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20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우리나라가 아시아의 변방에서 세계의 중심이 됐다고 말씀하셨는데, 크게 실수한 겁니다. 우리나라가 지리적으로는 변방이었을지 몰라도 5천년 역사가 변방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현대사만 하더라도 건국 이후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이뤘습니다. 올림픽과 월드컵도 개최했고요. 이런 성과와 국민의 저력이 어우러져 세계 중심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지 G20 정상회의를 개최한다고 갑자기 변방에서 중심으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역대 모든 정부의 노력을 무조건 폄훼하는 것 같아 유감스럽더군요.”
G20 정상회의 한국 유치와 관련해 정부에 충고하고 싶은 게 있다면 무엇입니까.
우리는 지금 선진국이냐 개도국이냐 하는 정체성 혼동의 시기에 서 있습니다. 다른 나라들은 우리를 선진국으로 보지 않고 개발도상국을 선도하는 국가 정도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선진국으로 인정받을 수도 있고 여전히 개발도상국으로 남을 수도 있습니다. 그것을 결정하는 중요한 계기가 이번 G20 정상회의 한국 개최라고 봅니다. 성공적으로 개최하면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어요. 성공 개최를 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의제 설정입니다. 의제가 좋지 않으면 세계 정상들이 올 리가 없죠. 또한 준비에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대통령은 자화자찬보다는 이런 점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키고, 의제 개발과 성공적 준비에 노력해주기 바랍니다.
G20 정상회의를 어느 도시에서 하느냐를 놓고 벌써부터 지방자치단체들 간에 경쟁이 치열합니다.
회의 장소를 어디로 할지도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G20 정상회의는 모두 대도시가 아닌 의미 있는 도시에서 열렸어요. 우리도 외국 정상들이 와서 ‘아, 이게 바로 코리아구나’ 하는 점을 느낄 수 있는 곳에서 열었으면 합니다.
정부의 외교 성과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외교는 그 나라의 품격을 나타냅니다. 그런데 정부가 품격을 올리자, 국가브랜드를 높이자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조급한 외교, 품격 없는 외교를 하고 있지는 않나 우려가 됩니다. ‘실용외교’ ‘자원외교’를 하겠다고 하는데, 그런 외교를 하지 않는 나라는 없어요. 과거 정부들 역시 모두 실용외교를 하려고 노력했지만 그걸 함부로 드러내지는 않았어요. 왜냐 하면 ‘나는 당신네 주머니에 든 돈을 뺏기 위해 외교를 한다’고 대놓고 말하면 좋아할 나라는 없으니까요. 속내는 그렇더라도 외교적으로는 우아하고 품격 있게 말해야 하는 법입니다. 앞으로 품격을 갖추면서도 실리를 찾는 외교를 해주기 바랍니다.
글·최호열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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