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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희 씨의 거문고 협연 모습. 문화체육자원봉사 매칭 시스템 개설로 이 씨처럼 재능나눔을 하고자 하는 이들의 활동영역이 더 넓어지게 됐다. (사진=이선희) |
거문고 연주자 이선희(여·42) 씨는 최근 후배들과 거문고 중주단을 꾸렸다. 몇 년 전부터 간간이 해오던 재능나눔 활동을 더 활발히 하기 위해서였다.
“거문고를 연주한 지 20여 년, 나이 마흔 살이 된 어느 날이었어요. 문득 ‘내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이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에 대한 답이 ‘나누는 것’이었어요.”
자신의 콘서트로 여러 차례 나눔을 실천한 이 씨였지만, 막상 후배들과 연주할 무대는 쉽게 만날 수 없었다. 수소문 끝에 얼마 전 지인을 통해 무대 한 곳을 겨우 확보한 게 전부였다.
이 씨처럼 딱히 자신의 재능을 나눌 곳을 찾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장이 마련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개발한 ‘문화체육자원봉사 매칭 시스템(http://csv.culture.go.kr)이 그것이다.
문화·예술 분야의 나눔을 실천하고 싶은 사람, 공연장·전시관·도서관·축제 현장 등에서 자원봉사를 하고자 하는 이들, 또 이런 자원봉사자를 필요로 하는 단체가 함께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최근 문화체육봉사 매칭 시스템이 시범운영을 마치고 자원봉사자와 이들을 원하는 단체를 기다리고 있다.
이 시스템은 자원봉사자와 이들이 활동할 곳을 간편하게 연결해주는 온라인 공간으로, 자원봉사 활동에 여러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국 229개 문화원과 228개 생활체육회 등이 ‘시·군·구 지원센터’가 돼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지원 기능을 수행한다.
서울의 한 복지관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 이 모(40) 씨는 “요즘엔 재능을 나누고자 하는 분들이 많아 복지관 어르신들에게 좋은 공연을 선사한다”면서 “하지만 복지관 입장에서 택할 수 있는 공연의 폭이 넓지 않아 아쉬움도 있다”고 말해 매칭 시스템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이 씨의 바람대로 문화체육자원봉사 매칭 시스템을 통하면 문화·체육 분야의 시설이나 단체들은 필요한 봉사자들과 쉽게 만날 수 있다. 아울러 봉사활동을 하고자 하는 개인, 동호회, 전문가 등은 자신에게 맞는 맞춤 봉사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그룹 커뮤니티 메뉴를 통해 함께 활동할 봉사자를 모집하거나, 다른 그룹과 함께하고 싶은 봉사활동도 제안할 수 있다. 해당 사이트에서는 매칭 시스템의 시작을 기념해 벌이는 이벤트도 다양하다.
앞으로 1년 뒤 문화체육자원봉사 뉴스의 머리기사를 상상해보는 행사를 통해 우수 응모자에게 상품을 지급한다. 이 행사의 이름은 ‘상상뉴스 댓글 달기 이벤트 - 1년 후 문화체육자원봉사에 대한 즐거운 기사가 난다면 제목은?’이다. 문화체육자원봉사 공식 블로그와 페이스북에서도 이와 연계한 행사를 선보일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온라인 행사 외에 매칭 시스템을 활성화하기 위해 주요 문화시설에 대한 할인 등 자원봉사자를 위한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다. 매칭 시스템이 문화체육자원봉사의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위클리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