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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호>남북관계

2006.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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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_IMAGE]4,original,left[/SET_IMAGE]언제부터인가 집중호우는 매년 빠지지 않고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여름 손님이 됐다. 올해도 안타깝게도 집중호우로 인해 많은 수재민이 발생했다. 북한도 많은 인적·물적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집중호우는 차가운 공기와 따뜻한 공기의 경계면에서 대기 불안정에 의해 형성된 상승기류가 주원인이라고 한다.

한반도는 화해협력의 공기와 냉전의 공기가 맞닿아 있다. 지난 6년간 ‘화해협력 기단’이 점점 세를 확장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냉전 기단’이 완전히 물러간 것은 아니다.
한 해 10만 명에 가까운 우리 국민이 군사분계선을 넘나들고 있지만, 똑같은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180만 명의 중무장 병력이 서로 대치하고 있다.


상반되는 가치의 교집합 찾아내야
지난해 9·19 6자회담 공동성명 채택으로 북핵문제 해결의 청사진을 마련했지만, 6자회담이 재개되지 못하면서 구체적 시행을 위한 협의가 지연되고 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170회가 넘는 당국 간 회담이 열렸지만, 지금도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있다. 이처럼 한반도는 아직 화해협력과 냉전의 논리가 함께 존재하는 특수한 공간이다. 이러한 이중적 질서의 존재는 과거 냉전시대보다 한반도 정세를 오히려 더 불안정하게 할 수도 있다. 언제든지 두 기단이 충돌하여 집중호우가 내릴 수 있는 것이다.

[SET_IMAGE]3,original,right[/SET_IMAGE]그러나 우리는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가을을 포기할 수 없기에 힘들더라도 집중호우를 견뎌내야만 한다. 마찬가지로 한반도 평화정착과 미래 민족공동체 형성이라는 목표를 포기할 수 없기에, 우리는 가능한 한 한반도 상황을 안정시키며 서로 상반되는 가치들의 교집합을 찾아내야 한다.

북한의 변화를 추동하면서 북한이 체제에 위협으로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하고, 화해협력을 지속적으로 진전시켜 나가면서 북한의 부정적 행태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대응해야 한다. 물론 주변국 관계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러한 어렵고 복잡한 가치의 충돌상황 속에서 지난 6년간 정부는 일관되게 화해협력정책을 추진해 왔다. 대화와 교류협력을 통해 남북관계를 진전시키고 공통의 이해관계를 넓히면서 남북 간 신뢰를 쌓아가는 가운데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반세기만에 동서의 군사분계선이 열렸고, 땅과 바다와 하늘길이 뚫렸다. 경제협력을 통해 군부대가 있던 개성에 공장이 들어서고, 포진지가 있던 금강산에 골프장이 만들어지고 있다. ‘대한민국’ 네 글자가 선명한 쌀 포대가 북한 주민들의 유용한 운반수단으로 생활 속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화해협력 6년의 성과는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많은 국민들도 이러한 성과를 반기면서 이 길이 옳은 길임을 믿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끊임없는 비판과 재검토에 대한 이야기를 수시로 접하고 있다.


화해 협력기조 유지해야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에는 크게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아직까지 남북 간의 신뢰와 북한에 대한 우리의 영향력 수준이 크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판론자들은 우리 영향력의 현실적 한계를 도외시한 채 북한의 부정적 행태가 나타날 때마다 “정부 지원이 핵과 미사일로 돌아온다”는 등의 주장을 마치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들곤 한다.

[SET_IMAGE]5,original,right[/SET_IMAGE]핵이나 미사일과 같이 우리와도 연관되지만 미국 등 국제사회와도 관련된 국제적 성격의 문제에 있다. 하지만 우리의 대북 영향력은 이를 완전히 해결할 만한 수준에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그러기에 6자회담이 필요하고 북미대화가 필요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우리의 힘을 키워 문제 해결과정에서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도록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순리일 텐데, 완전하지 못한 힘이라고 해 이를 무력화시킨다면 결코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우리는 현재 상황이 어렵더라도 화해협력의 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함으로써 힘을 계속 축적해 나가야 한다.

둘째, 이러한 비판의 근원에는 지난 냉전시대의 대결주의가 깔려 있다고 생각한다.
부정적 행태를 거듭하는 북한을 돕는다는 것은 우리만 손해보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들에게 북한은 협력의 대상이라기보다는 흡수의 대상인 것이다. 비판론자들에게 있어 화해협력정책은 한 CF 카피처럼 ‘유쾌·상쾌·통쾌’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정당한 대가로 지급되는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의 임금이나 금강산 관광대가도 문제로 보인다. 또 북한의 부정적 행태가 나타날 때마다 “북한에 끌려 다닌다” “대북지원은 퍼주기다” 등의 비판을 하면서 대북정책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과거 대결과 적대의 기류만이 존재하던 냉전시대가 논리적으로 명쾌할 수 있다.
하지만 다시 과거 냉전과 대결의 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 그동안 남북관계는 많은 우여곡절 속에서도 인내와 대화를 통해 하나하나 극복해 내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중요한 것은 우여곡절 그 자체가 아니라, 그러한 어려움을 어떻게 현명하게 극복했느냐는 점이다. 그러기에 지금 필요한 것은 대북정책 흔들기가 아니라 목표를 분명히 인식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일관되게 노력하면서 문제가 발생할 때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힘과 지혜를 모으는 일이다.

최근 당국대화가 중단되고 6자회담 재개가 지체되고 있는 일련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한편으로는 분명하고 단호하게 대처하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출구를 마련하는 유연하고 현명한 대응으로 현재의 난관을 극복하는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도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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