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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전력 현대화를 위한 '국방개혁 2020'

강군양성 현장, 육군훈련소·해군 UDT/SEAL 훈련소를 가다

2007.08.02 국방저널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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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주간의 교육훈련 당당한 ‘국방지기’
신병 육성의 요람 육군훈련소


충남 논산시 연무읍 죽평리.

단계별 각개전투훈련을 마친 훈련병들이 수통의 물을 서로 부어주며 훈련의 피로를 한 방에 날리고 있다.

야외훈련장 65개소와 건물 531개동에 총면적 426만여㎡. 40대 이상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병역 의무를 성실히 수행한 사람이면 ‘논산훈련소’라는 이름이 더 귀에 익은 정예 신병 육성의 요람인 ‘육군훈련소’가 그곳에 있다.

‘Vision-NQ’ 적용 자신감 부여

1999년 2월 1일 훈련소 이름만 바뀌었을 뿐 1951년 훈련소가 만들어진 이후 지금까지 690여만명의 훈련병을 배출한 훈련소는 예나 지금이나 지금의 자리에서 1년 평균 12만5000여명의 대한민국 국방지기들을 중단 없이 배출해 내고 있다.

‘기(氣)가 살아 있고 당당하며 자신감 넘치는 신병 육성’의 기치 아래 올해만 해도 벌써 7월 30일 기준으로 6만5000여명의 훈련병이 5주간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교육훈련을 받고 당당한 모습으로 훈련소 정문을 나섰다.

반세기 넘는 지난 시간 속에 훈련도 적잖이 진화했다. 과거 무조건 사회티를 벗겨 내기 위한 다소 타율적인 훈련에서 지금은 훈련 과정을 스스로 터득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 가장 큰 특징.

특히 지난해부터 병영 전반에 걸쳐 추진하고 있는 ‘상호 존중과 배려의 병영문화’ 정착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함께 ‘Vision-NQ’(Network Quotient:공동체 의식)를 신병교육 전 과목에 적용, 훈련병들에게 자신감과 성취감을 고취하고 상호 끈끈한 전우애를 갖게 하고 있다.

사격·각개전투·화생방·행군 등의 신병 양성 4대 핵심 과목에 적용된 Vision-NQ는 훈련병 모두에게 자신감과 성취감, 군 생활의 활력소를 제공한다. 공동체 의식 속에 피어난 끈끈한 전우애는 교육훈련의 성과로 연결되어 각종 교육훈련에서 합격률 향상과 열외자 비율 감소 등 더욱 강하고 기초가 튼튼한 정예 신병으로 거듭나게 된다.

25교육연대 소속 정동환 대위는 “사회에서 자유롭게 생활하다가 군대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모든 생활을 하나하나 통제받게 되니 처음에는 모든 행동이 부자연스럽고 어색한 게 사실”이라며 “그러다 5주차가 되면 분·소대장의 특별한 통제 없이도 모든 것을 알아서 자율적으로 생활하게 된다”고 말했다.

5주간의 주어진 시간 속에 스스를 절제하고 인내하며 군인이 되어 가는 과정을 지켜볼 때 훈련소의 모든 지휘관은 큰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고 정 대위는 전했다.

행군훈련 낙오자 없이 전원 완주

육군훈련소는 매일 4개 교육대 규모 2800여명의 신병이 야전이 요구하는 4대 기본 전투 기술을 숙달하기 위한 개인화기 실탄 사격, 수류탄 투척훈련 등 고도의 안전이 요구되는 교육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일일 단위 실탄 5만여발, 수류탄 600여발, 연간 단위 실탄 735만여발, 수류탄 10만여발을 사용해 실전적인 교육훈련이 되고 있는 것.

개인화기 사격 능력 향상을 위해 육군훈련소는 영점사격 전 개인 고벽(사격간 좋지 않은 습관)을 사전에 발견·조치할 수 있는 ‘탄착군 사격 별도 실시’, 기록사격 시 ‘평가 기회 3회 부여’, 노하우(know-how) 전수와 개인 고벽 지도를 위한 ‘1대 1 사격 도우미 제도’ 등 다양한 교육 지도 방법을 구사하고 있다.

그 결과 사격 명중률이 전년도 평균 60%에서 35% 이상 올라 평균 95%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07-1기 부사관후보생의 경우 100% 합격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훈련병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 훈련으로 손꼽는 화생방훈련 교육 방법도 개선했다. 종전 가스 실습장에서 오랫동안 최루가스를 마셔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되었던 것을 화생방 교육의 목적인 ‘적 화생방 공격에 대비한 올바른 방독면 착용법 학습’과 중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전환, 실전에 대비한 교육훈련으로 체계화했다.

