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긋불긋 단풍이 살짝 물들기 시작한 지난 9월 24일 경북 영주 소백산 자락. 어른 하나에 청소년 2, 3명씩 짝을 이뤄 총 10팀 남짓이 소백산 산행을 시작했다. 3시간에 걸쳐 고개 하나를 넘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에 사실 산행이라고 할 것도 없다. 그래도 괜찮았다. 애초 이들의 목적은 산행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죽계구곡(竹溪九曲)을 따라 걸어가면서 이들이 진정 하고자 했던 것은 자연 속에서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었다. 그리고 소통을 통해 길 위에서 꿈과 희망을 찾는 것이었다.
지난 9월 24~25일 영주 소백산에서 ‘청소년여행문화학교’가 그 첫걸음을 내디뎠다. 청소년여행문화학교는 청소년들에게 우리의 자연과 역사문화를 배우고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이 건강한 자아를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희망 프로젝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 시범사업과 연계해 운영되는 것이 청소년여행문화학교의 특징이다. 청소년 상담 경험자 등 청소년 멘터링이 가능한 멘터 1명이 2, 3명의 청소년과 함께 걸으며 긴밀한 소통을 시도한다. 또한 여행 때마다 음악, 미술, 연극, 춤과 같은 문화예술 체험을 통해 청소년의 내면을 치유할 치유전문 멘터 1명, 그리고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의 특별 멘터 1명도 여행에 동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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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중순까지 총 7회에 걸쳐 운영될 예정인 청소년여행문화학교의 첫 번째 주인공들은 23명의 대안학교 아이들이었다. 10명의 멘터와 배우 정수영 씨, 춤 치유전문가 전소연 씨가 각각 특별 멘터와 치유전문 멘터로 함께했다.
영주 소백산에서 1박2일 코스로 이뤄진 여행문화학교는 첫날 소백산 자락길 산행에 이어 저녁에는 춤 치유 전문가 전소연 씨가 춤을 통해 아이들과 교감을 나누었다. 춤 치유 시간에는 몸 풀기 체조, 음악에 맞춰 느낌을 자유롭게 표현하기, 꼬리잡기, 둥근 천 안에서 다 함께 움직이기 등이 이루어졌다. 함께 참여한 멘터들에 의하면 처음에는 어색해하고 민망해하던 아이들이 점차 놀이를 즐기기 시작했고, 스킨십을 통해 아이들끼리 더욱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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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에는 특별 멘터와의 특별한 만남이 마련됐다. 특별 멘터로 참여한 배우 정수영 씨가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사과 따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아이들은 “처음엔 연예인이라서 반감이 있었는데 먼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우리랑 편하게 얘기해줘서 좋았다” “사과 따고 장난을 치면서 친해졌다”며 함께하는 내내 밝은 표정을 보였다.
멘터로 참여한 마술사 박종국 씨는 아이들과 하루 종일 함께하면서 학창 시절 방황했던 자신의 청소년 시절 경험담과 마술을 통해 꿈을 갖게 된 사연을 고백했다.
“제 이야기를 먼저 들려주면서 아이들에게 다가갔더니 아이들이 쉽게 마음을 열더군요. 한 아이가 이런 말을 했어요. 모든 것을 혼자 판단하고 해결해야 했고, 그것이 너무 벅찼다고요. 그래서 자꾸 쉬운 길을 택했는데 자기 옆에 기대고 의지할 누군가가 있었더라면 나쁜 길로 가지는 않았을 것 같다고요. 그 이야기를 듣는데 가슴이 짠했어요.”
박 씨는 아이들과 충분한 교감을 나누기엔 1박2일이란 시간은 너무 짧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아이들 또한 짧은 만남이 아쉽다며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도시에서 평범하게 만났더라면 이 정도의 교감도 불가능했을 거예요. 자연 속에 있었기 때문에 쉽게 속내를 털어놓고 소통할 수 있었죠.”
청소년여행문화학교는 올해 우선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 고등학생 이하의 다문화 및 한부모가정, 탈학교, 장애, 저소득층 등 소외되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시범 실시된다. 내년부터는 범위를 확대해갈 예정이다.
올해의 일정 및 프로그램은 (사)사회문화나눔협회와 (사)한국청소년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매회 참가 인원은 25명,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는다. 신청은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홍성운 사무관은 “입시 위주의 교육, 자극적인 현대문화, 각종 사회문제 등이 청소년들의 정서를 황폐하게 하고 지치게 만든다”며 “청소년여행문화학교를 통해 청소년들이 그들의 고민과 정신적 피로를 해소하고 치유할 수 있길 바란다. 나아가 청소년들이 꿈과 희망을 찾고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백경선 객원기자
(사)사회문화나눔협회 Tel 02-2235-4607 scsa.kr
(사)한국청소년재단 Tel 02-796-7855 dreamyouth.or.kr
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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