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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호>해양수산부 동해어업지도사무소

2005.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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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6일 낮 12시20분, 부산항 감만부두를 출발한 지 1시간20분이 지났다. 해양수산부 동해어업지도사무소의 499톤급 어업지도선 무궁화16호는 파도를 헤치며 부산 서쪽 가덕도 방향으로 항진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50분 발로 풍랑주의보가 해제되었다는 데도 파도와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 뱃머리를 치고 올라온 바닷물이 허공을 가르다 조타실 앞유리를 강하게 때린다. 피칭(배가 앞뒤로 흔들리는 현상)이 심하다.

12시30분, 현재 위치는 북위 34도59분, 동경 128도58분. 부산과 거제 사이에 있는 가덕도 남쪽 해상이다. 6.5톤급 어선이 1시 방향에서 조업하고 있다. 망원경으로 확인하니 부산 영도구 소속 연안 자망어선이다. 배익구(53·선박사무관) 선장이 보트를 내려 검색하라고 지시한다. 검색요원 4명이 민첩하게 고물 쪽 갑판에 매여 있던 모터보트를 기중기로 내린다. 헬멧을 쓴 검색요원이 200m 정도 떨어진 어선으로 파도를 가르며 달린다. 배 선장이 무전기로 보트를 부른다.

 “보트, 3중 자망인지 확인하세요.”

 

그물과 어획량을 확인하라
어업감시선의 주요 업무 가운데 하나는 국내 어선들의 불법 어구 검색이다. 어린 물고기까지 싹쓸이하는 저인망 어구 등이 단속 대상이다. 불법 어구가 있다면 불법 어로를 할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허가 사항인 어획량도 물론 확인 대상이다.

“별다른 위반사항 없습니다.”

어선에 올라탄 검색요원이 무전으로 알려온다.

“보트, 특별한 위반 사항 없으면 선장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철수하세요.”

출동한 검색 보트는 어선에서 모선으로 쏜살같이 달려온다. 모선에 접근한 보트를 다시 기중기로 끌어올린 뒤 2층 갑판에 붙들어 맨다. 12시50분, 보트를 내려 검색대상 어선에 접근해 검색하고 다시 모선으로 복귀하는 데 걸린 시간은 모두 합쳐 20분. 500여 톤급 모선에서도 물컵이 쏟아질 정도의 파도인데 검색요원들의 동작은 일사불란하다. 배익구 선장이 지난해 초부터 시작한 불법 어업 단속에 대해 설명한다.

“2004년 초부터 대대적으로 단속한 지 1년 만에 불법 어업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그동안 불법 어업이 사라지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대단한 성과입니다. 단속 초기에는 어민들이 저항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해양부 어업감시선을 어선 수십 척이 에워싸고 공격한 적도 있죠. 하지만 이제는 우리 어선에 의한 불법 어업은 완전히 사라졌다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5월2일에는 무궁화9호가 경남 통영 욕지도 일대에서 쌍끌이 대형기선 저인망 어선을 조사하던 중 허가되지 않은 어구를 적재한 것을 발견해 검거했다. 같은 날 무궁화11호는 전남 여수 근처에서 조업 중인 새우 조망어선이 허가구역을 벗어나 조업한 사실을 적발해 검거했다.

승선조사활동은 2004년 8월10일 대통령 특별지시 이후 범정부 차원의 강력 단속으로 불법 소형기선 저인망 어선 자체가 바다에 나오지 못하게 된 것과 때를 맞춰 새롭게 시작된 일종의 ‘작전’이다. 불법 어선이 사라지자 허가받은 어선이 허가되지 않은 불법 행위를 하는 경우가 발생해 아예 어선에 어업지도사무소 직원들이 승선해 직접 눈으로 어획 장비와 어획물을 검색하는 것이다. 이런 승선조사활동은 단순하게 불법 어업 행위만 단속하는 것이 아니다. 어업인의 동향 파악, 지역별로 잡히는 어종 확인, 합법 어선의 불법 어로 행태를 세밀하게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월부터는 승선조사 결과를 매월 종합분석해 결과를 출동 지도선에 배포해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올해 이 같은 승선조사활동을 통해 검거한 어선은 78척이었다.  

이런 승선조사활동으로 불법 어업이 완전히 사라지면서 해양부 어업지도선들은 앞으로 고유 업무인 어족자원 관리와 지도에 전념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 해양부는 무궁화16호 같은 어업감시선을 모두 30척 보유하고 있다. 출항 기지는 부산과 목포 등 2곳. 목포기지는 서해어업지도사무소다.

 

7월부터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크게 늘 전망
해양부 어업지도사무소는 애초 1966년 수산청 어업지도관실로 출발해 1991년 수산청 어업지도선관리소로 개편되었다가 1996년 해양수산부 어업지도선관리사무소로 바뀌었다. 2004년 2월 목포에 새로 서해어업지도사무소를 열면서 기존의 부산기지는 동해어업지도사무소로 명칭이 바뀌었다.

이 두 곳의 어업지도사무소가 보유한 어업감시선은 30척. 이 중 15척이 한국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주변을 돌며 어선의 안전 조업을 지도하고, 불법 조업을 감시하고 있다. 구체적인 임무는 ▷EEZ 내 외국 어선에 대한 지도(승선 검색 및 나포) ▷한국의 EEZ또는 동·서해 어로한계선 및 조업 자제 해역선을 넘거나 북한으로의 피랍 방지 지도 ▷해난사고 방지 지도 ▷수산업법 준수 지도 ▷외국과의 협정사항 준수 지도 ▷불법 어업 방지 및 지도 단속 ▷EEZ 내 한국 어선과 외국 어선의 조업 분쟁 방지 등이 있다.

이 밖에도 ▷어선에 대한 기상 통보 및 어장 지도 ▷조난 어선 수색·구조·예인 및 조난자 수용 ▷응급 환자 이송 ▷유류·물·비상식량·기관부품 보급 지원 ▷각종 항해기기 긴급 수리 지원 등이 있다. 말하자면 무궁화16호를 비롯한 해양부 어업지도선은 대한민국의 최일선 바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작은 정부’인 셈이다.

저녁식사 메뉴는 바닷장어탕이었다. 선장이 운을 뗀다.

“최근 1년 사이에 국내 어선들의 불법 조업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반면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이 크게 늘었습니다. 단속하는 우리 요원들이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중국 어선들의 저항은 난폭합니다. 두 달 전에는 단속하는 우리 직원 3명을 태우고 도주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한중 양국 어선들의 분쟁이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특히 중국 어선의 불법 행위는 무궁화호 직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어업지도선의 할 일이 그만큼 늘어나 바빠질 전망이다.

최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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