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크레인 부품과 지게차 부품, 자동화 설비, 산업기계 등을 제작하는 동양기계공업㈜ 생산부에서 지게차 마스트 제작 용접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전현표(23) 씨.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취업과 학습을 병행하는 ‘일·학습 병행제’를 선택한 학습근로자다. 일·학습 병행제는 기업이 청년 구직자를 채용해 이론과 실무를 함께 가르치며 직무 역량을 습득시키는 직장 내 학습 시스템으로, 그는 체계적으로 기술을 배우고 싶어 참여하게 됐다.
“일·학습 병행제에 참가하면 현장 교사로부터 기술을 배우면서 외부 교육기관에 가서 용접 기술을 다시 배울 수 있거든요. 이런 과정을 모두 밟은 뒤에는 수동 용접사 자격증도 취득할 수 있을 것 같아 참여하게 됐습니다.”
동양기계공업에서 용접 업무를 하고 있는 전현표 씨는 일·학습 병행제를 통해 “일과 공부를 동시에 잡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평일에는 직장 근무와 교육 병행 주말은 폴리텍대학에서 기술 습득
일·학습 병행제에 참여하면서 전 씨가 얻은 것은 기술 습득만이 아니다. “일정 기간 동안 교육과 훈련을 할 수 있으니까 제 능력이 향상돼서 자신감이 높아졌어요. 그리고 평상시 서먹서먹했던 직원들과도 함께 교육을 받다 보니 친해지게 됐고,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근무할 수 있는 점도 좋아요.”
전 씨는 평일에는 회사에서 근무하고 주말에는 폴리텍대학에 가서 전공과목인 용접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한다. 회사와 폴리텍대학에서 교육과 훈련을 받는 동안 소정의 수당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처음에는 일·학습 병행제를 한다니까 다들 고개를 갸웃거렸는데, 이제는 제가 교육과 훈련을 받는 모습을 보고 자격이 되면 참여하고 싶다고 말하더라고요.”
전 씨는 일·학습 병행제가 일도 하고 교육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수료 후에는 급료까지 인상돼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취업난에 지친 사람들에게 일·학습 병행제 참여를 권하고 싶다는 전 씨는 “앞으로 열심히 배워 용접 분야에서 경력을 쌓고, 회사에서도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언젠가는 다른 사람에게 기술을 가르쳐주는 사람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일·학습 병행제는 15세 이상의 대한민국 청년이라면 누구나 학력에 상관없이 ‘학습근로자’로 신청이 가능하며, 학습근로자로 선발되면 산업 현장에서 현장 실무교육을 받고 학교에서는 이론교육을 병행하며 직무 능력을 키울 수 있게 된다.
기업은 취업을 원하는 학습근로자를 채용해 6개월~4년 동안 학교 등 교육기관과 함께 일터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실시한다. 현장에서는 현장 교사가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기반으로 한 교육훈련 프로그램과 현장훈련 교재에 따라 일을 진행한다. 동시에 공동훈련센터(폴리텍대학 외) 등에서 이론교육을 받은 뒤 산업계의 평가를 거쳐 자격 또는 학위를 받게 된다.
전현표 씨는 “사내 동료들과 함께 교육을 받으며 가족처럼 든든한 유대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 양성이 장점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에도 기여
동양기계공업 또한 일·학습 병행제를 시행해 젊고 유능한 직원을 채용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동양기계공업 총무부 신성우 이사는 “업무 특성상 젊은 직원들을 채용하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특성화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을 채용해왔으나, 회사에 들어오면 다시 처음부터 가르쳐야 실무에 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면서 “일·학습 병행제를 통해 학습근로자가 일을 하면서 교육도 받고 정부 지원금까지 받을 수 있으니 업체 처지에서도 환영할 만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특히 신성우 이사는 일·학습 병행제를 통해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직접 양성할 수 있어 좋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현장교사 수당, HRD(조직 내 인적자원 개발 프로그램) 담당자 수당, 학습근로자가 교육받는 기간의 일부 수당, 학습근로자에 대한 병역 혜택과 외부 교육 기회, 직원들의 국가직무능력표준에 의한 자격증 취득 기회 등의 혜택도 있다고 설명했다. 신 이사는 “일·학습 병행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중소기업 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정부 지원정책이 나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일·학습 병행제 참여기업은 2016년 3월 기준으로 6661개(2015년 3월 2249개)이며, 학습근로자 수는 1만5366명(2015년 3월 4818명)으로 사업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 또한2016년 3월 기준으로 65개 공동훈련센터, 14개 전문지원기관, 11개 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 11개 일·학습 병행 특화업종 지원센터 등 전달체계가 대폭 확충됐다.
고용노동부는 4월 11일 일·학습 병행제 성과관리 지원센터 개소식에서 “일·학습 병행제는 2017년 1만 개 기업, 7만 명의 학습근로자 참여를 목표로 지속적으로 확산할 계획”이라며 “이에 일·학습 병행제의 성과관리 등을 통합 수행할 전담기관의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기존 일·학습 듀얼 평가센터를 성과관리 기능을 대폭 강화해 ‘일 학습 병행제 성과관리 지원센터’로 확대 개편한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일·학습 병행제 성과관리 지원센터의 역할을 통해 참여주체(기업, 학습근로자)의 훈련 성과가 높아지고, 다양한 사업 참여기관의 성과 향상을 위한 안정적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