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5개국 선진국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통계청이 공동 개최하는 ‘2018년 제6차 통계·지식·정책에 관한 OECD세계포럼’이 올해 11월 27일부터 29일까지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최된다.

4월 2일 정부대전청사 통계청장실에서 황수경 통계청장이 OECD 세계포럼 준비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사진=C영상미디어)

OECD는 각국의 고위정책가, 국제기구 대표, 저명학자, 사회적기업가, 통계전문가, 시민사회 등 각계 인사들과 함께 ‘모두에게 더 나은 세상을 구현’을 모토로 증거 기반 정책의 확산,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토론의 장을 만들기 위해 2004년 세계포럼을 창설해 2~3년 간격으로 개최하고 있다. 한국은 2009년 제3차 부산 포럼에 이어 두 번째로 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는 세계 각국의 전·현직 국가수반, 장관 등을 포함해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앵거스 디턴 등 100여 개국에서 15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4월 2일 정부대전청사 통계청장실에서 만난 황수경 통계청장은 “한국은 통계 분야에서 아시아 지역의 리더십을 인정받아 세계포럼을 두 번째로 개최하게 됐다”며 “사람중심 경제 삶의 질 개선을 추구하고 있는 정부의 정책노선과도 일치해 더욱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황 청장은 지난 3월 26일 OECD, 인천시와 업무협약(MOU)을 각각 체결하는 등 행사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OECD세계포럼의 취지는 무엇인가?

“OECD세계포럼은 사회, 경제, 환경을 포괄하는 새로운 사회발전 개념의 정립과 측정 방법 및 정책 활용 방안을 논의하는 OECD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다. 2000년 전후 사회발전의 경제성장지표인 GDP의 한계를 인식하고, 새로운 발전지표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2004년부터 시작됐다.”

‘통계’를 중심으로 포럼을 개최하는 이유는?

“GDP를 대체하는 새로운 사회지표가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통계다. 여러 다른 통계적 측정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세계포럼이다. 좋은 통계가 있어야 좋은 정책이 나온다. 통계가 정확해야 제대로 된 목표를 잡을 수 있고, 진행 과정을 (통계로) 계속 모니터하면서 발전시켜야 정책이 성공한다.”

기존 지표의 한계는 무엇인가?

“예를 들어 가정주부가 집에서 음식을 만들면 GDP에 포함되지 않는다. 반면 외식을 하면 부가가치가 늘어나니 GDP에 포함된다. 나아가 자동차를 생산하면 GDP가 늘어나지만, 배기가스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는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데도 전혀 GDP에 반영되지 않는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소를 새로운 지표에 반영하자는 것이다.

이번 행사의 슬로건 ‘미래의 웰빙’은 결국 무엇인가?

“이번 6차 포럼에서는 미래의 웰빙을 슬로건으로 해서 무엇이 인류의 삶을 바꿀지를 논의한다. 폭넓은 관점에서 미래의 웰빙을 조망하는 동시에 디지털 변혁, 거버넌스의 역할 변화, 웰빙과 기업의 역할 등을 폭넓게 다룰 예정이다.”

한국에서 두 번째로 개최하게 된 배경은?

“2009년 3차 포럼이 성공적이었다. GDP를 넘어선 ‘웰빙 및 삶의 질 측정 기반’을 마련하고, 세계포럼이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또 한국이 아시아 지역의 삶의 질 측정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주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부산 포럼에서 국가 발전을 측정할 때 GDP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제, 사회 지표를 활용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이루었다. 구체적으로 OECD의 더 나은 삶 지표(BLI: Better Life Index), 한국의 ‘국민 삶의 질 지표’와 같은 삶의 질 지표 개발을 촉진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국민 삶의 질 지표’는 무엇인가?

“국민 삶의 질 제고를 위한 정책적 기초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2011년 외부 공동연구를 통해 삶의 질 기본틀 및 지표 개발을 시작해 2014년부터 매년 보완하고 있다. 삶의 질을 구성하는 세부 생활영역별 현황을 주요 지표로 측정하고, 이를 통해 국민 삶의 질의 현주소를 객관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황수경 통계청장이 마틴 듀란 OECD 통계국장과 지난 3월 26일 인천시 연수구 쉐라톤그랜드 인천호텔에서 열린 ‘제6차 OECD 세계포럼 개최업무협약식’에서 협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통계청)

포럼에서 논의될 ‘디지털 전환’ 주제는 무엇인가?

“세계는 AI, IoT, 5G 등 신기술에 의한 디지털 변혁의 시대로 급속히 접어들고 있다. 향후 몇십 년간 예측 가능하고 동시에 예측 불가능한 방식으로 삶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칠 신기술이 확산될 것이다. 새로운 디지털 시대에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웰빙을 보장하려면 정부와 사회 구성원은 신기술이 제공하는 혜택을 누리면서 동시에 신기술에 내재돼 있는 위험을 예측하고 완화시켜야 한다. 한국은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4차 산업 기반이 앞서 있지만, 이에 대한 정책은 실증적 문제다. 4차 산업혁명의 긍정적 요소뿐 아니라 부정적 부분까지 토의하고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포럼을 통한 기대효과는?

“지난 3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통계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했다. 회의에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글로벌 지표 신뢰성을 높이는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통계 분야에서 한국은 확실히 선진국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앞으로 좀 더 진취적으로 국제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번 포럼은 삶의 질 측정을 위한 다양한 접근법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국제사회 내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다. 행사 중에는 홍보관, 이벤트관 등을 설치해 전 세계 고위급 인사들에게 한국을 알릴 예정이다.” 

공공정책에서 통계의 중요성은?

“통계가 정확해야 정책에서 제대로 된 성과가 나온다. 통계청은 현실을 반영하는 구체적인 통계를 생산해 정부 정책을 적극적으로 리드하고 뒷받침해야 한다. 국가정책의 합리적인 수립 및 추진을 위해서는 객관적인 증거에 기초해야 하고, 이를 위해 정확한 통계 확보는 필수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과감하게 통계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일부 직원들이 생각할 때 이런 것까지 공개하느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적극적으로 공개할 생각이다.”

[위클리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