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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호>서울 주재 외신기자단 금강산에 가다

2005.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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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측을 통해 금강산에 오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반도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로동신문>과 제휴를 맺은 신문사라는 이유로 북측 출입국관리사무소(CIQ)에서부터 북측 안내원들의 환영을 받은 중국 <런민르바오(人民日報)>의 쉬바오캉 지국장. 격세지감(隔世之感)이라는 말이 이처럼 ‘딱’ 어울릴 줄 몰랐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한 쉬 지국장은 “평양을 통해서는 금강산에 여러 번 다녀갔지만 서울에서부터 온 것은 처음”이라며 “남북경협이 경제적으로 북한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쉬 지국장 외에도 많은 외신기자가 쉬 지국장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변화를 실감하는 듯했다.

 

[SET_IMAGE]3,original,left[/SET_IMAGE]북측 안내원, 여기저기서 관광객과 대화
금강산을 20여 차례나 방문한 적이 있다는 <중궈징지르바오(中國經濟日報)> 차오시공 지국장은 “남측 CIQ를 통과해 금강산에 온 것은 2000년 해로를 통한 관광 이후 이번이 두 번째”라며 “불과 몇 년 사이지만, 그때와 비교할 때 북한사회에서도 많은 변화가 목격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북한의 변화는 안내원들의 모습과 표정에서부터 드러났다.

“보고 가시라요. 송홧가루로 얼굴을 마사지하면 살결이 아주 보드라워집니다.”

산 중턱에서 잣·고사리·단감·물·탄산수 등을 판매하는 북측 안내원은 “방문 기념으로 하나 사가시라요” 하며 관광객의 발길을 잡아끌었다. 북측 안내원들의 복장도 많이 바뀌었다. 무겁고 칙칙하게만 느껴지던 검은색 일색의 유니폼이 언제부터인가 한결 화사해졌다. 또한 관광객들과 격의 없이 대화를 주고받는 모습도 이전에는 볼 수 없던 풍경이다. 한 관광객이 “여기 와서 선녀를 만났다”며 북측 안내원의 미모를 칭찬하자 북측 김명심(22) 안내원은 “선녀가 되려다 0.01%가 모자라 못 됐습니다”라고 답해 한바탕 웃음꽃을 피우기도 했다.

처음 금강산을 찾은 대부분의 외신기자들은 “금강산의 아름다움에 큰 매력을 느낀다”며 “앞으로 개성·백두산 관광이 활성화된다면 통일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러시아 일간지 <러시스카야 가제타>의 알렉 키리야노프 지국장 역시 “금강산의 아름다움에 반했다”며 “북한이 경제협력 등을 통해 더 많은 곳을 개방하고 왕래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남북 왕래가 더 활발해지기를 바라는 것은 북측 안내원 역시 마찬가지. 한 북측 안내원은 “금강산에 오기 전까지는 북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나 오해가 많지만, 일단 이곳에 오기만 하면 조금이라도 서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서 “개성과 백두산을 금강산처럼 활발하게 오가게 된다면 통일도 그만큼 앞당겨지지 않겠느냐”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편 ‘금강산 프레스 투어’의 일환으로 지난 9월27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세미나(‘남북 경협 현황과 향후 과제’)에서 대다수 외신기자들은 “남북 경협의 성공은 결국 한반도의 평화 안정과 직결된다”며 “남북한 철도·도로 연결사업, 개성공단사업, 금강산 관광사업 등 ‘3대 경협 프로젝트’가 하루빨리 정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건순 국정브리핑 기자

 

외신기자의 금강산 체험기

남북이 함께 ‘윈-윈’ 하는 모범 사례

알렉 키리야노프 <러시스카야 가제타>지 서울지국장

[SET_IMAGE]4,original,right[/SET_IMAGE]러시아 대표 일간지의 서울 특파원으로서 직업의식을 가질 수밖에 없는 기자는 더욱 흥미롭고 유익한 기사를 만들고 싶은 욕망을 항상 내재하고 있었나 보다. 당연히 국정홍보처의 ‘금강산 프레스 투어’ 제안은 큰 기쁨과 함께 아무런 망설임 없이 응낙해야 할 호재였다.

막상 닥쳐온 금강산 투어는 기자에게 기대 이상의 성과를 제공했다. 특수한 지역이기에 상당한 제약이 따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다소 간의 거리와 차창을 통해서라는 한계조건이 있었지만, 정서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북한 마을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금강산, 대자연이 창조한 아름다움의 극치
북한 영토로 들어가면서 옛소련 군대와 흡사한 인민군 장병의 모습을 보자 ‘아! 여기가 북한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더구나 버스 행렬을 선도하는 인민군의 옛소련제 군용 지프 ‘우아지키’는 수차례 쳐다볼 수밖에 없는 낯익은 것이었다. 또한 현대아산이 멋들어지게 재건축해 놓은 금강산호텔도 옛소련 시대를 살아온, 아니 최소한 그 시대의 영화라도 한 편 봤던 기자의 눈을 속일 수는 없었다. 로비 중앙 천장에 달린 커다란 크리스털 샹들리에와 웅장한 식당 등은 당 고위 인사들을 위해 지었던 옛소련의 초대소를 연상케 하기에 충분했다.

금강산을 처음 접한 기자에게 산은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만물상의 모습과 담·소, 그리고 그 담·소를 있게 한 폭포, 폭포 위에 얹힌 하얀 구름…. 세상의 그 무엇이 이처럼 아름다울까? 대자연만이 창조할 수 있는 아름다움의 극치였다.

산행 어귀에서 만난 북측 안내원들은 붙임성 있게 먼저 말을 걸어왔다. 물론 사진 촬영만은 한사코 손사래를 쳤지만, 그들은 정치적 주제에 대한 대화를 즐겨 했다. 베이징 6자회담에 대한 평가, 남한의 정치상황, 한·미 관계 등…. 특히 한국어를 구사할 줄 아는 기자의 경우는 많은 질문을 받았다.

무엇보다 외국인 기자가 한국말(조선말)을 한다는 사실이 신기했던 모양이다. 남북한 사람을 구분하는 가장 손쉬운 기준은 억양과 어휘다. 북쪽 말은 남쪽 말보다 미세하나마 느린 듯했다. 아니, 서두르지 않는 듯했다. 어휘도 사뭇 달랐다. 그러나 ‘동무’라는 단어는 남측 방문객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회자해 어느새 우리는 누구 동무, 어느 동무 하며 걷고 있었다.

정치적으로나 인도적으로 성공한 금강산 관광사업. 이제 경제적으로도 남북이 함께 윈-윈 하는 모범 사례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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