅의 모든 것이 코미디와 음악 세계를 한 번에 아울렀고 그는 상징적인 인물이 되었다. 

그의 유머와 상상력은 자신이 만든 영화, 그리고 직접 집필한 동화책으로 까지 확장됐다. 

참고로 초창기에 고수하던 아프로 헤어스타일과 안경을 탈피하고 케니 지 풍의 푸들 헤어스타일로 바꿨는데 그 이유는 1998년 1월 라식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2018년 8월 27일 미국 캘리포니아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입성한 위어드 알 얀코빅 (사진=저작권자(c) EPA/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8년 8월 27일 미국 캘리포니아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입성한 위어드 알 얀코빅 (사진=저작권자(c) EPA/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1959년 캘리포니아 린우드에서 태어난 얀코빅은 어린시절부터 영특했고 월반을 하기까지 했다. 

대학 재학 중인 1979년 밴드 더 넥의 ‘My Sharona’를 패러디한 ‘My Bologna’를 학교 화장실에서 녹음한 것이 라디오를 통해 인기를 끌면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1983년 맥코이스 활동, 그리고 프로레슬러 헐크 호건의 입장 음악 ‘Real American’을 만들고 부른 프로듀서 릭 데린저가 얀코빅의 셀프 타이틀 데뷔 앨범을 프로듀스 한다. 

얀코빅이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마이클 잭슨의 히트곡 ‘Beat It’을 ‘Eat It’으로 바꿔 부른 것이 크게 히트했을 무렵이었다. 

얀코빅 또한 마이클 잭슨이 동의하지 않을 거라 확신했지만 마이클 잭슨은 얀코빅의 패러디 곡을 무척 좋아했고 심지어 이후 자신의 ‘Bad’를 패러디한 ‘Fat’의 경우 얀코빅에게 ‘Bad’ 뮤직 비디오를 찍었을 당시의 세트까지 사용할 수 있게 해줬다. 

또한 얀코빅을 마이클 잭슨의 ‘Liberian Girl’의 비디오에 출연시키는 등 교류를 통해 그의 재능을 인정했다.

이후 얀코빅은 장르를 초월하는 활동을 전개했다. MC 해머, 너바나, 쿨리오, 에미넴 등 인기 아티스트의 히트곡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가사를 바꿔 부르면서 패러디의 일인자라는 확고한 지위를 구축했다. 

마돈나의 패러디 곡은 마돈나가 직접 아이디어를 낸 것을 얀코빅이 적용한 것이기도 했다. 

돈 맥클린은 자신의 아이들이 얀코빅이 열렬한 팬이라서 그의 ‘American Pie’를 패러디한 ‘The Saga Begins’를 끊임없이 들었고 실제로 자신의 공연장에서 실수로 얀코빅 버전의 가사를 부르기도 했다.

이처럼 대부분의 가수들은 얀코빅이 패러디 하는 것을 환영하는 분위기였는데, 그가 패러디 하는 것이 바로 그 시기 인기의 척도가 됐기 때문이었다.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의 경우 인터뷰에서 “얀코빅이 자신의 곡을 패러디 했을 때 너바나가 성공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거절 사례 또한 많았다. 프린스의 경우 얀코빅이 수차례 제안했지만 거절했고 심지어 같은 시상식장 안에 함께 있을 당시에는 시상식 측에 얀코빅이 자신을 쳐다보지도 못하게끔 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을 정도였다. 

제임스 블런트의 ‘You’re Beautiful’의 패러디 ‘You’re Pitiful’은 가수는 찬성했지만 음반사에서 사용허가를 내주지 않으면서 얀코빅이 직접 자신의 SNS에 곡을 올리기도 했다. 

레이디 가가의 ‘Born This Way’를 패러디한 ‘Perform This Way’의 경우엔 레이디 가가의 매니저 측에서 독단적으로 레이디 가가에게 들려주지 않았다.  

