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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만의 교향곡에 투영된 라인 강과 쾰른 대성당

[정태남의 클래식 여행] 독일/쾰른

2024.07.11 정태남 이탈리아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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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젖줄인 라인 강. 이 강은 로마제국 시대에 제국의 북쪽 국경선으로 문명세계 로마제국과 비문명세계 게르마니아(Germania)를 나누던 경계선이었다. 이러한 연유로 라인 강 주변에는 그 기원이 로마제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도시가 상당히 많다. 그중 대표적인 도시가 바로 라인 강 하류에 위치한 쾰른이다. 

라인 강. 오른쪽에 쾰른 대성당의 실루엣이 보인다.
라인 강. 오른쪽에 쾰른 대성당의 실루엣이 보인다.

쾰른의 기원은 기원전 38년 로마군이 세운 군단기지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후 1세기 초, 로마제국 초대황제 아우구스투스의 의붓아들이자 뛰어난 장군이었던 게르마니쿠스는 이곳에 주둔하면서 강 건너편의 게르만족과 대치했는데, 그의 딸 아그리피나는 바로 이곳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나중에 클라우디우스 황제의 황후가 되어 서기 50년에 이곳을 식민도시로 격상하도록 했다. 그리하여 이곳은 ‘아그리피나의 식민도시’라는 뜻으로 콜로니아 아그리피넨시스(Colonia Agrippinensis)라고 불리게 되었다. ‘쾰른(Köln)’이란 지명은 바로 ‘식민지’란 뜻의 ‘콜로니아’에서 유래한다. 한편 프랑스 사람들은 이곳을 콜로뉴(Cologne)라고 하고 영어권에서는 이 표기를 그대로 따른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이 있는 쾰른은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로 손꼽힌다. 따라서 시내 곳곳에서 로마제국 시대의 유적을 볼 수 있다.

쾰른에서 볼 수 있는 아그리피나의 석상
쾰른에서 볼 수 있는 아그리피나의 석상.

쾰른 가까이에 위치한 라인 강변의 주요 도시로 본(Bonn)과 뒤셀도르프(Düsseldorf) 를 꼽을 수 있는데, 본은 쾰른처럼 2000년 전에는 로마제국의 도시였던 반면 뒤셀도르프는 몇몇 게르만 부족이 살던 조그만 마을이었다. 본과 뒤셀도르프라면 각각 대음악가 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1770-1827)의 고향,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Heinrich Heine 179~1856)의 고향이기도 하다. 또 라인 강, 쾰른, 뒤셀도르프, 본이라면 작곡가 로베르트 슈만(Robert Schumann 1810-1856)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독일 북동부의 주요도시 라이프치히와 드레스덴과 가까운 소도시 츠비카우 태생의 슈만은 30세 때인 1840년에 하이네의 <서정적인 간주곡(Lyrisches Intermezzo)>에서 16개 시를 발췌하여 연가곡 <시인의 사랑>을 작곡했는데 그중 여섯 번째 곡이 ‘라인에서, 거룩한 흐름에서’(Im Rhein, im heiligen Strome)이다. 

라인 강과 쾰른 대성당
라인 강과 쾰른 대성당.

슈만은 드레스덴에서 활동하다가 뒤셀도르프시의 음악감독으로 초빙을 받아 40세가 되던 해인 1850년에 가족과 함께 뒤셀도르프로 이주했다. 그는 하이네의 시 ‘라인에서, 거룩한 흐름에서’에 묘사된 쾰른 대성당을 실제로 보고 싶어서 그해 9월 후반에 쾰른으로 여행했다. 그 후 그는 다시 한번 쾰른을 비롯한 라인지방으로 여행하게 되는데 여행에 앞서 11월 2일에 새로운 교향곡의 1악장을 작곡하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12월 9일에 교향곡 전체를 완성했다. 이것이 바로 <교향곡 3번>, 일명 ‘라인 교향곡’이다. ‘라인’이란 별칭은 그가 붙이지 않았지만, 그는 이 교향곡을 작곡하던 중 ‘고결한 라인 강과 사람들의 역사와 정기가 나의 마음속을 스쳐 흐르고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이 작품은 베토벤의 <교향곡 6번 ‘전원’>처럼 다섯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시각적인 이미지를 떠오르게 한다. 사실 슈만은 처음에 2악장을 ‘라인의 아침’이라고 제목을 붙였다가 출판할 때는 이를 없앴지만 이 악장은 라인 강의 흐름을 떠올리게 한다. 그런가 하면 4악장은 쾰른 대성당의 장엄함과 종교의식의 엄숙함을 연상하게 한다.

쾰른 대성당 내부
쾰른 대성당 내부.

쾰른 대성당이라면 전통적인 중세 석조건축 시공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은 고딕 건축의 가장 훌륭한 예 중 하나로 손꼽히는데 고도(古都) 쾰른의 심장 중의 심장이며 쾰른을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랜드마크로 199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양식상으로 보면 프랑스식 고딕양식이다. 독일어로는 쾰르너 돔(Kölner Dom, 쾰른 대성당)이라고 한다. 독일어 돔(Dom)은 라틴어로 ‘집’을 뜻하는 도무스(domus)에서 어미 -us를 뺀 형태다. 이탈리아에서는 이를 두오모(Duomo)라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집’은 ‘신의 집’이란 의미이다.

대성당 정면은 서쪽을 향해 있고, 신앙과 영성을 상징하는 높은 첨탑 두 개가 하늘에 닿으려는 듯 높은 곳을 향하여 솟아 있다. 탑의 높이는 157m. 509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첨탑 위 전망대에서 시가지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이 웅대한 대성당은 1248년에 착공되었다. 하지만 공사는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고 여러 차례 중단되다가 1560년에는 완전히 중지되고 말았다. 그러다가 거의 300년이 지난 1842년, 프로이센이 독일 통일을 주도하면서 상징적인 건축물이 필요했기에 다시 공사를 시작했다. 다행히도 분실되었던 중세의 설계도가 당시에 우연히 발견되어 원래 계획한 형태대로 전통적인 중세 시공방식에 따라 공사하여 마침내 1880년에 완공되었다. 그러니까 슈만이 1850년에 <교향곡 제3번 ‘라인’>을 작곡할 때 대성당은 아직 미완공 상태였던 셈이다. 

한편 슈만은 이 교향곡을 작곡한지 6년이 지난 1856년 7월 29일에 본(Bonn) 외곽의 엔데니히 정신병동에서 세상을 떠났고 그의 시신은 본의 공동묘지에 안장되었다.


정태남

◆ 정태남 이탈리아 건축사

건축 분야 외에도 음악·미술·언어·역사 등 여러 분야에 박식하고, 유럽과 국내를 오가며 강연과 저술 활동도 하고 있다. <유럽에서 클래식을 만나다>, <동유럽 문화도시 기행>, <이탈리아 도시기행>, <건축으로 만나는 1000년 로마>, <매력과 마력의 도시 로마 산책> 외에도 여러 저서를 펴냈으며 이탈리아 대통령으로부터 기사훈장을 받았다. culturebo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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