행군훈련은 출발 전 목표 제시 및 동기 유발을 위한 결의문 낭독, 복귀 시 연병장에서 실시하는 군가 가창·함성·구호 등의 세리머니, 단체 사진 촬영 후 행군 완주 인원에 대한 수료증 배부 등의 방법을 통해 훈련에 대한 자신감과 성취감을 고취시켜 한 사람의 낙오자 없이 전원 행군을 완주하고 있다.

■ 훈련을 마치고

“정말 군대에 왔나” 실감조차 안났는데…

5주간의 단내 나는 훈련을 마친 뒤에는 스스로를 대견해하면서 ‘진짜 사나이’로 변신한 자신에게 적잖이 놀라는 훈련병들이 많다. 특히 자신을 남자로 키워 준 훈련소 소대장이나 중대장의 고마움을 잊지 않고 편지를 띄우는 경우도 많다. 우울증에 시달리던 한 훈련병(정문수 훈련병)이 자신을 지도해 준 25교육연대 10중대장(이만종 원사) 덕택에 훈련을 무사히 마치고 자대 배치된 뒤 고마움을 담아 보낸 편지를 요약한다.

안녕하십니까, 이만종 중대장님!

4월 달에 10중대 1소대 13번 훈련병이었던 정문수를 기억하십니까.

퇴소날 제대로 인사도 못 드리고 오게 돼서 중대장님께 가졌던 감사의 마음을 담아 편지를 씁니다.

4월 5일 육군훈련소에 들어온 후 ‘내가 정말 군대에 왔나’ 할 정도로 실감조차 나지 않았고 앞으로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중략>

너무나 엄격하고 딱딱해 보였던 군대의 이미지를, 특히 훈련소의 막연한 숨 막힌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중대장님께서 360도 바꾸어 주셨습니다. 저에게는 잊을 수 없는 훈련소 생활을 하게 해 주신 중대장님이 큰 은인입니다. 비록 2년 중에 얼마 안 되는 기간이었지만 남은 군 생활을 잘할 수 있는 큰 힘을 얻었습니다. 군대를 생각할 때마다 항상 중대장님이 떠오를 것 같습니다. 저도 남은 시간을 소중히 생각하면서 지내겠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충성!

이병 정문수(육군정보통신학교 레이더 통신병) 올림

유호상 국방일보 기자(hosang61@dema.mil.kr)

■ ‘불가능은 없다!’…내가 택한 최고의 길
해군특수전여단 UDT/SEAL 양성 현장


UDT-SEAL 대원들이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역시 해군특수전여단에서 훈련받고 임무를 수행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됐죠. ‘불가능은 없다!’는 UDT/SEAL의 신조는 무엇이든 가능하게 합니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도전하게 만들고 또 반드시 성취하게 만들어 주죠.”

해군특수전여단 출신으로 세계 최초 에베레스트 16좌를 완등한 산악인 엄홍길(48·예비역 병장) 씨는 성공 비결을 묻는 질문에 지체 없이 “20여 년 전 군대 생활의 경험이 비결”이라고 말했다.

7월 14일 때마침 후배들을 위한 특별 강연을 하기 위해 부대를 방문한 엄 씨는 자신의 성공적인 산악 등반의 비결로 ‘강한 군대’의 대표 격인 해군특수전여단을 꼽은 것이다.

그는 “대한 강군 해군 UDT/SEAL에게는 불가능이란 없다”며 “이런 강함은 비단 강한 훈련뿐만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최고의 길이라는 생각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군의 대명사 해군특수전여단의 UDT/SEAL 대원은 전쟁이 발발하면 가장 먼저 적진에 침투해 선견(先遣) 작전을 펼치는 등 어떤 극한 상황이라도 적응하고 견딜 수 있는 체력과 첨단 장비를 바탕으로 완벽하게 임무를 완수하는 말 그대로 ‘인간 병기’.

이들은 해군의 최신예 함정인 세종대왕함·독도함·손원일함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무기체계’라는 말을 종종 듣곤 한다.

UDT/SEAL이 되는 길

UDT/SEAL 대원이 되려면 우선 특수전 초급반 과정을 수료해야 한다. 특수전 과정에서 기본기를 닦은 후 폭발물 처리, 해상 대테러 전문교육을 받아 수중 파괴, 폭발물 처리, 특수 타격, 해상 대테러 임무를 모두 수행할 수 있는 1인 4역의 인간 병기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이런 하나의 인간 병기가 탄생하는 것은 함정 한 척을 건조하는 것과 같이 어려운 과정을 밟아야 한다.

UDT/SEAL을 양성하는 특수전 교육 과정은 지옥같이 혹독하기로 정평 나 있다. 장교·부사관·병이 모두 함께 훈련받는 것으로도 유명한 특전 요원 양성 과정. 지난해까지는 매년 한차례만 모집했고 매번 모집할 때마다 2.5대1 정도의 경쟁률을 보였다. 해군은 보다 많은 지원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올해부터 모집을 연 2회로 늘렸다.

