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 주덕읍 사무소입니다. 무슨 일로 전화 주셨나요?”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는 읍·면·동사무소에서 주민센터, 현재는 행정복지센터로 명칭이 바뀌었지만 생소하게 느끼는 분들이 계셔서 민원전화를 받다 보면 ‘주덕읍 사무소입니다.’라고 인사하는 일이 예사다. 읍에 살지 않는 사람들에겐 명칭마저 생소한 읍 사무소. 근무지가 어디냐는 물음에 읍 행정복지센터에서 근무한다고 하면 주변 지인들은 거기가 어디냐, 동사무소냐부터 그곳에 서류를 떼러 종종 간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의 일은 여러 가지 증명 발급 뿐이 아니다. 밖에서 생각하는 것과 달리 지역사회의 다양하고 많은 일들을 수행할 뿐 아니라 주민들과 공무원이 협력하여 사업을 추진하기도 한다.
일회적인 민원도, 주민들과 한마음이 되어 추진하는 사업도 모두 큰 틀에서는 살기 좋은 고장을 만들기 위한 일이다. 내가 필요로 하는 일이 있을 때 방문해 불편함 없이 민원 서비스를 받기도 하고, 지역 주민의 일원으로서 더 나은 동네를 만들기 위해 봉사하기도 하는 곳이 바로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다.
읍 행정복지센터에 발령받기 전까지 읍사무소, 읍장님이라는 단어가 어색했던 나는, 이제 발령을 받은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읍사무소 직원이 되었다. 첫 출근을 앞두고 읍장님과 직원분들께 인사를 드리러 갔던 날, 처음 만난 읍 청사의 간판이 생각났다.
‘살기 좋고 풍요로운 주덕’
주덕읍이 농가가 많은 지역이기에 살기 좋고 풍요롭다는 슬로건에 공감이 갔다. 또, 읍 행정복지센터 직원으로서 행정복지센터를 찾는 민원인들이 민원 신청에 어색함을 느끼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1년이 채 안 되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이곳에 몸담으며 느낀 것은 읍장님을 비롯한 모든 직원과 직능단체 회원들이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진심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읍사무소 내부의 행정업무를 수행하고, 읍민 간의 화합과 주민자치를 위해 노력하는 총무팀 직원들이 있고, 주민의 생활 편의와 복지 향상에 힘쓰는 맞춤형복지팀 직원들이 있다. 축산농가 등 농가가 많은 지역이다 보니 분기당 총 13개나 되는 각종 농가 지원사업(2024년 3분기 기준)의 신청을 받으며 묵묵히 일하는 산업팀 직원들과 주민들이 더욱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시설 정비 사업을 추진하는 건설팀 직원들이 있다.
여기에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환경 정비를 함께하고 읍의 작고 큰 사업들을 함께하는 직능단체 회원들이 있다. 공무원이 되기 전, 동네에서 하는 음악회나 걷기대회가 공무원만의 노력으로 개최된 줄 알았던 내가, 경로당은 아파트에서 저절로 운영되는 줄 알았던 내가, 아침 산책길에 거리마다 핀 꽃들이 그 자리에서 저절로 피어난 줄 알았던 내가 이제는 지역사회란 이렇게 형성되고 발전한다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이해하게 된 것은 그분들의 노력 덕분이다.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증명서를 떼주는 곳이라고 말하기에는 모자란다. 그 안에서 다양하고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지역사회 발전과 주민 화합이라는 하나의 지점을 향해 나아가려는 노력이 주민들에게 닿기를 바란다.
◆ 김윤서 충주시 주덕읍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충주시에서 민원담당으로 일하며 겪은 일상을 수필로 쓴 글이 등단의 영광으로 이어졌다. 공직 업무의 꽃인 ‘민원 업무’로 만난 수많은 일화들이 매일 성장통이자 글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내가 건넨 한마디가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