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특별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강조하고 “미국 부시 대통령에게 우리의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분명히 밝혔다”며 “한국 정부는 미 정부가 직접 30개월 이하 수출 쇠고기를 보장하는 제도를 요구하고 있고, 미 정부가 이걸 보장할 수 없으면 쇠고기를 수입할 수 없다는 강한 뜻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 시각에도 양국 대표들이 모여 협상을 하고 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반드시 이것은 미국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믿고, 만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고시를 받아들일 때까지 보류할 것이고 수입하지 않을 것”이라며 “여러분이 뽑은 대통령의 약속을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쇠고기 수입 계속 거부하면 한미FTA 기회 놓칠 수 있다고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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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특별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홍보지원총괄과 이성규> |
이 대통령은 “지난 6월10일, 광화문 일대가 촛불로 밝혀졌던 그 밤에, 저는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끝없이 이어진 촛불을 바라보았다”며 “캄캄한 산중턱에 홀로 앉아 시가지를 가득 메운 촛불의 행렬을 보면서, 국민을 편안하게 모시지 못한 제 자신을 자책했다”고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된 뒤 마음이 급했다. 취임 1년 내에 변화와 개혁을 이루어내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 시급했다. 한미FTA 비준이야말로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지름길의 하나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계속 거부하면 한미 FTA가 연내에 처리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았다”면서 “대통령으로서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기회의 문이 닫히는 것을 그냥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솔직히 심정을 털어놨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그러다보니 식탁 안전에 대한 국민의 요구를 꼼꼼히 헤아리지 못했다. 아무리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국가적 현안이라 하더라도, 국민들이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또 국민들이 무엇을 바라는지, 잘 챙겨봤어야 했다”며 “저와 정부는 이 점에 대해 뼈저린 반성을 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재협상 논란에 대한 진의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들의 요구가 커지자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일단 재협상 요구를 수용하고 보자’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공개한 뒤 “제가 ‘재협상 한다’고 선언했다면 당장은 어려움을 모면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많은 갈등을 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재협상, 많이 갈등한 게 사실…대통령으로서 그럴 수 없었다”
이 대통령은 "국내 문제라면 벌써 그렇게 했을 것"이라며 "저의 정치적 입장만을 고려했다면 주저하지 않고 받아들였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00년의 ‘마늘파동’을 언급하면서 “그러나 저는 대통령으로서 국익을 지키고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엄청난 후유증이 있을 것을 뻔히 알면서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기름 한 방울 나지 않고, 변변한 자원조차 없는 우리나라가 살아남을 길은 통상밖에 없다. 그런 우리가 국제사회에서 신뢰마저 잃으면 미래가 없다”며 “때문에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면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추가협상을 선택한 것”이라며 국민의 이해를 구했다.
이 대통령은 향후 국정운영에 대해 다시 시작하는 자세로 청와대 비서진과 내각을 대폭 개편하고 민심을 기반으로 해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저는 취임 두 달 만에 맞은 이번 일을 통해 얻은 교훈을 재임 기간 내내 되새기면서 국정에 임하겠다”며 “국민과 소통하면서, 국민과 함께 가겠다.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 반대 의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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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 국민이 반대하면 추진 안해…민생안정을 국정 최우선으로”
이 대통령은 “청와대 비서진은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대폭 개편하겠다. 내각도 개편하겠다. 첫 인사에 대한 국민의 따가운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 국민의 눈높이에 모자람이 없도록 인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대선 공약이었던 대운하 사업도 국민이 반대한다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어떤 정책도 민심과 함께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절실히 느꼈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기자와의 일문일답에서는 “가스, 물, 전기, 의료보험 민영화 소문은 의도적, 악의적으로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애초부터 민영화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민생안정’과 ‘경제살리기’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 가장 고통을 받는 이들은 서민”이라며 “물가를 안정시키고 서민의 민생을 살피는 일을 국정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반드시 경제를 살리겠다”며 “국내외 기업이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내겠다. 공기업 선진화, 규제개혁, 교육제도 개선 등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꼭 해야 할 일들은 철저히 준비해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두려운 마음으로 겸손하게 다시 국민 여러분께 다가가겠다”며 “국민 여러분께서도 새로 출발하는 저와 정부를 믿고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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