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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취업했어요

2009.11.14 부처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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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정(28) 씨는 지난달 ‘사진쟁이’로 일했다. 사진쟁이는 작년에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받은 문화예술단체인 ‘공공미술프리즘’ 소속 사진 강사의 별칭이다. 김 씨는 10월 초 공공미술프리즘에 취직하자마자 소외지역 대상 생활문화공동체 프로젝트에 투입돼 고양시 백석동 흰돌마을 영구임대아파트의 노인 10여 명에게 사진을 가르쳤다. 노인들의 작품은 10월 말에 열린 ‘백석 한마음 대축제’에 전시되고, 언론에도 소개됐다.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김 씨는 서울의 한 갤러리에서 큐레이터로 일했다. 같은 미술을 다루는 직업이지만 느끼는 보람은 천지 차이다.
 

“전공(미술)을 사회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쓰고 싶었어요. 제 가치관과 회사의 비전이 일치하는 회사를 찾다가 사회적 기업인 공공미술프리즘에 입사했습니다. 경제적으로는 예전보다 어려워도 하고 싶은 일을 찾은 지금이 훨씬 즐거워요.”
 

김 씨가 새로운 길을 찾는 데 도움을 준 것은 서울고용지원센터의 ‘성취 프로그램’이다. 고려대학교 미술교육과 석사 졸업 후 1년간 갤러리에 다니다 그만두고 일자리를 알아보다가 취업 실전 기술을 가르쳐준다는 성취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지난 여름 5일 동안 김 씨는 이력서, 자기소개서 쓰는 법, 모의 면접, 면접 동영상 등의 실전 코스를 밟았다. 특히 동영상 모의 면접 때 손 제스처를 줄이고, 하고 싶은 말을 두괄식으로 피력하라는 피드백을 받은 게 큰 도움이 되었다며 주변 구직자들에게도 성취 프로그램을 적극 권한다.





 

 




“취업난을 남의 얘기로만 알았어요. 처음엔 ‘어디든 안 되겠어?’ 하는 자신감으로 취업 전선에 섰어요. 하지만 작년 하반기 경기가 나빠지고 취업 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어학 점수나 수상 경력이 미흡한 제 스펙으로는 취업 바늘구멍을 뚫을 수 없었습니다. 남들처럼 스펙을 쌓기에는 때를 놓친 것 같았고요.”
 

2월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윤혜린(24) 씨가 석 달 동안 냈던 이력서만 50여 장. 대부분 면접도 가기 전에 서류 전형에서 미끄러졌다. 윤 씨는 절박한 심정으로 학교 취업 게시판을 뒤지다 중소기업 인턴제를 알게 되어 지원했다. 온라인 광고회사인 링크프라이스에 인턴으로 들어가 광고사업팀에서 6개월간 열심히 뛴 결과 윤 씨는 10월에 정규직으로 채용됐다. 링크프라이스는 온라인 광고업계의 중견회사로 직원이 1백50여 명이다.
 

“6개월의 인턴 생활이 제 숨은 적성을 찾아주었어요. 전공과는 다른 광고 일이 처음엔 낯설고 막연했는데, 실전에 바로 투입되어 일하면서 제 적성과 열정을 발견했습니다.”





 

 




백승훈(28) 씨는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지방대 출신 취업 준비생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흔쾌히 취재에 응했다.
 

“영남대 졸업을 1년 앞둔 2006년, 휴학을 하고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 생활을 시작했어요. 1년 바짝 준비하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할 수 있다고 자만한 거죠. 화려한 취업 스펙(학력, 학점, 토익 점수 따위를 합한 것을 이르는 신조어)이 따라주지 않으니 공무원 시험에 목숨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시작한 공부가 3년차가 되자 정말 암울 그 자체였습니다. 멀쩡한 사람이 왜 대인기피증, 자살 충동이 생기는지 알겠더라고요.”
 

방황하던 백 씨에게 노동부의 ‘뉴스타트 프로그램’은 뜻밖의 돌파구였다. 뉴스타트 프로그램은 청년 구직자들이 취업할 때까지 직장체험, 직업훈련, 취업 알선 등을 1년간 지원하는 종합 취업지원 서비스다. 백 씨는 4주간의 1단계 프로그램을 통과한 후 3월에 대구 수성구청소년수련관 총무 담당직을 지원해 당당히 합격했다.
 

“뉴스타트에서 구직 스킬도 얻었지만, 담당 선생님께 칭찬을 들으면서 잃어버린 자존감을 회복했어요. 구직 기술만 키워봤자 취업이 되어도 그만두고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자기만의 마인드맵을 그려 강점과 약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자신감을 업그레이드하세요.”
 

백 씨는 고교 시절 댄스 그룹을 만들어 공연하고, 대학 시절 집 근처 복지관에서 청소년 댄스 동아리를 이끌기도 했다. 한때 춤을 춘다는 이유만으로 불량 청소년으로 낙인찍혔지만, 도리어 그 재주가 취업에 도움이 되었다고. 백 씨는 평생 사회적 약자인 청소년을 위해 희망을 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한다.





 




졸업 학점 4.29(4.5만점)로 부산대 신문방송학과를 한 학기 조기 졸업한 노은영(23) 씨. 대학 시절 포항MBC ‘동해청소년영상상’, 시청자미디어센터 ‘2006년을 빛낸 퍼블릭 엑세스상’, 부산상공회의소 ‘부산 사랑 우수 인재상’ 등을 휩쓴 노 씨에게도 취업의 벽은 높았다.
 

방송국 시험에 세 차례 낙방하는 등 쓴맛을 본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2009년 2월부터 ‘행정인턴’을 시작했다. 5월까지 석 달간 남해지방해양경찰청(남해청)의 홍보직 인턴으로 해양경찰의 홍보영상을 기획, 촬영, 편집하고 언론에 공개하는 일을 했다. 노 씨는 당시 활약상을 ‘꽃보다 해경(海警)’이란 수기로 재치 있게 담아 행정인턴제의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에 제출했다.
 

“인턴을 시작하자마자 ‘해양긴급신고 122’ 홍보 영상을 완성했고, 해군 함정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긴박한 현장 촬영까지 스릴 넘치는 하루하루를 보냈다. 언론고시를 준비하며 많이 좌절하고 아파하기도 했던 나를 위로해주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해준 해경인턴 생활은 상상 이상의 행복이었다.”
 

노 씨는 당시 제작한 홍보 영상물이 남해청 홈페이지에 올라가고, 부산시청 앞 전광판에 표출되는 영광도 누렸다. 행정인턴을 마치기 직전인 5월 말 효원굿플러스에 홍보마케터로 채용됐다. 효원굿플러스는 부산대 평생교육원, 영화관, 서점 등이 입점한 복합 문화쇼핑몰로 부산대와 민간 기업이 공동 투자한 회사다.
 

“면접관이 ‘행정인턴으로 일했던 열정을 우리 쇼핑몰에서 한번 펼쳐보겠느냐’고 했을 때 합격 예감을 느꼈어요. 지금 홍보마케팅을 하는 데도 당시 인턴 경험을 잘 살리고 있습니다.”
 

각종 이벤트와 공연을 기획하고,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보내며 매장내 광고물을 제작하는 것까지 노 씨는 그야말로 팔방미인 솜씨를 발휘하고 있다.
 

글·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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