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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난 다리가 없지만 네 ‘다리’는 돼줄게

[평창 패럴림픽 인간승리] 노르딕 스키 신의현

2018.03.07 글: 김동훈 한겨레신문 스포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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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가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건 그 안에 인간 승리의 드라마가 있기 때문입니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을 특정 지을 수 없는 인간승리. 에움길을 돌아 그 자리에 당당하게 선 그 감동만은 영원할 것입니다. 정책브리핑은 9일 개막하는 패럴림픽에서 우리에게 불가능은 스스로 정해놓은 한계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이들을 만나봅니다. (편집자 주)

난 다리가 없다, 그래서 스키탈 때 발이 시리지 않다 

며칠이 지난걸까. 한참만에 눈을 떴다. 사고의 악몽이 슬라이드 필름처럼 뇌리를 스쳐갔다. 그 순간, 무릎 아래가 허전했다. 두 다리가 없다는 사실을 그제야 알았다. 한없이 무너졌고, 끝없이 추락했다. 그저 죽고만 싶었다.

신의현의 스키에 대한 천재성은 국내대회 3관왕은 물론 국제대회 입상 등 입문 6개월만에 발휘됐다.(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신의현의 스키에 대한 천재성은 국내대회 3관왕은 물론 국제대회 입상 등 입문 6개월만에 발휘됐다.(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12년 전인 2006년 2월 어느날, 26살 꿈많은 청년이 날벼락을 맞았다. 그날은 대학 졸업식 전날 밤이었다. 고향 충남 공주에서 트럭을 몰고가다가 맞은편에서 오던 차와 정면 충돌했다. 처참하게 구겨진 차 안에서 그는 피투성이가 됐다.

심장은 뛰고 있었지만 두 다리는 으스러졌다. 그의 부모는 의식을 잃은 아들을 살리기 위해 무릎 아래를 절단하는 선택을 내렸다. 7시간이 넘는 대수술 끝에 두 다리를 내주고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그가 받은 충격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그의 삶도 피폐해졌다. 날마다 부모님을 원망하며 술에 찌들어 살았다. 결혼하면 나아질까 싶어 부모님은 베트남 여성과 국제결혼을 진행했고, 2007년 베트남에서 아내 김희선씨를 만나 백년가약을 맺었지만 그의 삶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12년 전 교통사고로 두 다리 잃고 ‘절망’…휠체어농구·아이스하키로 새로운 삶

그런데 2009년 가을, 그의 인생에 엄청난 전환점이 찾아왔다. 친구한테서 자신의 사촌형이 하고 있는 휠체어농구를 권유받은 것이다. 휠체어를 탄 채 코트를 누비면서 그는 사고 후 처음으로 자신이 살아숨쉬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희망이 생기자 용기와 꿈도 커졌다. 2012년엔 아이스슬러지하키, 2014년 핸드 사이클 등으로 종목을 넓혔다. 이어 2015년 8월 평창패럴림픽을 앞두고 창단된 노르딕 스키팀에 합류한다. 인터넷에서 유명한 스키 선수들의 경기 동영상을 찾아보며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 여러 운동으로 다져진 경험과 기초 체력에 강한 정신력과 열정까지 나무랄 데없는 선수가 됐다.

그의 첫 무대는 2016년 2월 열린 제 13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였다. 첫 출전이었지만 가볍게 3관왕을 오른 뒤 그해 3월 핀란드 부오카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6 부오카티 IPC 노르딕스키 월드컵에 출전해 동메달 2개를 따내는 천재성을 발휘했다. 스키를 시작한 지 불과 6개월여 만에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상대로 20㎞ 좌식부문(53분43초0)과 크로스컨트리 7.5㎞ 좌식부문(23분00초7)에서 얻은 결과다.

2017년 1월에는 월드컵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우크라이나 리비프에서 열린 2017 리비프 파라노르딕스키 월드컵에서 크로스컨트리 남자 좌식 5㎞와 15㎞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2관왕에 올랐다. 한국 최초의 노르딕스키 월드컵 금메달이었다.

그리고 평창패럴럼픽을 딱 1년 앞두고 지난해 3월 ‘모의고사’로 치러진 평창동계패럴림픽 테스트이벤트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2017 세계장애인 노르딕스키 월드컵 크로스컨트리스키 15㎞ 좌식 부문에서 45분41초2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은메달을 차지한 앤드루 소울레(미국)를 35초 이상 따돌리는 압도적인 경기였다. 신의현은 바이애슬론 스프린트(7.5㎞)에서 은메달, 크로스컨트리 중거리(7.5㎞)에서 동메달을 보태며 무려 3개의 메달(금 1개, 은 1개, 동 1개)을 목에 걸었다.

이번 시즌에도 꾸준하다. 지난해 12월 캐나다 앨버타주 캔모어에서 열린 2017 캔모어 세계장애인노르딕스키 월드컵에서 주종목도 아닌 바이애슬론에서 은메달1개, 동메달 2개를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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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현은 11일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열린 장애인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15㎞ 좌식 종목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한국 대표팀의 첫 번째 메달이자 역대 동계패럴림픽에서 나온 한국의 세 번째 메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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