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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호>전국 확대되는 국선전담변호사제

2006.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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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사형수들은 대부분 재판과정에서 적절한 변론을 받지 못한다. 사형수 52명의 재판기록을 분석한 최근 한 언론의 보도는 충격적이다. 3차례 심리 중 한번이라도 사선 변호사를 쓴 사형수는 34.6%(18명)에 불과했다.

3차례 모두 사선변호인이 지정된 경우는 변호사가 자발적으로 나선 유영철을 포함해 4명 뿐. 나머지 34명은 국선 변호사의 변론에 의지해야 했다. 본인의 경제력이 없었을 뿐 아니라 흉폭한 범행 내용 때문에 친인척들이 도움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국선 변호인에 의지한 사형수 34명 중 만일 진범이 아닌 사람이 포함돼 있다면? 국선변호사는 사람의 생명을 좌우할 수도 있는 막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돈이 없어 일반 변호사를 구하지 못한 형사사건 당사자들에게 국가가 선임해 주는 국선변호사는 유일한 희망이다. 그러나 국선변호를 ‘경력쌓기용’ 부업쯤으로 생각하는 일부 변호사들의 부실변론은 그간 큰 문제로 지적됐다. 서울 등 대도시에만 변호인이 배치돼 국선변호사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접근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오는 3월 2일부터는 국선변호만을 맡는 국선전담변호사제가 전국 법원으로 확대 실시된다. 경제력이 없는 서민들이 국선 변호인을 구하기가 지금보다 훨씬 용이해지고 책임 있는 변호, 실속 있는 변호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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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쌓기용’ 부업 차원에서 탈피, ‘양질의 변호’ 기대
대법원은 최근 2006년도 국선전담변호사 42명을 최종 선발, 각 법원에 배치했다. 인원 수 면에서 지난해(20명)보다 2배 이상 많다. 서울중앙지법의 경우 4명이던 전담변호사가 7명으로 늘어났다. 올 1월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37기 수료생 중 국선변호인에 선발된 인원도 6명이나 된다. 국선변호인은 이제 변호사들의 부업이 아닌 중요한 사법 시스템의 하나로 자리매김을 하게 된 것이다.

[SET_IMAGE]4,original,right[/SET_IMAGE]전담변호사가 배치되는 법원도 서울과 광역시 위주(11개)에서 전국 모든 지방법원 본원(18개)으로 확대된다. 대법원은 이번 조치로 국선전담 변호사들이 맡는 사건이 현재 전체 국선변호 사건의 10%에서 20%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만큼 국선전담변호인으로부터 양질의 변호를 받을 기회가 많아지는 것.

대법원의 한 관계자는 “국선변호에 대해 불만이 컸던 건 변호사들이 국선변호를 부수적인 업무로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이번에 보수 증액과 사무실 운영 형태의 개선 등을 통해 변호 활동을 위한 환경을 개선해줌에 따라 국선변호 서비스가 충실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SET_IMAGE]5,original,right[/SET_IMAGE]“법치국가에서 살고 있다는 점 깨우쳐 줘”
올해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국선전담변호사에 선발된 이영미 씨(29)는 “국선(변호사)이 사선(변호사)보다 성의 없다는 비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선변호의 가장 큰 문제는 부수적인 업무로 인식되었다는 데 있다고 진단한 것이다. 그는 향후 10년 간 전담변호사 일에 종사하며 국선변호사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다른 사건을 맡지 않고 국선변호만 담당하기 때문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을 수 있다”는 것이 이씨의 생각이다.

실제 올해 국선전담변호사 선발에는 유능한 인재들이 대거 신청, 경쟁이 치열했다. 지난해 11월과 올 1월 실시된 선발절차에는 모두 128명이 지원, 경쟁률이 3대 1을 넘었다. 국선전담변호사는 법원과 계약을 맺고 국선변호 사건만을 전문적으로 처리한 뒤 매월 일정액의 보수를 지급받는다. 이 제도는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아 온 국선변호사제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 2004년 9월부터 시행됐다.

국선전담변호사제는 ‘국선변호는 변호의 효과가 미미하다’는 그간 국민의 법 감정을 상당 부분 개선하는 데 큰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작년 사기 사건 피의자로 몰려 실형을 살 뻔했던 정모씨(52)는 전담변호사의 헌신적인 변론으로 억울한 누명을 벗었다. 그는 “법치국가에서 살고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해준 그 변호사의 노력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며 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 평가했다.
[RIGHT]한기홍 객원기자[/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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