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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7]고구려를 계승한 발해국(698∼926)

한규철 경성대교수

2004.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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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구동향

동북아시아 만주지역에서 698년부터 926년까지 229년간 유지한 발해국의 역사에 대해서는 한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한·중·일·러시아는 과거 발해국 영토에서 현대사가 진행되고 있고, 일본은 발해와 일본의 관계사 기록을 비롯해서 과거 ‘만주국’ 개발과정에서 쌓은 고고학적 성과 등에 힘입고 있다. 그러나 발해국에 대한 정사(正史) 기록이 없는 상황이라서, 그 주민구성과 정치적 위상에 대해서는 여러 견해들이 제출되어 있다.

왕조의 자주성과 주민구성의 문제가 쟁점의 핵심이다.
발해국이 당나라에 대하여 자주적이었다는 견해는 남북한을 비롯해서, 러시아와 일본이 주장하고 있는 반면에, 중국은 당나라의 지방정권이었다고 그 자주성을 부인한다. 주민구성에 대해서는 고구려유민의 왕조였다는 설과(한국) 지배층은 고구려유민, 피지배층은 말갈(靺鞨)이었다는 설(한국 및 일본), 그리고 지배층과 피지배층을 막론하고 발해는 말갈의 왕조였다는 견해들이(중국과 러시아. 일본일부) 나타나 있다. 비교적 각국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나와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중국은 특별히 그 의견이 통일되어 있다. 발해는 자주국이 아닌 당나라의 지방정권이었으며, 그 건국 세력이나 주민들은 모두 ‘말갈족’이었다고 한다.

2. 발해국의 자주성

발해가 자주적이지 않았다는 중국측의 근거는 책봉과 조공관계가 양국간에 존재했다는 것이다. 발해왕은 당나라의 ‘홀한주도독부(忽汗州都督府)’의 ‘홀한주도독’으로 책봉을 받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고대 동아시아 세계에서 당나라의 영향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당시의 책봉관계는 당나라의 지방정권 통치를 위한 통치행위가 아니라, 왕조승인을 위한 외교행위였다고 이해되고 있으며, 조공관계 역시 왕조간의 관영무역(官營貿易)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발해는 그들의 연호(年號)를 줄곧 사용하고 있었으며, 왕이 죽고 난 이후에 사용하는 시호(諡號)도 당의 허락을 받지 않고 ‘사사로이’ 사용하였다고 ꡔ신당서ꡕ는 전하고 있다. 또한 발해 제3대 문왕의 넷째 딸인 정효공주무덤에서 발견된 묘지명에서는 발해왕을 ‘황상(皇上)’이라고 부를 정도로 중국과 같은 황제국이었다. 732년에는 당과 흑수말갈과의 접근을 막기 위하여 당을 공격하여 전쟁을 일으키기까지 한 자주국가였다.

3. 고구려 계승관계

발해가 고구려를 계승했다고 하는 사실은 668년 고구려왕실이 멸망하고 많은 사람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였다고 할지라도, 고구려땅에 세워진 발해국은 대부분 고구려인들이 주축이었다는 점에서 인정할 수 있다. 갑자기 말갈인들로 채워졌을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해주민이 말갈이었다는 주장은 대조영이 ‘속말말갈’로 기록된 '신당서'기록에 근거하고 있다. 아울러 '구당서(舊唐書)'나 '신당서'가 고구려는 '동이열전(東夷列傳)」' 편제하고 있고, 발해는 '북적열전(北狄列傳)'에 편제하는 것으로도 발해의 고구려계승관계를 부정한다. 그러나 '수서(隋書)'가 '동이열전'에 고구려와 말갈을 같은 범주에 넣었던 것으로 볼 때, '구당서'이후의 기록자들은 고구려가 멸망하고 30년만에 부흥한 발해국을 고구려의 계승국가로 보지 않으려는 왕조중심적 역사관을 갖고 있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그러나 발해는 영토적인 면에서나 주민의 입장에서 고구려에 이어 세워진 왕조였음에 틀림없다. 갑자기 고구려인들이 말갈인들로 교체되었거나 번식되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말갈이라는 종족명이 자칭이 아닌 타칭이라는 점도 발해의 주민구성을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흔히 이야기되기로 말갈의 선조로 알려진 진(秦) 이전의 숙신(肅愼)과 한대(漢代)의 읍루(挹婁) 등은 자칭의 종족명이라기보다, 중국 왕조가 바뀌면서 타칭되었던 주변 미개종족명이었다. 스스로가 자기들의 종족명을 바꾸어 부르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말갈과 같은 비칭(卑稱)을 사용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말갈이란 전근대 중국중심과 왕조중심의 역사관에 입각하여 기록된 당나라 동북방의 이민족에 대한 범칭(汎稱)이자, 고구려변방 주민들에 대한 비칭이었다.

‘고구려인’이란 수도 평양 사람 중심으로서 주변인들은 이민족과 같은 미개의 말갈로 불렸다는 것이다. ‘고구려별종’과 ‘속말말갈’로 기록된 발해국 시조 대조영(大祚榮)은 ‘고구려의 송화강촌사람’이란 의미이지 대조영이 고구려일수도 있고, 말갈인일 수도 있는 그런 의미가 아니다. 때문에 발해가 지배층과 피지배층이 다른 종족일 수도 없다는 것도 자명하다.

발해국이 고구려를 계승한 왕조라는 점은 두 왕조가 풍속이 같았다고 하는 '구당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풍속이란 대개 관혼상제(冠婚喪祭)를 포함하여 언어까지도 포함되었다고 할진대, 두 왕조의 계승관계는 바로 중국측의 기록이 입증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왕조의 계승관계는 문화적 계승관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인간에게는 세월이 흘러도 가장 변하지 않는 전통이 있다. 그 하나는 무덤만드는 방법이며 다른 하나는 주택 난방방법이다.

고구려 귀족들의 고분양식은 돌을 많이 사용하는 석실분(石室墳)과 석곽(石槨), 석관묘(石棺墓)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무덤양식은 발해에서도 그대로 사용되고 있었는데, 삼령분(三靈墳)을 비롯한 발해수도 상경용천부의 왕릉급 무덤들이 바로 이러한 양식이다. 다만, 지금까지 발해의 흙구덩이의 토광묘(土壙墓)를 말갈의 전형적인 묘제로 파악하여 왔으나, 이것은 발해 서민층의 무덤형식일 뿐이지 발해와 다른 종족인 ‘말갈’의 무덤은 아니었다. 고구려나 발해 평민 모두는 토광묘의 주인공이었고, 그것은 서민들의 보편적 매장방법이었다고 해야 한다.

세계에서 발해 시조 대조영의 후손을 자처하는 태씨(太氏)들이 한국에서밖에 없는 것과 같이, 아파트에 온돌이 있는 나라도 한국밖에 없다. 온돌을 사용하는 전통은 고구려로부터 왔는데 발해인들도 이러한 온돌을 사용하였다. '구당서'가 고구려 “일반인의 생활은 대부분 가난하고 겨울철에는 구덩이를 길게 파서 밑에다 숯불을 지펴 방을 따뜻하게 한다.”고 하였는데 온돌을 설명한 것이다. 그런데 집안이나 평양의 고구려유적에서 온돌장치가 발견되고 있는가 하면, 발해수도 왕궁터에서도 발견되었으며, 연해주와 같은 발해의 주변지역에서도 온돌장치가 발견되었다. 모두가 두 왕조의 계승관계를 보여주는 근거들이라고 생각한다.

기고: 한규철 경성대교수

제공:해외홍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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