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부터 부동산 분양시장이 크게 변한다. 공공택지에만 적용하던 분양가상한제가 모든 주택으로 확대 적용되고 청약가점제도 무주택자가 높은 점수를 받도록 하는 등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또 채권매입 상한액이 80%로 낮춰지고 10월 초에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및 환매 조건부 분양주택 시범 사업도 추진된다. 이에 따라 무주택자들은 보다 값싸고 빠르게 내집 마련을 할 수 있게 되고 주택시장도 한층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분양가상한제 ▶ 공공주택 부문에만 적용돼 왔던 분양가상한제가 민간까지 확대된다. 민간아파트의 분양가를 통제하지 못할 경우 집값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따라서 분양가 자율화는 8년 만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분양가상한제와 새롭게 개선된 건축비를 적용할 경우 송파와 광교신도시는 3.3㎡당 900만 원대, 동탄2 신도시와 김포, 파주, 영종·청라지구는 800만 원대, 양주신도시는 700만 원대에 분양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종대 건설교통부 주거복지 본부장은 “과거에는 민간주택 건설회사가 가산비를 신청하면 일정비율로 반영됐지만, 분양가상한제에서는 분양가 심의위원회가 가산비의 각 항목별로 심의를 거쳐 적정성을 판단한 뒤 반영하게 되기 때문에 가산비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분양원가 공개 ▶ 집값을 잡기 위해 함께 제한적으로 분양원가도 공개된다. 공개대상은 수도권과 분양가 상승 우려가 있는 곳 가운데 대통령령이 정하는 지역이다. 분양원가 공개항목은 공공택지 61개, 민간택지 7개 항목이다.
채권매입제 ▶ 현재 주변시세의 90%인 채권매입액 상한선이 80% 수준으로 낮아진다. 이는 실질 분양가를 낮추고 시세 차익이 크게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분양가가 높을 경우 인근 집값이 함께 오르는 부작용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약가점제 ▶ 30년 동안 유지돼 온 추첨제 방식의 아파트 청약제도가 가점제 방식으로 바뀐다. 무주택기간, 부양가족수, 청약통장 가입기간을 기준으로 점수를 매겨 점수가 높은 순으로 분양된다.
가점제는 청약저축 가입자에 대해서는 현재처럼 순차제를 계속 유지하고 청약예·부금 가입자에 대해 적용된다. 60세 이상 직계존속은 3년 이상 동일한 주민등록표상에 등재됐을 때만 인정된다. 직계존속소유의 한 주택까지는 무주택으로 간주하지만 2주택 이상이면 1주택 당 5점씩 감점된다.
토지임대부·환매조건부 시범실시 ▶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및 환매조건부 분양주택 시범사업이 10월 초 군포부곡지역을 대상으로 추진된다. 분양주택은 각각 350여 가구 내외로 공급될 계획이며 규모는 75~85㎡가 될 예정이다.
기 타 ▶ 청약시 교통 혼잡을 유발하거나 긴 줄서기 등으로 청약자가 불편했던 점을 방지하려고 인터넷 청약을 기존 수도권 분양에서 전국으로 확대·시행한다. 청약 내용을 잘못 입력해서 당첨된 경우 부적격 처리되므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입주자 모집 업무를 은행에서 전담함으로써 입주자 선정업무의 투명성을 높인다.
이선민 기자

지난 7월 중순 이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가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을 미치고 있다. 한 동안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던 국내 주식시장도 지난 8월 17일에는 최고점 대비 18.3%까지 하락하는 등 그 충격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음을 보여주었다. 이를 계기로 이번 사태가 국내 부동산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이를 논의하려면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관련한 주택금융의 메커니즘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란 주로 모기지 전문 금융회사가 신용도나 소득이 낮은 주택매입자를 대상으로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을 말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취급액의 급증(2002년 이후 연평균 증가율 47%)은 ‘대출채권의 유동화’라는 선진적 금융기법에 힘입은 바 크다. 모기지 회사는 주택담보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한 모기지 담보채권(RMBS)의 발행을 통해 신용리스크를 투자자에게 전가함과 동시에 대출재원을 계속 조달할 수 있었다. 투자은행, 헤지펀드 등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는 RMBS 등을 기초로 발행되는 채무담보부증권(CDO)을 매력적 투자수단으로 여겼다. 이번 사태는 이들 투자자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연체율 상승에 따라 대규모 손실을 입게 되면서 촉발된 것이다.
본질적으로 이번 서브프라임 사태는 풍부한 유동성 하에서 상환능력이 부족한 차입자에게 과도한 대출을 제공한 데서 비롯됐다. 미국에서 대출채권의 유동화, 발달된 파생금융시장의 존재는 분명 저신용 계층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에 따른 금융의 중층화(multi- layering)가 리스크의 소재 불명확, 리스크관리 책임의 모호화 등과 같은 부작용을 초래한 측면이 있다. 이번 사태를 선진국발 금융위기로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가 우리나라에서 유사한 형태로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하겠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에서는 부동산담보대출의 증권화가 거의 전무해 미국에서처럼 부동산담보대출 부실화가 여타 권역 금융회사의 건전성 악화로 파급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
더욱이 담보인정비율(LTV)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경우 약 90%에 달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흔히 비견되는 저축은행 주택담보대출의 경우에는 6월말 현재 68%(은행의 경우 49%)에 불과하다. 이를 반영해 주택담보대출 연체율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14%에 육박하는 데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은행 1%, 저축은행 9% 수준에 그치고 있다.
부동산경기를 진정시키려 한 이들 조치는 발표 당시 과도한 부동산시장 개입이라는 비판도 없지 않았지만, 지금에 와서는 오히려 시의적절한 선제적 대처였다고 평가받고 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가 국내 부동산시장에 미칠 직접적인 파급효과는 대단히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당국에서는 간접적 경로를 통해 파급될 수 있는 악영향의 형태와 정도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경기둔화는 우리나라의 실물경기(수출, 고용, 소비 등) 부진이나 심리적 불안에 의한 전염효과(contagion effect) 등의 형태로 국내 부동산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강력한 종합부동산세 정책과 주택공급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안정을 찾고 있는 시점에서 정부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8·31 정책의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입니다.”
종합부동산세 등 세제정책을 총괄하는 재경부 허용석 세제실장은 1가구 장기보유자와 고령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완화 논란에 대해 쐐기를 박았다.
최근 ‘1주택자에게 종부세를 부과하는 것은 재산권 침해 우려는 있다’는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이 있었지만 1가구 1주택자에 대해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완화하는 것은 과세 형평상 어렵다는 것이다.
허 실장은 “예를 들어 4억 원짜리 주택을 두 채 보유한 사람은 종부세 과세대상이 되고 12억 원짜리 집을 한 채 가진 사람은 과세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이 경우 과세불공평이 발생해 정책 신뢰는 물론 효과도 반감된다”고 지적했다. 가격을 기준으로 보유세 과세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과세형평에 맞는다는 얘기다.