현역 복무 중에 지원하는 장교나 부사관의 경우와 달리 사회에서 UDT가 되고 싶어 찾아온 특전병 지원자는 95% 이상이 대학 출신일 정도로 학력 수준이 높다.

고려대 국문과를 휴학하고 지원한 신현호(24) 이병은 “진정한 바다 사나이가 되고 싶어 UDT/SEAL 대원으로 지원했다”고 말했고 서울대 독문과를 휴학하고 지원한 허홍(21) 이병은 “극한의 훈련 과정 속에서 많은 것을 얻어 가겠다”고 지원 동기를 밝혔다.

‘아무나 될 수 없다’

하지만 지원한 이들이 모두 해군특수전 요원이 될 수는 없다. 기본적인 신체 조건과 체력을 가지고 있다 해도 UDT/SEAL이 되기는 힘들다. 압력내성검사 등의 특수 신체검사로 탈락자가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러한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재수·삼수까지 해 가며 UDT/SEAL 대원이 된 이들도 많다는 게 해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UDT/SEAL 대원이 되기 위한 첫 관문인 특수전 초급반 과정에서는 장교·부사관·병이 12주 동안 동일한 훈련을 함께 받는다. 훈련 동안에 계급장과 명찰 없이 각자의 번호를 받아 ‘○○번 교육생’으로 호칭한다.

이렇게 계급 구분 없이 함께 훈련받는 이유는 팀워크 향상을 위해서다. 소수 정예의 인원으로 적의 기지에 은밀히 침투, 목표를 파괴하는 엄청난 임무를 수행하는 이들에게 팀워크는 목숨과도 같기 때문이다.

100% 지원자로만 구성돼 있지만 훈련 과정에서는 본인 의사에 따라 도중에 퇴교할 수 있다. 또 매번 훈련에서의 요구 수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퇴교심사위원회를 열어 퇴교를 결정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초급반 수료율은 평균 40% 미만이다. 들어오기도 힘들지만 수료는 더욱더 어렵다. 어떤 해에는 교육생의 4%에도 못 미치는 인원만 수료한 적이 있다는 게 부대 관계자의 전언이다.

교육의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12주간의 혹독한 훈련

교육생들은 맨몸 수영 2마일 이상, 오리발 수영 4마일 이상, 턱걸이 40개 이상, 구보 40km 정도의 기본 체력을 바탕으로 12주간의 훈련 과정을 밟는다. 장교와 부사관들은 8주의 훈련을 더 받아 총 20주간의 훈련을 받는다

그 훈련 기간 중에서도 가장 힘들다는 극기주훈련은 인간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시험하는 듯하다.

훈련 첫날 입은 복장 그대로 132시간 동안 잠을 한숨도 자지 않은 채 고무보트 조정훈련, 갯벌훈련, 구보 등으로 인간의 한계에 도전한다. 이때 교육생들은 매끼 식사 때마다 80kg이 넘는 고무보트를 머리에 올려놓고 밥을 먹는다.

피로가 극에 달한 상태에서 편하게 앉아 식사를 하면 잠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교육생들 사이에서는 이 훈련이 너무나 혹독하다고 해서 ‘지옥주훈련’으로 이름을 바꿔 부르기도 한다. 이 지옥주훈련의 백미는 갯벌훈련. M-60 기관총이 불을 뿜고 연막이 가득 찬 상황에서 갯벌을 기고 뒹굴고 나면 전신이 벌겋게 부어오르고 긁히게 마련이다.

이쯤 되면 이미 교육생들의 체력은 교관을 능가하게 되고 교육생 총원이 힘차게 포효하며 훈련을 마칠 때는 살기와 독기가 충만한 눈빛이 인간 병기의 탄생을 알린다.

지옥주훈련을 무사히 통과한 교육생들은 후반기 특수전 교육훈련에 돌입한다. 특수전훈련은 정찰·잠수·폭파·사격 등 특전 전술을 익히게 되는 훈련.

교육반장 유병호(47) 준위는 “후반기 교육은 위험이 뒤따라 목숨이 좌우되는 상황이 잦다”며 “그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분야는 잠수훈련”이라고 말했다.

잠수훈련을 받는 교육생들은 수심 40m까지 잠수해 그곳에서 5분간 체류하게 된다. 물속으로 10m를 들어가면 기압은 지상보다 1기압씩 늘어나게 되고 결국 40m 깊이의 물속에서 교육생들은 지상보다 네 배 이상의 압력을 받게 된다는 게 유 준위의 설명이다.

이때 5분을 넘기게 되면 체내 질소에 의한 마취 현상이 발생해 통제력을 상실하게 되고 자칫 잘못하면 그대로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볼 수 있는 UDT/SEAL 대원들은 모두 목숨을 건 잠수훈련을 극복한 사람들이다.

이석종 국방일보 기자(seokjong@dema.mi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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