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양의 한 초등학교. 화장실을 열심히 청소하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변기에 누렇게 찌들어있는 오물을 제거하고 고온스팀분사기로 살균처리를 하고 천연미생물로 만든 악취제거제를 뿌리는 등 손길이 꼼꼼하다.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화장실 구석구석을 닦는 이는 (주)함께일하는세상 안양지역사업단의 유종호(42) 씨다.
“하려고 하면 다 되는 것 같아요. 나라에서 돈을 받아야 하는 수급자까지 됐었는데 지금은 스스로 살아가잖아요? 이젠 미래에 대한 꿈도 꿉니다.”
유 씨는 쌍둥이 아들 중 둘째가 뇌성마비로 판명된 후 ‘왜 내가 이런 일을 당해야 하나’하는 생각에 하던 일도 접고 도박에 빠져 1억 원에 가까운 돈을 날리기도 했다. 다시 마음을 잡고 커피 도매업에 도전했지만 이것마저 실패해 아예 집을 나가 자살을 결심할 지경에 이르렀었다. 그러나 그 순간 둘째 아들의 얼굴이 떠올라 집으로 돌아와 지금의 일을 하게 됐다. 바닥을 닦고 쓸며 힘들게 일하는 지금 돈은 많이 못 벌어도 아이들 앞에 떳떳하게 설 수 있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앞으로 돈 많이 벌어서 둘째 아들 치료비도 대야죠. 이제야 아빠 노릇 제대로 하는 것 같아요.”
(주)함께일하는세상은 유씨처럼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들과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층 사람들이 모여 만든 자활공동체다. 자활공동체란 2인 이상의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또는 저소득층이 서로 힘을 합쳐 조합 또는 공동사업자 형태로 운영하는 업체를 말한다.
큰 건물부터 작은 건물, 일반가정, 학교 등등 청소라면 장소불문하고 달려간다. 자활훈련기관에서 청소기술을 배워 창업한 사람들이 모여 만든 회사이기 때문이다.
(주)함께일하는세상을 설립한 이철종 대표는 자활후견기관에서 간사로 일했다. 그곳에서 청소로 자활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을 만났다. 이들이 성실하게 일하지만 영세적인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여러 공동체를 합치면 나아질 것 같아서 회사를 만들었다.
“소규모로 운영되는 자활공동체는 아무래도 영업이나 운영에서 한계가 있습니다. 같은 업종의 자활공동체가 모이면 훨씬 힘이 커질 것이라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다른 자활공동체와 힘을 합치면서 규모를 키워 2003년도에 주식회사로 전환했다. 그 당시 가장 큰 힘이 됐던 것이 자활공동체 창업자금 지원사업이었다.
[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청소 용역 … 힘들지만 직원들 사기 대단
“인건비가 많이 드는 청소용역에 대해 운영지원금을 대주니까 도움이 컸죠. 대부분은 임대비나 시설비만 지원해주거든요. 사회연대은행으로부터 임대보증비 5000만 원, 운영자금 2000만 원을 받아서 어려운 고비를 넘겼습니다. ”
초반에 5명이던 직원이 지금은 수도권에 있는 12개의 자활공동체가 모여 200명까지 늘었다. 직원 대부분이 기초생활보장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층이다. 아직 수익이 높지 않아 최저임금을 조금 넘는 수준의 월급이지만 스스로 열심히 일해서 버는 돈이라 직원들의 사기는 대단하다.
각 지역에 있는 자활공동체를 지점으로 꾸려 현장을 담당하게 하고, 수원에 있는 본사는 영업과 교육, 행정지원 등을 해주고 있다. 이들의 성공은 보건복지부의 큰 성과로 꼽혀 올해 2월 대통령과 함께 하는 업무보고에서 이 대표가 직접 보고하기도 했다.
“청소기술뿐 아니라 서비스마인드를 키우는 정신교육도 중요합니다. 특히 청소는 밑바닥일이라는 생각에 중간에 그만두는 사람도 많거든요.”
한 번은 청소를 하는데 갑자기 사람이 보이지 않아서 찾아보니 화장실에 들어가 변기를 붙잡고 꺼이꺼이 울고 있는 것을 본 적도 있다. 이 대표는 그래서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천시하는 눈길도 이겨내야 하고, 힘든 일인 만큼 중간에 포기하는 일도 줄이기 위해서다.
올해 30억 원의 수익창출을 목표로 열심히 뛰고 있는 (주)함께일하는세상은 돈 버는 일도 중요하지만 규모를 더욱 키워서 직원을 늘려나가 사회적일자리 창출의 모범이 된다는 꿈을 갖고 있다.
이선민 기자

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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