그는 “올들어 5년 가까이 이어져온 부동산 광풍이 잦아들면서 가까스로 집값이 잡히고 있는데 그 중심에 종부세가 있다”면서 “투기세력에게 빈틈을 주지 않도록 부동산 조세정책의 일관성을 훼손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종부세 틀이 유지되는 한 주택을 자산 증식 수단으로 삼는 일은 어려워질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6월 30일 세제실장으로 승진한 허 실장은 8·31 부동산정책 실무기획단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당시 조세국장의 위치에서 부동산 세제 개편에 따른 세부안 마련에 주력했다.
“세부담 증가에 따른 여론의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한 네티즌 여론수렴과 함께 전문가, 시민단체, 업계의 의견도 폭넓게 청취하는 한편 문구 하나하나에도 신중을 기울였다”고 회고한다.
정책 추진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때가 언제냐는 질문에 그는 8·31 부동산 세제개편은 과거 불합리했던 제도들을 개선하고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는 세제정상화 조치였지만 일부 언론에서‘세금폭탄론’을 제기했을 때라고 지적한다.
세금이 늘어나는 사람은 종부세 대상자와 1가구 2주택 이상 보유자 등 일부인데도 마치 국민의 대부분인 중산층이 세금 폭탄을 맞는다는 논리로 비판할 때 무척 황당했단다.
“정부가 종부세로 집부자들을 때려잡는다며 부유층의 ‘조세저항’ 운운했던 일부 언론들의 보도를 보면 안타깝죠. 지난해 종부세 부과를 놓고 논란을 빚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납부 대상자의 90%가 2주택 이상 보유자로 밝혀지지 않았습니까. 세금 부담이 증가했지만 늘어난 재산 가치에 대한 최소한의 의무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진짜 세금폭탄은 땅부자들에게 안겨졌다. 처음부터 땅 투기에 대해서는 아주 엄정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금융전문가나 세제전문가 등은 한결 같이 종부세 정책을 강력한 정책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양도소득세율이 9~36%에서 50%로 높아졌고 과세방식은 단일세율로 일원화됐으며 과표도 실거래가격으로 부과됐기 때문이다.
허 실장은 “시장이 안정돼 가는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기존 정책을 정착시켜 시장의 신뢰를 확고히 하는 일”이라며 “앞으로도 부동산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8·31정책은 정부수립 후 발표한 어떤 투기대책보다 종합적이고 획기적인 것입니다. 투기억제를 위한 근본적인 장치들을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실거래가 신고제 도입 등을 통해 오랫동안 왜곡되어온 우리나라 부동산제도를 합리화·정상화했고, 실수요에 부응한 공급을 확대하는 정책이었습니다.”
박선호 건설교통부 주택정책팀장은 8·31정책 발표 2주년을 맞은 소감에 대해 무덤덤하게 답했다. ‘집값 안정’이라는 목표 아래 지속된 부동산정책의 성패 여부는 여전히 엇갈리고 있지만 8·31정책이 갖는 의미는 긍정적으로 평가돼야 하는데 그렇지가 못해 아쉽다는 것이다.
8·31정책이 보유세 강화를 통한 투기억제와 함께 공급확대, 거래 투명성 제고 등의 내용으로 구성됐지만 아직 공급확대 정책은 진행 중인 만큼 평가는 더 두고 봐야 한다는 뜻이다.
박 팀장은 “부동산불패 신화를 불식하기 위한 씨는 이미 뿌려졌다고 생각하며, 머지않아 이 망국병은 치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05년 7월 8·31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구성된 ‘부동산정책 실무기획단’에 건교부 측 실무자로 참여했다.
부동산정책 실무기획단은 한 달 전 ‘다시 원점에서 근본대책을 8월말까지 마련하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를 수행하기 위해 구성된 부동산 정책의 드림팀이다.
기획단 회의는 정문수 당시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주재했고 총리실, 재정경제부, 건설교통부, 행정자치부, 국정홍보처, 등 관계기관 차관보급 실무자들이 참여했다.
“첫날부터 난상토론이었어요. 첫 회의가 7월 4일 청와대 경제보좌관실에서 열렸는데 분위기가 무척 무거웠죠. 백지상태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 국민들로부터 절대적으로 신뢰받을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는 등의 자성 섞인 목소리도 나왔죠”라고 회고했다.
난산을 예고하는 시작이었다. ‘수요억제’냐 ‘공급 우선’이냐는 실무자간의 격렬한 토론이 벌어지는 것은 부지기수였단다.
박 팀장은 정책 발표날짜 D-데이가 8월 31일로 잡히자 당시 실무책임을 맡았던 김석동 재정경제부 차관보가 ‘국민에게 약속한 날짜는 지켜야 한다’며 국장급에서 사무관까지 합숙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8월 한 달 내내 정부 과천청사 인근 그레이스 호텔 1022호실에서 합숙을 했다. 여름휴가를 전원 반납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었다. 합숙하는 동안 회의자료를 만들기 위해 들어간 복사지 분량만 A4 용지 4만여 장에 달하고 외부에서 별도로 6만여 장을 인쇄하기도 했단다. 특히 정책의 성공을 위해 정책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국민여론을 수렴했다.
정부는 정책이 최종 확정될 때까지 당정 협의 등 논의의 전 과정을 부처 홈페이지 등 인터넷에 실시간으로 공개했고 7월21일부터 8월 24일까지 두 번에 걸쳐 전국단위의 여론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그래서 8·31정책을 ‘국민 참여 부동산 정책’이라고도 한다. 박 팀장은 “투기 심리가 20년 이상 지속한 만큼 안정 기조를 확신하기에는 아직 이른감이 있지만 투기 수요 억제를 위한 정책의 일관성을 확고히 유지하며 실수요자를 위한 공급 확대 정책을 가속화해 집값 안정은 물론 정책신뢰 회복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글 권태욱 기자 사진 한준규 기자

정부는 8·31 부동산 정책에서부터 올해 초 1·11정책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고, 일관되게 투기수요 억제와 주택시장 안정 기조를 정착시키기 위해 매진해왔다. 종합부동산세, 1가구 2주택 양도세 중과,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도, 주택대출규제 강화 등을 통해 부동산 투기수요를 차단했고, 실거래가 신고 및 등기부 기재제도를 통해 부동산거래를 투명화하는 제도적 기반도 마련했다.
이러한 노력의 성과일까. 8·31정책이 나온 지 2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꺾일 줄 모르던 집값은 상당기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시세상승을 견인했던 인기지역의 재건축 아파트값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집값 하락세는 강남권뿐 아니라 그동안 집값이 급등했던 버블세븐지역에서도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주택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정책효과 가시화 … “올해는 불안 없을것”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와 급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의 시장전문가들도 올해만은 집값의 큰 상승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문가의 시장예측력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이제는 본격적으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는 것 같다.
