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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대응

코로나19가 바꾸는 삶의 우선순위

[2022년 대한민국, 희망을 말하다] ①일상회복을 넘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선도를

2022.01.04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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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 원장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 원장

팬데믹 3년차가 시작되었다. 터널의 끝이 어디일까 알 수 없으니 답답하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팬데믹이 언제 끝나더라도 결코 우리가 팬데믹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가지는 못할 것이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기술과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를 넘어 삶의 우선순위가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 개인의 삶, 사회경제 시스템, 문명의 우선순위가 바뀌고 있다. 이 변화를 잘 관리하고 정착시켜야만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고 ‘고생한 보람’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대량 퇴직과 성찰하는 삶

최근 미국과 유럽의 노동시장에서 나타난 놀라운 변화는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수백만 명의 노동자들이 노동시장에 복귀하기를 거부하는 소위 ‘대량 퇴직(Great Resignation)’ 사태다. 이로 인해 아직 고용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는데도 기업들이 일손을 구하지 못해 쩔쩔매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하여 복귀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고, 두툼한 실업급여나 지원금 등 때문에 여유 자금이 있어 복귀를 늦추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런 표피적인 요인을 제거해도 노동시장 복귀를 하지 않는 노동자가 매우 많다.

대량 퇴직의 가장 큰 이유는 더 근본적이다. 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노동자들이 일과 소비의 쳇바퀴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에서 무엇이 정말 소중한지 성찰하는 계기를 가지게 되었다. 위기 상황에서 회사가 자신을 얼마나 존중하는지 아니면 그저 돈벌이를 위한 하나의 부품처럼 취급하는지도 뼈저리게 느꼈다.

14세기 유럽의 흑사병이 일손을 귀하게 만들어 농노제를 와해시켰고, 르네상스와 자본주의 맹아를 낳았다고 한다. 미국과 유럽의 많은 기업들이 지금 임금인상과 복지향상 외에도 노동자를 존중하는 직장문화 조성에 나서고 있다. 이윤추구만을 앞세운 신자유주의가 낳은 노동의 소외와 불평등 심화를 해결하는 단초를 보여주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대량 퇴직과 같은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일상이 멈추기도 하고 실직을 경험하기도 하면서 삶의 우선순위에 대한 성찰이 일어나고 있는 것만큼은 사실이다.

코로나19가 밥벌이를 위해 억지로 하는 노동이 사라지고 자존감과 보람을 느끼는 일자리가 많아지는 계기가 되도록 모두 노력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업은 직원의 안전과 행복을 중심적인 가치로 추구해야 한다.

◆ 회복탄력성을 우선하는 사회경제 시스템

코로나19 발생 이후 각국이 취한 국경봉쇄와 수출규제 등의 조치로 글로벌가치사슬에 심각한 균열이 발생했다. 팬데믹으로 인한 물류 시스템의 차질이 끊이지 않고, 보호무역주의와 자국우선주의의 확산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정이 증가하고 있다.

효율과 이윤극대화만을 추구하던 초세계화 시대는 끝났다. 팬데믹 이후 각국 정부와 다국적 기업들은 회복탄력성을 고려한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감염병 뿐만 아니라 수많은 위험과 불확실성에 모두 완벽하게 대비할 수는 없다. 언제 어떤 위기가 닥쳐올지 알 수 없기에 회복탄력성이 중요하다. 이는 비단 공급망 관리를 넘어 사회경제 시스템 전체에 적용되는 개념이다.

효율과 성장 이상으로 신뢰와 안정을 중시하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튼튼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위기에 닥쳐 재난지원금에 관한 논쟁을 할 것이 아니라 평상시에 작동하는 안전망이 고통분담과 연대의 토대가 되어야 한다. 금융과 재정의 건전성도 회복탄력성을 위해 중요하다.

자국우선주의가 지나쳐 성곽시대로 돌아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는 경제적 재앙이고 문명적 퇴행이다. 개방적 경제질서를 유지하면서 각국 경제의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한편, 글로벌 공공재를 위한 국제공조를 강화해나가는 새로운 세계화를 지향해야 한다.

◆ 자연과의 공존을 추구하는 문명

코로나19와 같은 인수공통 감염병의 근본 원인은 인간에 의한 생태계 파괴다. 팬데믹과 동시에 세계 각지에서 끔찍한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호주, 아마존, 시베리아, 캘리포니아 등지의 기록적인 산불이 발생하면서 인류는 자연을 착취하고 환경을 파괴한 결과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게 되었다.

특히 지구온난화 문제가 갈수록 심화되면서 과학자들은 인류문명 생존의 위기(existential threat)를 경고하고 있다. 인간의 욕망 충족을 위해 자연을 정복하고 착취하는 문명에서 자연과의 공존을 추구하는 문명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안 되는 변곡점에 다다른 것이다.

경제성장이 우선이고 환경은 뒷전인 시대는 지났다. 탄소국경세, RE100, ESG 투자 등이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다. 환경을 무시하고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은 세계경제에서 점점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도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설정하고,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하면서 본격적인 탈탄소의 길에 나서고 있다. 변화에 대한 저항도 있지만, 가야만 하는 길이다. 가장 효율적이고 가장 공정한 전환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흑사병이 농노제의 해체로 이어졌다는 건 서유럽에 국한된 얘기다. 동유럽에서는 영주들의 가혹한 억압으로 오히려 농노제가 강화되었고, 그러한 반동의 결과 동유럽은 근대화에 뒤처지고 말았다.

코로나 시대의 성찰에 입각해 개인의 삶과 사회경제 시스템, 나아가 문명의 우선순위를 재정립해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진취적 가능성은 현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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