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머타임제는 낮의 길이가 긴 여름 동안에 시곗 바늘을 1시간 앞당긴 시각을 표준시각으로 사용하는 제도다. 서머타임의 개념은 1784년미국의 벤저민 프랭클린이 양초를 아끼는 방안으로 일광시간 절약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처음 등장했다. 이후 제1차 세계대전 중이던 독일에서 연료를 절약하고 공습에 대비할 목적으로 이를 처음 실시하면서 여러 나라로 퍼져나갔다.
현재 유럽연합(EU) 25개국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스위스, 호주 등 전 세계 74개국이 서머타임제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국가 30개국 중에서는 한국, 일본, 아이슬란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가 이를 실시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의 서머타임은 대체로 매년 3월 마지막주 일요일부터 10월 마지막주 일요일까지 운영된다. 캐나다는 매년 4월 첫째주 일요일부터 10월 마지막주 일요일까지 실시한다. 미국은 2007년부터 매년 3월 둘째주 일요일에 시작해 11월 첫째 일요일에 끝난다. 이들 선진국들은 에너지 절약의식 고취, 여가생활 활성화 등 서머타임제의 긍정적인 효과가 부정적인 효과보다 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의미를 두는 추세다. 우리 정부도 등화 시간 절약에 따른 에너지 절감효과와 함께 절약한 한시간을 여가생활에 쓸 수 있도록 되돌려준다는 삶의 질 개선 차원에서 내년 서머타임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서머타임제를 실시하면 하루를 한 시간 일찍 시작하는 대신 일몰 시간이 한 시간 늦춰짐으로써 전 국민이 밝은 저녁 한시간을 얻게 된다. 이를테면 7월 평균 일몰 시각인 저녁 7시 53분이 8시 53분으로 연장됨에 따라 밤 9시 무렵까지 밝은 상태가 지속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48~1951년, 1955~1960년에 서머타임제를 실시한 바 있다. 88서울올림픽을 계기로 1987~1988년에도 이를 시행했으나 1989년 폐지했다. 내년에 서머타임제가 도입되면 22년 만에 부활하는 셈이다.
정부가 서머타임제 도입을 본격 검토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월 16일 녹색성장위원회가 출범하면서부터다. 녹색성장위원회는 에너지 절약, 경기 활성화, 미래 녹색생활의 준비 차원에서 서머타임제 도입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부터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주관으로 서울대 경제연구소, 한국개발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교통연구원, 산업연구원, 노동연구원, 보건사회연구원, 형사정책연구원 등 7개 연구기관이 참여해 ‘서머타임 도입 효과’에 대한 연구용역을 수행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서머타임제 도입에 따른 에너지 및 교통부문에서 파생되는 경제적 효과를 비롯해 기업 매출에 미치는 영향, 서머타임제 도입에 드는 비용, 근로환경에 미치는 영향, 생활양식 변화, 범죄 및 안전에 대한 영향 등을 조사했다. 정부는 지난 7월 28일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연구 결과를 보고받고 서머타임제 도입효과 및 여론수렴 방안에 관해 토론했다.
연구 결과 에너지 절감 등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편익이 1천3백62억원으로 집계되는 등 서머타임제가 국민생활의 질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연구용역 내용에 따르면 서머타임을 4월부터 9월까지 시행할 경우 연간 전력 소비량이 0.13~0.25퍼센트 감소해 3백41억~6백53억원에 달하는 에너지 절감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아울러 교통 부문에서도 출퇴근 시간이 분산되고 교통사고가 줄어 연간 8백8억~9백19억원의 사회적 비용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서머타임제를 도입하면 전산오류를 해소하기 위해 드는 2백억원 상당의 비용을 제외하고도 1천3백62억원의 경제적 편익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서머타임제는 이와 함께 개인의 생활 패턴을 건강하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동시에 범죄 및 범죄에 대한 우려를 감소시켜 국민생활의 질을 선진국형으로 개선할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용역을 통해 성인 남녀 1천1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그중 50퍼센트 이상이 서머타임제 도입 후 “운동 및 산책, 야외활동을 늘리겠다”고 응답했다. 또한 연극이나 영화 관람, 가족과의 친교활동, 공부나 학원 수강, 외식이나 회식 등을 늘리겠다고 답한 사람도 30퍼센트가 넘었다. 노동계 일각에서 우려하는 노동시간 연장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우리나라에서 이전에 서머타임을 실시한 1987년과 88년도의 근로시간을 조사한 결과, 월별 총근로시간 패턴이 서머타임제 도입 전인 1985~1986년과 비슷했다. 아울러 정상근로시간도 월 1백75~2백 시간으로 동일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임금을 받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노동시간 연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많지 않았다. “서머타임제 도입으로 퇴근시간이 늦어지겠느냐”는 질문에 5백33명의 응답자 중 94퍼센트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서머타임제를 실시하면 범죄 발생률도 연간 2.5퍼센트(지난해 기준 약 1만1천 건)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머타임제가 범죄 및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설문조사에서도 참여자의 약 45퍼센트는 본인, 약 36퍼센트는 자녀의 밤거리 안전감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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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미래비전비서관실 이창수 행정관은 “서머타임제 도입은 에너지 절약도 절약이지만 국민생활의 질적 개선을 위해 검토되고 있다”며 “절약한 한 시간으로 자기계발은 물론 가족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등 생활 패턴의 근본적인 변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여성부, 보건복지가족부, 교육과학기술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부처가 건강한 가족문화 정착과 평생교육시스템 구축, 다양한 레저생활을 위한 편의 제공 등을 골자로 하는 지원방안을 모색 중입니다. 또한 경제 및 노동계와 대대적인 ‘정시퇴근 실천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노사정위원회를 통해 서머타임제로 인한 근로시간 연장 방지 대책을 논의하는 등 서머타임제 시행을 계기로 진정한 선진형 근로문화를 정착시키는 방안도 구체화할 예정입니다.”
내년에 서머타임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국제항공 스케줄 조정에서부터 금융망, 행정정보망, 산업망 등 각 분야별 전산시스템 조정이 필요하다. 정부는 늦어도 오는 10월까지 시행 여부를 결정해야 내년 서머타임제 도입이 가능한 만큼 조만간 본격적인 국민여론 수렴에 나설 계획이다.
글·김지영 기자
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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