최근에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전 세계를 긴장케 한 일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집값도 급락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까지 있었다. 우리에게는 생소하던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부실이 도대체 우리나라와 무슨 관계가 있기에 그러는 것일까 하고 놀라기도 했다.
그만큼 심리적으로도 집값 하락에 대한 걱정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비우량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많지 않고,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대한 투자 비중도 낮아 큰 문제가 없다는 보고가 나오면서 불안하던 시장은 안정을 찾은 것 같다.
돌이켜 보면, 지난 2년 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오히려 시장을 교란하고, 집값 상승의 원인이었다는 비판을 계속 받았고, 더구나 지난 6월에 발표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2007년 한국경제보고서’에서는 예년과는 달리 부동산 부문에 대한 많은 권고를 하기도 했다. 보고서의 상당부분을 부동산에 할애하면서까지 정부의 부동산 대책의 반 시장성을 문제 삼기도 했다. 주요 요지는 한국의 주택가격 상승률이 OECD 국가 평균보다 낮은 데도 참여정부 이후 취해진 부동산 규제가 너무 지나치며, 특히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에 편중된 집값 급등을 한국 정부가 너무 확대 해석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평가를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러한 평가가 객관적인 사실이라면 왜 우리 정부는 그토록 많은 대책을 내놓았으며, 언론을 비롯한 시장 참여자들은 주택시장의 버블붕괴를 그토록 우려하였던 것일까? 아직도 부동산정책을 바라보는 시각은 대내외적으로 이견이 존재하고 있다.
이제 곧 하반기 주택시장의 최대 이슈가 되고 있는 ‘분양가상한제’와 ‘청약가점제’가 시행된다. 어쩌면 참여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중요한 시점이라 생각된다. 9월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정부와 건설업계의 주장은 여전히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 동안 분양가상한제는 민간의 이윤을 줄이고 사업을 위축시켜, 결국 공급부족과 집값 상승이라는 악순환을 부를 것이란 비판이 계속 제기됐다.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민간택지까지 포함한 전면적인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한 것은 분양가를 ‘택지비+기본형 건축비+가산비’ 범위 이내로 제한해 실질적인 분양가 인하를 유도함으로써, 서민에게 주택구입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민간건설업체가 이윤이 다소 줄어든다고 해서 계속 진행하던 사업을 급속히 축소시키기는 어려운 측면도 있고, 집값의 상승은 분양가상한제에 의해 감소한 공급량보다 대출규제, 대출금리 변화 등에 따른 주택수요의 변화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연말까지 아파트를 처분해 상환해야 하는 처분조건부 대출이 4만6000건이며 금액으로는 약 5조 원에 달하고 있어, 이 중 50%만 시장에 매물로 나온다고 가정해도 주택공급 부족을 다소 완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도 그 개연성이 확인된 바 있다.
한편으로는 분양가상한제에 따른 저렴한 주택을 실수요자에게 공급하기 위해 마련한 청약가점제의 시행은 주택수요자의 행태를 크게 바꿀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청약시장은 새롭게 집을 구하고자 하는 신규수요와 면적을 넓혀가고자 하는 대체수요가 주도했다. 청약가점제는 무주택기간, 부양가족수, 청약통장가입에 따른 당첨가능성이 달라지므로, 당첨가능성이 높은 무주택자는 분양주택을 중심으로, 주택을 교체하고자하는 유주택자는 기존 재고주택을 중심으로 수요행태가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공급방식의 변화가 주택시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모니터링도 필요할 것이다.
8·31 부동산정책 발표 이후 2년의 시간이 숨 가쁘게 지나갔다. 초기에는 주택가격의 등락에 상당히 민감하기도 했었다.
당시에 매주 발표되는 아파트값의 상승률에 모든 매체와 여론이 들끓는 상황에서 정부도 이를 의연하게 대처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부동산시장이 보다 정상적인 모습을 찾아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좋은 평가를 받기를 기대해본다.

부동산정책은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양도세나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정책이 있다. 두 번째로 주택과 토지를 공급하는 정책이 있고 마지막으로 가수요를 차단하는 각종 억제책이 있다. 수십 년 동안 공급이 일정한 수준으로 이뤄지지 않고 세금정책과 가수요 차단책이 오락가락하면서 국민의 머릿속에는 ‘부동산 불패신화’가 자리잡게 됐다.
양도세 등 세금정책과 투기이익 환수
오락가락 부동산정책 중 가장 대표적인 예는 양도세다. 양도세는 1967년 11월 탄생한 부동산 투기억제세로부터 시작된다. 당시 부동산 투기억제세는 토지의 양도차익에 대해 50%의 세율을 적용했다. 이후 1974년 종합소득세 제도가 탄생하며 건물의 양도차익까지 포함한 양도세가 골격을 갖췄다.
양도세는 이후 오락가락을 거듭하며 부동산 경기 조절 수단으로 이용된다. 중동의 오일머니가 국내로 유입돼 부동산 투기가 극심했던 1978년 강화됐다가 경기가 꽁꽁 얼어붙은 1981년 완화된다. 다시 3년 연속 흑자 달성 등으로 부동산 경기가 들끓었던 1989년 강화됐다가 IMF로 사상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었던 1999년 다시 완화된다.
양도세는 여러 한계를 안고 있었다.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과세되지 못했고 미등기 전매도 가능했다. 부동산 세제의 정상화를 개혁과제로 내세운 참여정부는 2005년 8·31 정책을 내놓으며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와 등기부 기재제도를 도입하며 그동안의 한계를 일소했다. 또 6억 원이 넘는 고가 주택에 대해선 6억 원 초과분에 해당하는 양도차익을 과세해 형평성을 제고했다.
양도세가 거래세라면 종합부동산세는 보유세다. 보유세는 크게 종합토지세와 재산세로 나눌 수 있다. 1990년 도입된 종합토지세는 개인이나 법인별로 보유한 모든 토지에 과세하는 것이다. 그러나 과표가 낮았고 과세체계가 복잡해 2002년 현재 종토세 납세자의 91.4%가 10만 원 미만을 납부할 정도로 효율성이 떨어졌다.
보유세의 다른 축인 재산세도 기형적이긴 마찬가지였다. 건물을 과세대상으로 한 재산세는 시세와 관계없이 면적과 신축연도에 따라 세금을 부과해 형평성이 떨어졌다.
참여정부는 ‘보유세 강화’ 기조 아래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여러 논란 끝에 지난 2004년 9월 주택과 비업무용 토지에 과세되는 종합부동산세 기본안이 공식확정됐다. 1차 지방세는 지자체가 낮은 세율로 과세하고 2차로 일정액 이상에 대한 국세는 사람별로 전국을 합산해 종부세로 과세한다는 것이다.