이후 얀코빅이 직접 곡을 온라인 상에 올렸고 뒤늦게 이를 알게 된 레이디 가가가 이 패러디 곡을 좋아하며 과거 회사를 통해 전달받은 적이 없었다면서 사용을 허가했다. 곡의 의미와 일맥상통하게 얀코빅은 곡으로 얻은 수익을 인권 단체에 기부한다고 발표했다.

의외로 얀코빅이 빌보드 차트 상위권에 오른 것은 꽤나 늦은 시기에 와서 였다. 2006년 카밀리어네어의 곡 ‘Ridin’을 패러디한 ‘White & Nerdy’가 싱글차트 10위권 내에 들었다. 

이어 2014년 14번째 앨범 <Mandatory Fun>이 커리어 최초로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기록하면서 이는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기록한 첫번째 코미디 앨범이 됐다. 그래미에서는 80년대부터 총 4번을 수상해 왔다.

얀코빅의 앨범은 특정 시기부터 어떤 규칙을 따르고 있다. 앨범의 홀수 트랙에는 패러디 곡을, 짝수 트랙에는 자신의 자작곡을, 그리고 중간에 최신 히트곡의 폴카 메들리를 넣는 방식이었다. 

특히 이 폴카 메들리에서 얀코빅의 천재적 발상들이 마구 쏟아진다 할 수 있다. 그리고 얀코빅의 진짜 팬들은 패러디 곡이 아닌, 얀코빅의 자작곡 또한 애호하는 경향이 있기도 하다.

얀코빅은 비교적 초창기에 디지털 발매방식을 모색했다. 왜냐하면 최신 곡의 패러디는 시대에 뒤쳐지기 이전 비교적 빨리 나오면 나올수록 좋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만들어지는 족족 인터넷 상에 싱글로 공개하는 방식은 얀코빅이 기틀을 다져 놓았다 말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렇게 인터넷 친화적인 인물이었던 얀코빅이 ‘Don't Download This Song’이라는 제목의 곡을 내놓기도 하는데, 곡의 가사를 살펴보면 “당신들이 불법으로 노래를 다운받으면 내가 비싼 차와 비싼 집을 구입할 수가 없다. 그것들은 나무에서 저절로 자라는 것이 아니다”라는 코믹한 내용을 담고 있다. 

얀코빅은 음악 활동 이외에도 벤 폴즈, 프레지던츠 오브 USA의 코믹한 뮤직 비디오를 직접 감독해주기도 했다. 

그 밖에도 얀코빅의 원맨쇼에 다름 아닌 영화 <UHF 전쟁(*국내 TV 방영 제목은 “기적의 채널 62”)>을 완성했고, 이후 <스파이 하드>, <총알탄 사나이> 시리즈 등의 패러디 영화에서도 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얀코빅의 (가짜) 전기 영화 <위어드>가 2022년 공개됐는데, 얀코빅의 역할은 해리 포터로 유명한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담당해 열연하기도 했다. 영화는 전기 영화라기 보다는 <UHF 전쟁>의 정신적인 속편에 더 가깝다.

2022년 11월 1일 뉴욕 브루클린 알라모 드래프트하우스 시네마에서 열린 위어드 알 얀코빅의 전기 영화 <위어드>에서 얀코빅 역할을 맡은 다니엘 래드클리프(오른쪽)와 얀코빅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Steven Bergman/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2년 11월 1일 뉴욕 브루클린 알라모 드래프트하우스 시네마에서 열린 위어드 알 얀코빅의 전기 영화 <위어드>에서 얀코빅 역할을 맡은 다니엘 래드클리프(오른쪽)와 얀코빅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Steven Bergman/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얀코빅에 대한 재미있는 일화들이 많은데 이 지면에서 일일이 다루기에는 너무 많기 때문에 하나만 언급해 보겠다. 

