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25일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의 한 골목상가. 정장과 와이셔츠를 벗고 가벼운 티셔츠에 하늘색 점퍼를 입은 이명박 대통령이 참모들을 뒤로하고 골목 안 가게에 들어가 뜻밖의 손님을 맞은 상인들과 악수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이문동에서 서민 삶의 현장을 2시간가량 누비며 민생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참모들과 마이크로버스로 현장에 도착한 이 대통령이 먼저 찾은 곳은 이문1동 주민센터. 이 대통령은 반가이 맞이하는 직원들에게 “20대에 이문동에서 산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주민센터 안에 있는 구립 보림어린이집을 찾아 환한 얼굴로 아이들을 한 명 한 명 안아주었다. 주민센터 내 탁구교실에 들른 이 대통령은 중년여성들과 복식 경기를 10분 동안 즐겼다.
이날 복식 경기는 당초 예정에 없던 일. 주민들의 제안으로 즉석 경기를 갖게 된 것이다. 곧이어 골목 안을 돌며 구멍가게 할머니의 하소연을 듣기도 하고, 뻥튀기 가게에서 “어릴 때 길에서 만들어 팔았다”며 뻥튀기를 사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과일 노점상, 떡볶이집, 식품 가게 등을 들렀다. 떡볶이집에서 우연히 대통령을 만난 남자 고등학생들은 공짜로 어묵을 먹는 행운을 안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떡볶이집을 지나던 남자 고등학생들이 떡볶이를 사달라고 하자 “이리 와, 하나씩 먹어”라며 함께 어묵 꼬치를 집어 들었다.
“잘 먹겠습니다.”
학생들의 인사에 이 대통령은 이렇게 답했다. “응, 몇 개 먹었는지 알아. 이것만 계산하면 되겠네.”
이렇게 젊은 학생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고, 다양한 업종의 상인들, 길 가던 행인들과도 인사를 건네고 얘기를 나누면서 골목 안 탐방을 마친 이 대통령은 인근 식당에서 지역 상인 대표들과 함께 버섯전골을 들며 간담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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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경제가 어려우면 가장 먼저 고통 받는 사람이 서민층이고, 경제가 좋아져도 서민이 제일 마지막까지 고통을 받는다”며 “앞으로 1, 2년 더 서민들이 고생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날 상인들은 “최근 대형마트가 인근에서 영업을 시작하면서 골목상권이 위축되고 있다”면서 “대형 슈퍼와 마트의 무분별한 개점을 막아 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마트 규제는 법적으로 안 된다. 그보다는 공동구매나 직거래로 가격을 떨어뜨리고 주차장 정비 등으로 경쟁력을 키우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면서 “민간 자율이 우선이지만 정부도 사회분위기 통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정부는 노점상 하는 분들에게도 소액이더라도 어떻게든 돈을 빌려줄 수 있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지난 4월 30일 금융감독원 민원센터에서 만나 문제 해결을 약속했던 사채 피해자가 고맙다며 편지를 전해온 사연을 소개하기도 했다.이 대통령은 “(대형마트와 재래시장이) 같이 사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며 “정부가 어려운 사람들에 대해 대안이 없는가 여러 각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이문동 방문에 앞서 가진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서민 생활은 여전히 어렵다”며 하반기 경제운용의 초점을 서민 생활에 맞추라고 지시했다. 이어 “이런 때일수록 기업 구조조정과 공기업 개혁, 노사관계 선진화를 통해 경제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오늘 민생 탐방은 이 대통령이 서민과 현장을 중시하는 ‘MB다움’으로 복귀하는 첫 행보”라며 “앞으로 다양한 계층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필요한 정책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박경아 기자
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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