2004년 12월 30일 국회를 통과한 종부세법안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일부 의원의 반대로 적용대상이 주택 6억 원 이상(10만 명)에서 9억 원 이상(3만5000명)으로 낮아졌고 세부담 인상 상한선도 당초 100%에서 50%로 낮춰졌기 때문이다. 명의를 나누면 세금을 피할 수 있는 사람별 합산 원칙도 문제였다.
참여정부는 2005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하자 종부세를 본래의 모습으로 돌려놨다. 사람별 과세에서 세대별 과세로 바꾸고 과세대상을 6억 원 이상으로 강화했다. 세부담 상한선도 전년 대비 3배로 확대했다. 보유세를 강화한다는 오래된 목표가 달성된 순간이었다.
신도시 개발로 주택 공급 확대
모든 상품의 적절한 가격은 공급과 수요가 맞아 떨어져야 가능하다. 이는 부동산정책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런 까닭에 정부는 수십 년 동안 일정 수준의 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정책을 제시했다. 대표적인 정책이 신도시로 대표되는 대규모 주택공급이었다. 대규모 주택공급이 발표된 것은 1972년 250만 가구 건설계획, 1980년 500만 가구 건설계획, 1989년 200만 가구 건설계획 등이 대표적이다. 당시 정부는 취약한 권력기반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얻기 위해 주택공급 계획을 내놨지만 재원 부족 등의 이유로 실제로 실현된 것은 1989년 200만 가구 계획이 처음이었다.
노태우 당시 대통령은 집짓는 대통령으로 남고 싶다고 할 정도로 주택문제에 애착을 보였다. 이는 3저 호황으로 시중 유동성은 늘어났지만 주택 공급은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면서 집권 3년 만에 집값이 56% 오르는 등 주택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서민의 주거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선 정권 유지가 힘들 정도였다.
정부는 일산과 분당을 포함, 전국에 주택 200만 가구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일사분란하게 진행했다. 급히 먹으면 체하기 마련인 것처럼 급히 추진된 200만 가구 건설계획은 불량레미콘파동과 건설자재 품귀현상, 임금상승 등 갖가지 부작용을 가져왔다.
이런 까닭에 신도시 공급계획은 국민의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금기시됐다. 신도시 논의가 재개된 것은 2000년 이후. 난개발이 사회적 문제로 등장하자 신도시를 통한 계획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판교신도시다. 이후 참여정부는 8·31 정책을 내놓으면서 연간 991.7㏊(300만 평)씩 5년간 택지 4958.7㏊(1500만 평)을 확보하기로 했다. 또 송파신도시를 추가건설하고 김포·양주신도시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참여정부는 이후에도 파주신도시를 확대하고 검단신도시를 추가건설하기로 하는 등 가시적인 공급확대 계획을 내놨지만 택지확보에서 주택공급까지 걸리는 4~5년의 시차 때문에 즉각적인 주택공급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공급을 늘리더라도 돈이 부족한 서민·중산층에게는 그림의 떡이 될 수 있다. 주택자금 대출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까닭이다. 그러나 역대 정부는 재원부족을 메우기 위해 민간의 돈을 모아 건설사에 지원해왔기 때문에 서민용 주택마련대출의 문턱은 높았다.
가수요 억제와 건설경기 부양의 딜레마
IMF 외환위기 이후 금융환경이 변화하면서 서민 주택자금 대출은 용이해졌지만 높은 이자에 단기대출을 받아도 3년만 지나면 대출금을 갚고도 남는 부동산 열풍 탓에 단기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이 대부분으로 ‘가계 부실 우려’를 안고 있었다. 참여정부는 2004년 3월 주택금융공사를 설립해 10년 이상의 장기고정금리로 2006년 6월까지 11만1000가구에 8조 원의 주택구입자금을 지원했다.
한편 재원이 부족했던 과거 정부는 민간의 돈으로 주택을 건설해 필요한 이에게 공급하는 정책을 선택했다. 이를 위해선 주택시장과 건설경기는 살리되 투기열풍은 잠재워야 한다는 이율배반적인 목표를 동시에 추진해야 했다. 이 때문에 건설경기가 과열하면 강력한 진정대책을 내놓았고, 건설경기가 침체하면 강력한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다. 여기에 이용된 것이 바로 분양가상한제와 청약제도였다.
1970년 후반 오일머니가 국내로 유입되자 주택수요가 늘고 이에 호응하듯 각 건설사가 주택분양가를 지속적으로 올려 비난의 대상이 됐다. 대책마련에 착수한 정부는 분양가상한제를 도입했다. 또 투기열풍이 여전한 상황에서 분양가만 낮추면 수요가 급증할 수 있어 청약제도도 도입했다. 주택 분양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을 정한 뒤 신청한 사람 중에서 추첨을 통해 분양자를 결정하는 방식이었다.
강남 일부 지역에 투기열풍이 불었던 1982년 정부는 분양가상한제를 유지하면서 시세차익을 줄이기 위해 채권입찰제를 도입했다.
1988년 주택수요는 급증했지만 공급량은 늘지 않자 정부는 평당 134만 원이라는 일률적인 분양가상한제를 원가연동제로 변경해 건설경기를 진작하는 한편, 1가구 다주택자는 물론 일부 1가구 1주택자까지 민영아파트 1순위에서 제외하는 등 청약제도를 대폭 강화해 가수요를 차단했다.

임대주택의 역사
1997년 IMF 외환위기로 주택수요가 줄고 그 결과 주택경기까지 침체하자 정부는 경기를 살리기 위해 갖가지 규제를 폐지한다. 우선 청약 1순위 제한을 폐지하고 20년 이상 이어졌던 청약통장 1세대 1구좌 원칙까지 폐지했다. 청약통장과 분양권, 주택전매 제한도 폐지됐다. 주택 경기를 살리기 위해 분양가상한제(원가연동제)도 폐지해 자율화했다.
그 결과 주택수요는 급증했고 분양가도 천정부지로 높아졌다. 참여정부는 이에 다시 원가연동제를 도입하는 한편 기존의 추첨 중심의 청약제도 대신 청약가점제를 도입했다. 추첨중심의 청약제가 가수요까지 유발하는 반편 청약가점제는 무주택 연수 등에 점수를 매겨 실수요자를 걸러내는 방식이다. 청약가점제는 9월부터 분양되는 아파트부터 적용된다.
참여정부는 원가연동제로 위축될 수도 있는 주택공급에 대비하고 서민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공공부문의 임대주택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임대주택은 1970년대 초반부터 건설됐다. 하지만 분양주택과 마찬가지로 민간의 힘으로 추진됐던 탓에 지지부진했다. 민간건설사는 빠른 자금회수를 위해 5년짜리 임대주택을 주로 건설했고, 이탓에 주거안정이라는 목적은 실현되지 못했다.