얀코빅은 초등학생 시절 좋아하는 여자아이에게 초상화를 그려주고 싶었지만 부끄럼이 많았기 때문에 들키고 싶지 않아 반 친구들 모두에게 초상화를 그려줬다는 내용을 SNS에 올린 적이 있었다. 

그러자 얀코빅이 좋아하던 그 여자아이가 직접 보관하고 있던 그 초상화를 몇십년 만에 찾아 온라인상에 올리면서 얀코빅은 SNS에서 첫사랑과 재회하게 된다.

이처럼 얀코빅은 재미있고 재치 있으며 무엇보다 친근하고 겸손하다. 그는 3~40박스 분량의 팬레터를 수십 년 동안 자신의 집 창고에 보관하고 있기도 했다. 

데뷔 40주년을 넘어섰지만 위어드 알 얀코빅은 여전히 신선하다. 그는 언제나 한 시대를 대표하는 새로운 노래들을 찾아 재해석하고 있고 그 속도는 느려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얀코빅이 자신의 활동명에 ‘이상한(Weird)’을 붙여 사용하고 있지만 세상 사람들은 모두 제각기 이상하고 다른 각도에서 삶을 바라보기 때문에 서로를 그렇게 생각하는 것에 다름 아닐 뿐이다. 

무엇보다 그는 패러디라는 것이 단순한 장난이 아닌 하나의 작품, 그리고 장르로서 자리잡는 데에 일조했다. 

남의 노래에 가사를 바꿔 부르는 행위에 어울리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얀코빅은 꾸준히 창의적인 노력들을 이어 나갔다.

수없이 많은 다양한 장르의 곡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녹음해왔고 이는 미국 대중음악의 역사 와도 절묘하게 맞물려진다. 

때문에 몇 년 전에는 당대 최고의 뮤지션들만 공연한다는 슈퍼 볼 하프타임 쇼에 얀코빅을 세워 올리자는 서명이 인터넷 상에 돌기도 했다. 어느 서명인은 서명란 앞쪽 공란에 이렇게 글을 적었다. 

“위어드 알 얀코빅이야 말로 진정한 미국의 목소리다”

☞ 추천 음반

◆ Bad Hair Day (1996 / Scotti Brothers)

갱스터랩으로 시작해 모던 록, R&B, 펑크, 아카펠라를 관통하는 걸작. 

특히 90년대 얼터너티브 곡들의 폴카 메들리 ‘The Alternative Polka’는 90년대 중반 빌보드 모던 록 차트를 일목요연하게 요약해내고 있는 것처럼 보일 지경이다. 이 앨범 이후 얀코빅은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았던 안경을 벗고 활동한다.

◆ Trapped in the Drive-Thru (2006 / Volcano)

10분 50초에 달하는 이 노래는 알 켈리의 힙합페라(Hip-Hopera) 치정극 <Trapped in the Closet>을 패러디한 작업물이다. 

알 켈리의 오리지널 노래와 비디오 자체도 호들갑스럽기는 한데 얀코빅은 패스트푸드점 드라이브 스루를 이용하는 과정을 섬세하게(혹은 조잡하게), 그리고 드라마틱하게 다뤄내면서 웃음을 자아낸다. 

잘 찾아보면 웹상에서 한글 자막이 달려 있는 비디오를 확인할 수 있으니 반드시 가사를 숙지하고 볼 것.

한상철

◆ 한상철 밴드 ‘불싸조’ 기타리스트

다수의 일간지 및 월간지, 인터넷 포털에 음악 및 영화 관련 글들을 기고하고 있다. 파스텔 뮤직에서 해외 업무를 담당했으며, 해외 라이센스 음반 해설지들을 작성해왔다. TBS eFM의 <On the Pulse> 음악 작가, 그리고 SBS 파워 FM <정선희의 오늘 같은 밤> 고정 게스트로 출연하기도 했다. 록밴드 ‘불싸조’에서 기타를 연주한다. samsick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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