1987년 6공정부는 대규모 정부재정을 투자해 영구임대주택을 건설했다. 그러나 재정문제로 애초 목표인 25만 호에 미치지 못한 수준인 19만 호 선에서 마무리되고 말았다. 이후 임대주택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민간 주도로 건설됐다.
IMF 외환위기는 임대주택 정책에도 영향을 미쳤다. 국민의정부는 IMF 외환위기로 바닥을 친 주택경기를 살리는 한편 주거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저소득층의 주거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국민임대주택을 건설했다. 이후 국민의 정부는 ‘주택정책사’에서 200만 가구 주택건설 사업에 비견될 만한 ‘임대주택 100만 호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서민의 주거안정을 강조한 참여정부는 국민임대주택 건설 계획을 이어받아 발전시켰다. 2007년 참여정부는 1·31대책에서 공공임대주택 비중을 총 주택량의 20%까지 늘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았다. 참여정부가 본격 건설하기 시작한 임대주택 물량은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쏟아질 예정인데 2008년 5만6600가구로 시작해 이듬해 8만 가구, 2010년 이후부터는 매년 10만 가구씩 공급될 전망이다. 
정책일관성의 중요성
정부는 40년 동안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지만 경기흐름에 따라 오락가락했던 정책관행, 투기이익을 제대로 환수하지 못하는 미흡한 제도, 재정·공공 부문의 역할 미비로 인해 부동산 불패라는 잘못된 믿음을 키워왔다.
참여정부는 뿌리깊은 불패 신화를 꺾고 시장의 기초 질서를 바로 잡기 위해 그동안 좌초됐던 다양한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왔다. 그 결과 현재 부동산 시장은 어느 정도 안정기조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러한 성과는 정책 일관성이 어떻게 견지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또다시 정책 일관성이 흔들릴 경우 부동산 투기가 들불처럼 일어날 것이라는 점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정재용 국정브리핑 기자

[SET_IMAGE]2,original,right[/SET_IMAGE]“월 10만 원에 이만한 집이 어디 있어요. 그것도 서울 도심 한복판에 말이죠. 또 주거환경도 분양아파트 못지않아요. 예전의 임대아파트와는 질적으로 달라도 크게 달라요.”
지난해 12월 국민임대아파트 단지인 서울 성동구 마장동 마장SH빌 72.72m²(22평)형에 입주해 살고 있는 주부 이성순(55) 씨는 임대아파트에 사는 것을 감추지 않고 오히려 자랑을 늘어놓는다.
단지 부녀회장이기도 한 이씨는 옥수동의 39.6m²(12평)짜리 임대아파트에서 10년 살다가 이곳으로 이사해 왔다. 아이들이 성장해감에 따라 작은 집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집을 넓혀가기 위해 돈을 모았다. 먹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들을 꾹 참고 꼬박꼬박 돈을 저금했고 10년 동안 이렇게 모은 돈은 수억 원이 됐다.
하지만 이씨가 큰 아들의 결혼과 사업자금을 대주는 바람에 통장 잔고는 거의 비어버렸다. 내 집 마련 꿈이 날아갈 순간이었다. 이씨는 수천만 원을 대출받아 전세로 사느니 임대료와 관리비가 싼 임대아파트를 다시 선택하기로 결정했다.
지금 시어머니, 남편, 큰아들 내외 등 모두 6명이 함께 살고 있다. 큰 아들이 사업에 실패하면서 부모가 마련해 준 집까지 팔아 빚을 갚았기 때문이다. 방 두개와 거실에 6명의 대식구가 살을 비비며 살지만 서로 불편하고 힘들어도 내일의 희망을 위해 참는다고 한다.
“큰 아들이 다시 일어설 때까지 참고 살 수밖에 없죠. 그래도 임대료가 싸니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빨리 돈 모아서 분가시켜야죠.”
환하게 웃는 이씨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그러면서도 임대아파트 찬사는 계속 이어졌다.
“우선 평수가 넓어 크게 다행이죠. 전에 살던 곳이었다면 견디기 힘들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분양아파트보다 질이 떨어진다는 말은 이젠 안통해요.”
우연히 신문 공고를 보고 입주를 선택했다는 이씨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좋은 조건에 임대아파트에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몰라 안타깝다”며 “지금은 친구들에게 임대아파트에 관심을 가져보라고 권유한다”고 말하면서 특히 쾌적한 단지 환경을 꼽는다.

2년마다 이사·전세금 걱정 없어
“단지 안을 산책할 때 느끼는 편안함이 이전에 살았던 집과는 비교가 안되고 다른 환경과 내부시설도 전혀 분양아파트와 손색이 없다”며 “임대 아파트라고 마감재나 부대시설이 미흡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편견”이라고 강조했다.
이씨는 “10년 전 임대아파트 입주 초기에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할까봐 다시 이사갈 생각도 했었지만 경제적 부담이 적은 임대아파트에 살기를 잘 한 것 같다”며 “열심히 돈을 모아 내 집을 마련할 여유가 돼도 계속 임대아파트에 살 계획”이라며 자랑했다.
마장SH빌은 지하철 5호선 마장역 1번 출구 성동노인종합사회복지관 뒤편에 있다. 임대아파트 단지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중앙에 자리한 넓은 마당과 각종 편의시설 등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지상에 주차장을 두지 않고 모두 지하에 주차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주차공간도 넉넉해 주차문제로 입주민끼리 다투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서울 성동구 옥수동에서 분양받은 민영아파트 105.7m²(32평)형에 살다가 8개월 전 이곳으로 이사한 안효진(48) 씨. 상이용사이면서 개인택시를 운전하는 안씨는 택시 수입만으로 네 식구(딸 2명과 아내)의 생계를 꾸려 나가기가 벅차 옥수동 아파트를 팔고 때마침 분양중인 마장SH빌 국민임대아파트를 신청해 지난해 12월 입주했다. 국가유공자에게 우선 공급되는 특별공급 물량에 신청해 당첨됐다.
안씨는 “임대라는 편견이 있긴 했지만 살아보니 기대 이상”이라며 “생활비나 환경 등 여러 면에서 아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안씨가 민영아파트에 살 때 낸 관리비는 여름에 23만 원, 겨울에는 난방비를 포함 32만 원 정도. 반면 임대아파트 입주당시 지급한 금액은 보증금 8000만 원에 월 임대료는 11만 원에 불과했다. 관리비까지 포함해도 20만 원 안팎이다.
그는 “허례허식만 벗어 던지면 비싼 돈을 들여 살 이유가 없다”며 “무엇보다 2년마다 이사하거나 전세금으로 걱정하는 일은 없어졌다”고 덧붙였다.
가족들의 반대가 없었냐는 질문에 안씨는 당연히 있었다며 딸들의 ‘반란’이 심각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성인이 다 된 처녀들이 그동안 각각 방을 따로 쓰다가 둘이 같이 쓸려고 하니 답답하겠죠. 그래도 설득을 했죠. 사정이 이러하니 어쩔 수 없다고. 나중에는 반강제로 이사를 감행했는데 대출받아 좀 더 넓은 곳으로 이사 가자고 투정을 부리더군요. 그러나 8개월이 지난 지금은 주거환경이 쾌적하고 지하철역과 가깝다며 좋아하고 있어요.”
오는 2009년 송파 신도시 입성을 목표로 차근차근 내 집 마련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안씨는 “집에 대한 생각을 바꿀 때가 됐다”며 “주택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 서민과 무주택자들은 임대주택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글 권태욱 기자 사진 한준규 기자


부동산 시장 안정이 기대되는 가운데 정부는 서민·중산층의 주거복지 향상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1월 31일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과 주거복지 향상을 위한 공공부문 역할강화 방안’은 그 신호탄인 셈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17년까지 260만 가구의 장기임대주택과 150만 가구의 국민임대주택을 공급한다. 정부가 공급의 주체가 돼서 서민주택을 확실하게 책임지고 공급할 뿐만 아니라 중산층도 임대아파트에서 편안하게 살도록 하겠다는 정책이다. 계획대로 공공부문 주택공급이 확대되면 내 집 마련과 주거비 등 경제적 부담을 덜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리는 선진국형 주거복지시대가 다가올 전망이다.
우리나라에선 집이 재산증식의 주요 수단으로 여겨져 왔다. 젊어서는 ‘내 집 마련’이 화두고 이후에도 집값의 오르내림에 따라 재테크의 성적표가 매겨졌다.

‘집=재산증식수단’ 인식 벗어나야
직장인이 허리를 졸라가며 저축해도 10~20년이 걸려야 서울에 집 한 채 장만할 수 있는 ‘기형적인’ 주거문화를 키워왔다. ‘집’문제에 매달려 경제의 효율이 떨어지고 국가경쟁력을 저해하는 형편에 이르렀다.
선진국은 사정이 전혀 다르다. 특히 유럽 등의 선진국에는 부동산 투기가 거의 없다. 공공부문에서 임대주택을 충분히 공급해서 주택시장이 안정돼 있고 임대주택에서 사는 것이 보편적이다. 입주 자격을 저소득층으로 제한하지도 않고 모든 계층을 대상으로 평균수준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당연히 집을 ‘소유’의 개념으로 보지 않는다.
주요 선진국의 임대주택 비중을 보면 1999~2000년 기준으로 영국 32%, 네덜란드 49%, 독일 60%, 프랑스 38% 등. 이 밖에 대부분 선진국이 20~30% 수준을 유지한다.
스웨덴은 1990년대부터 분양과 임대주택을 7대3의 비율로 혼합해 건설하는데 조합주택을 가진 사람들이 조합에 주택을 반환하도록 규정, 가격상승에 따른 이익이 전혀 없도록 운영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공공임대주택이 규모, 질적 수준, 환경 등에서 민간주택을 웃돌도록 건설해 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해소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장기임대주택 비중 20% 선진국형으로
정부는 지난해 8·31대책의 공공부문 공급계획을 크게 수정했다. 2012년으로 잡았던 목표시점을 2017년으로 연장하면서 장기임대주택과 국민임대주택의 공급목표를 대폭 확대했다. 부동산 안정대책을 넘어 ‘소유 중심에서 거주 중심으로’ 주거문화를 바로잡고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복지를 실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2017년까지 총 260만 가구의 장기임대주택을 추가로 공급하면 80만 가구 수준의 장기임대주택이 340만 가구로 늘어난다. 총 주택에서 임대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6%에서 2012년 15%, 2017년 20%로 올라가 공공임대주택 비중이 선진국 수준(20~30%)에 근접하게 된다.
추가 공급되는 비축용 장기임대주택의 분양 면적은 평균 99.2㎡ 수준으로 기존의 국민임대주택(36.4~79.3㎡)보다 늘어나고 임대보증금과 월 임대료는 평균 2500만 원, 52만 원 정도로 예상된다.
국민임대주택의 공급도 대폭 확대한다. 2007년 11만 가구를 공급하는 등 2012년까지 72만 가구를 공급하고 다시 2017년까지 50만 가구를 추가할 계획이다.
저소득·무주택서민을 대상으로 장기 저리의 금리우대 모기지론 공급을 재개하고 현재 신용평가등급이 1~8등급인 경우에만 보증하는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의 임차자금 보증대상 및 한도를 9등급까지 확대한다. 월소득 중 임대료 부담이 큰 가구에 임대료의 일부 보조하는 주택 바우처 제도 도입도 검토하기로 했다.
그동안 임대주택은 일반주택과 따로 지어져 고립되고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를 막기 위해 캐나다 등 일부 선진국은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할 때 중·저소득층의 혼합입주를 유도하고 있다.
정부도 분양주택과 국민임대주택을 혼합 건설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키로 했다. 단지내 동별 혼합 또는 동내 혼합건설로 전환하고 접근성이 양호한 위치에 국민임대주택을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임대주택의 품질 개선을 통해 사회통합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내부통신망 구축, 발코니 확장 및 보육시설 등 공동커뮤니티 시설 확충 등이 포함된다.

[SET_IMAGE]3,original,left[/SET_IMAGE]85세 고령의 기초생활수급자로서 고등학생인 손자와 초등학생 손녀를 키우느라 힘겨웠던 김영록(가명) 할아버지는 지난 겨울 수원 정자동의 방 3칸짜리 다세대주택으로 이사하면서 큰 시름을 덜었다. 매달 20만 원이 넘는 월세를 내지 못해 많지 않은 보증금마저 다 깎여 어디로 이사갈지 걱정하던 생각을 하면 ‘맞춤형 임대’사업이 고맙기만하다. 김 할아버지는 대한주택공사가 기존 주택을 전세로 얻은 후 싸게 임대하는 ‘기존주택 전세임대’ 대상자로 선정돼 보증금 225만 원, 임대료 10만6870원의 적은 부담으로 손자들을 키우기에 넉넉한 집에 살 수 있게 됐다.
이사한 후 가장 큰 변화는 초등학생 손녀가 집에 친구를 데려온다는 것이다. 늘 춥고 좁은 집에서 살던 아이들의 성격도 밝아졌고 고등학생 손자는 처음으로 공부방을 갖게 돼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재래식 부엌에서 일하느라 허리가 불편했던 할머니도 입식 부엌 덕분에 힘든 줄 모르겠다고 한다.
아들 부부가 이혼하고 집을 나갔기 때문에 아이들 교육걱정이 태산이었지만 잘 자랄 것이라는 확신도 생겼다. 아이들의 아버지가 언제 돌아오더라도 따뜻하게 맞아줄 집이 있어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지내고 있다.
맞춤형 주거복지지원 효과 만점
정부는 2003년 5월 소득계층별 로드맵을 마련하고 집을 새로 짓거나 기존 주택을 매입 또는 임대한 후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 계층에 싸게 임대하는 맞춤형 주거복지지원을 적극 추진해왔다. △다가구 매입임대 △기존주택 전세임대 △소년소녀가정 전세주택 지원 등 세 가지 사업을 통해 수혜자들은 주거여건이 개선되면서 성적이 오르고 건강이 호전되는 등 서민들의 주거복지가 크게 향상되는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김영록 할아버지의 경우는 주공 등이 기존주택을 전세로 얻은 후 싸게 임대하는 ‘기존주택 전세임대’로 2005년 도입됐다. 매입임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원 부담이 적고 지역별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수요자를 먼저 선정하고 원하는 지역에 필요한 주택을 확보해 공급하기 때문에 ‘맞춤형 주거복지’의 취지를 잘 살린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자를 대상으로 보증금 250만 원, 월 임대료 12만 원 수준이며 최장 6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안산시 만안구 고잔동의 오기선(51)씨는 2001년 소장절제수술을 받은 후 월세 아파트로 이사했지만 매달 30만 원 월세를 감당하지 못하다 지난해 주공의 다가구 매입임대 주택에 들어가면서 월 임대료 부담이 3만6660원으로 줄었다. 집은 방 2개에서 3개로 오히려 늘어나 5명의 가족이 살기에 넉넉해지면서 의료보호 1종 급여 대상자로 선정돼 본인 부담 치료비가 없어지는 등 좋은 일이 많이 생겼다.
오씨는 “서민 생활에 가장 필요한 주거를 안정시켜 돈을 주는 것보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줬다”며 “앞으로도 주거복지사업이 계속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가구 매입임대’는 다세대·다가구 주택을 주공이 매입한 후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층에 시중 전세가의 30% 수준인 보증금 350만 원, 월 임대료 8만~10만 원으로 싸게 임대해준다.

얼굴이 밝아지고 학교생활도 “활발”
‘소년소녀가정 전세주택 지원’은 전국적으로 집이 없는 소년소녀가정, 교통사고 유자녀 가정, 친인척 위탁가정 등 사회취약계층 아동·청소년에게 전세주택을 제공해 이들의 정서적 안정과 성장을 돕고 있다.
강원도 횡성군 횡성읍의 고등학생 김동희(17) 군은 당뇨합병증으로 고생하는 어머니와 동생 둘 등 4명이 월세 단칸방에 살다 2005년 7월 방 3개 ‘궁궐’같은 전셋집으로 이사했다. 좁아서 똑바로 눕기도 어렵고 화장실은 집 밖에 있어 불편한데다 월세를 내느라 정부에서 보조하는 생활비도 바닥나게 한 어려움이 전세주택 지원으로 말끔히 사라진 것이다. 20세가 될 때까지 무료로 거주할 수 있고 그 후에도 연 2%의 이자만 내면 되니 생활이 안정돼 어머니 건강도 좋아지고 착실히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지난 1월 국민주택기금 수요자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 거주환경이 크게 개선되고 경제적 부담이 줄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주거복지 수혜가정 아동들은 학교생활이 활발해지고 성적이 향상되는 바람직한 변화를 보였다.
소년소녀 가정 전세주택 지원 후 생활변화 조사에 따르면 74%가 성격이 밝아지고 활발해졌으며 85%가 학교생활이 적극적으로 변했고, 성적이 향상된 경우도 4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찬호 주택산업연구원 박사는 “특히 지원이 절실했던 소년소녀가정 아동들의 생활변화가 뚜렷이 나타났다”면서 “이들이 실제로 안정감을 갖고 학교를 다녀 성적이 향상되는 등 구체적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주거복지지원사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병훈 기자

[SET_IMAGE]4,original,left[/SET_IMAGE]지난 2005년, 8·31대책이 나온 지 어느덧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2년이 지난 지금도 참여정부 부동산정책의 뼈대를 이루는 8·31대책에 대한 찬반 논란은 끝나지 않은 느낌이다. 여기서는 8·31대책의 공과(功過)를 따지기보다는, 지난 8·31대책이 나오기 전후(前後)로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해 주요 신문들이 보였던 입장 및 보도행태, 언론의 보도가 부동산정책 및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짚고 넘어가는 것이 보다 더 의미 있는 작업일 것 같다.
원래 부동산시장이라는 것이 주식시장만큼 입소문과 사람들의 말, 기대 및 심리 등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되어있다. 부동산투기라는 것도 결국 언제 어디어디에 집값, 땅값이 오를 것이라는 사람들의 말을 통해 형성된 기대와 심리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말(言)을 다루는 언론(言論)은 특히 사람들의 기대심리와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고,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공익성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우리 토지정의시민연대와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지난 2006년 7월 6일부터 1년여 간에 걸쳐 총 9개(경향·국민·동아·서울·세계·조선·중앙·한겨레·한국) 일간신문의 부동산 관련 보도를 모니터해 본 결과, 각 신문 보도는 그야말로 ‘극(極)과 극(極)’, ‘천차만별(千差萬別)’ 이었다. 일부 신문사들의 부동산정책 관련 보도를 보면 사회 공기(公器)로서의 역할을 포기하고, 진실을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 자신들의 입장을 내세우며 사익집단 같은 보도행태를 보이는 곳도 있었다. 반면 균형 잡힌 보도로 진실을 전달하려고 노력했던 언론사도 있었다.
집요하게 보유세 정책 흔들었던 조·중·동
8·31대책의 핵심이라고도 볼 수 있는 보유세 정책에 반대하는 언론사와 찬성하는 언론사가 극명하게 나뉘었다. 보유세 정책을 적극 찬성하는 언론사는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 두 곳 정도에 불과했다.
반면 보유세 정책을 적극 반대하는 이른바 3대 메이저 일간지로 불리는 조선, 중앙, 동아일보는 보유세 정책의 일환인 종합부동산세를 가장 두려워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들 언론사들은 종합부동산세를 무력화시켜 없애버리기 위해 많은 기사 지면을 할애하고 사설과 칼럼, 논평 등도 모두 동원하는 등 온갖 시도를 다해 왔다.
이들 언론사들이 기사와 사설을 쓰면 대부분 다른 언론사들도 비슷한 논조로 따라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정치권과 국민들마저도 이들의 논리에 세뇌되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거짓말도 계속 들으면 진실처럼 들린다고, 이들의 말의 힘은 정말 막강한 것이었다. 이들이 매일같이 쏟아내는 부동산정책 비판기사는 결국 정치권에도 영향을 주었고, 여당인 열린우리당마저도 5·31지방선거 참패의 원인을 “부동산세금이 너무 과해서 졌다”는 어처구니없는 진단을 내리게까지 만들었다.
이들 언론사들은 지난 2005년 8·31대책을 전후로 종합부동산세가 부자에게 떨어지는 세금폭탄이라는 ‘세금폭탄론’으로부터 시작해 보유세는 결국 집 없는 서민에게 전가된다는 ‘보유세 전가론’을 핑계로 한 ‘서민피해론’ 등을 내세웠다.
그리고 종합부동산세는 사유재산을 침해하기 때문에 헌법에 위배된다는 ‘위헌론’과 함께 종합부동산세는 사회주의라는 ‘색깔론’ 등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주장이 먹혀들지 않고 국민들이 오히려 보유세를 지지하자 보유세가 부동산 안정에 효과가 없다는 ‘보유세 무용론’이나 보유세가 대중의 인기에 영합한 반시장적인 정책이라는 ‘포퓰리즘론’ 등 종합부동산세를 없애기 위해 생각해 낼 수 있는 모든 논리와 변명을 동원하여 보유세 정책을 흔들어 왔다.
[SET_IMAGE]5,original,right[/SET_IMAGE]이들 언론사의 부동산보도 메커니즘을 분석해 보면 대강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먼저 부동산정책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악의적인 용어를 만들어낸다. 투기적 가수요를 억제하려는 보유세 및 양도세 현실화를 ‘세금폭탄’이라는 용어로 바꾸어 공격한다. 그리고 자신들의 주장인 ‘공급확대’를 내세운다. 이와 함께 이러한 ‘세금폭탄론’과 ‘공급확대론’의 논리를 제공하는 학자나 전문가들의 주장을 모아 그들의 권위를 빌려 지면에 대대적으로 배치한다. 이들 언론사들은 그러면서 정부의 정책에 ‘좌파적’ 혹은 ‘사회주의적’이라는 빨간딱지를 붙인다. 즉, 정부의 정책을 ‘반(反)시장적’이라고 몰아붙이는 것이다. 아울러 이들 언론사들은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궁극적으로 실패할 것이라는 예언을 서슴없이 해댄다. 이런 기사를 계속 접하는 시장참가자들은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해 불신하게 되고, 특히 서민들은 정부의 말을 믿고 기다리다가는 영영 집을 못 살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너도나도 부동산시장에 뛰어든다. 그러면서 이들 언론사들의 자기실현적 예언은 서서히 실현되어간다. 이들 언론사들은 이러한 민심의 동태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논조로 보도한다. 이쯤 되면 정치권도 국민이 원하면 어쩔 수 없다는 핑계를 대며 부동산정책 ‘물타기’에 나선다. 그러면 이들 언론사들은 부동산정책을 물타기 하려는 정치인들을 지지하는 기사를 내보낸다.
상황이 이쯤 되면 부동산시장은 벌겋게 달아오르게 되고 너도나도 부동산투기판에 뛰어들려고 한다. 그러면서 부동산가격이 더욱 치솟게 되고 이들 언론사들은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오히려 부동산가격을 올렸다”며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맹렬히 공격하면서 백지화를 요구한다. 그리고 자신들의 주장대로 공급을 확대하라고 목청을 높인다. 이들의 이러한 요구가 계속 먹히지 않고 부동산정책이 어느 정도 시장에서 효과를 나타낼 때쯤이 되면 이들 언론사들은 부동산가격이 하락하면 거품이 붕괴될 것이라고 잔뜩 겁을 주면서 다시 한 번 부동산정책 흔들기를 시도한다.
악의적인 용어 사용 정책불신 부추겨
공급확대를 유일한 대안으로 주장하는 이들 언론사들이 가져다 쓰는 논리는 이른바 ‘자칭 시장주의자’라고 하는 시장근본주의 학자들의 것이다. 이들의 주장은 부동산문제를 해결하려면 수요에 맞춰 끊임없이 공급을 확대해주고 모든 것을 그냥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그 수요가 투기적인 가수요(假需要)라 할지라도 계속 공급을 확대해주면 언젠가는 부동산가격이 내려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통은 부동산가격이 내려갈 때까지 온 국민이 감내해야만 하는 것이라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그리고 폭등한 부동산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만나서 이루어진 자연스러운 것이기 때문에 거품이 아니며, 정부는 시장에서 손을 떼고 공급만 확대해주면서 시장에 맡겨두면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문제가 해결된다는 논리다. 쉽게 말해 계속 집을 지으면 언젠가는 집값이 내려가서 부동산문제가 해결된다는 얘기다. 얼핏 들으면 이러한 논리가 경제학적으로 상식적인 것처럼 들리지만, 현실을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건설사와 언론사 ‘누이 좋고 매부 좋고’
해방 후 쉼 없이 달려온 대한민국이 지금까지 계속 집을 지어왔지만 부동산문제는 결코 해결되지 않았다. 오히려 집을 많이 지을 때는 개발붐과 부동산투기가 일어나서 부동산가격이 폭등했던 것을 우리들은 기억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집을 짓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다. 국민들이 살 집이 부족하면 당연히 집을 지어야 하겠지만, 투기적인 가수요까지 만족시키기 위해 집을 계속 짓는 것은 오히려 불붙은 부동산투기와 부동산가격 폭등에 기름을 끼얹고 부채질을 하는 꼴이 되고 만다는 것이다. 토지불로소득의 환수를 통해 먼저 부동산시장을 정상적으로 만들고 진정한 실수요에 대해 공급을 해줘도 늦지 않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부동산가격이 폭등해서 집을 많이 지으면 건설사와 땅가진 자들은 돈도 많이 벌게 되고, 언론사들의 입장에서는 건설사로부터 부동산 광고비도 많이 받게 되니 “누이 좋고 매부 좋고, 꿩 먹고 알 먹고” 아니겠는가? “집을 많이 지으면 언젠가는 집값이 내려가게 될 테니, 그때까지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통은 전 국민이 함께 감내해야만 한다”라는 말은 결국, 집 없는 국민들에게 모든 고통을 다 뒤집어씌우겠다는 말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우리들은 언론들의 부동산보도를 모니터하면서 언론의 역할이 부동산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데 있어 너무나도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부동산정책도 결국 국민들의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추진되어야 성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인데,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정책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은 반(反)사회적이고 반(反)공익적인 범죄에 가까운 행위이다. 차기정부에서는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 추진과정을 보면서 얻은 이러한 뼈저린 교훈을 통해 올곧은 부동산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무소의 뿔처럼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굳건하게 나아가길 바란다.

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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