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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호>희귀·난치성 질환자 쉼터

2006.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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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_IMAGE]3,original,left[/SET_IMAGE]11월 21일 서울 봉래1동 82번지. 서울역 인근에 위치한 한 빌딩에는 찬 바람이 몰아치는 변덕스러운 날씨에도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장주희(10) 어린이가 놀이방에서 즐겁게 놀고 있었다. 그 옆에서는 엄마 이은영(40·경기 여주군 금사면) 씨가 밝은 얼굴로 아이가 노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운동도 할 수 있고 이따금 열리는 부모들의 모임도 편안하게 가질 수 있는 공간이 생겨 기쁩니다. 서울뿐 아니라 지방에도 제2, 제3의 쉼터가 생겨났으면 좋겠습니다.”
먹어도 먹어도 포만감이 느껴지지 않아 식욕을 억제하지 못하는 ‘프래더 윌리 증후군(PWS)’을 앓고 있는 주희 어린이의 엄마 이씨는 쉼터가 문을 연 것을 반겼다.


경제적 부담 및 심리적 불안감 해소
다섯 살 때부터 유독 먹을 것에 놀랄 만큼 집착을 보였다는 주희 어린이. 이씨는 처음엔 그저 남보다 식탐이 좀 많은 아이라고 생각했지만 계속되는 딸아이의 식습관을 이상히 여겨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병명도 모른 채 서울의 대학병원을 전전해야만 했다. 가는 곳마다 뇌종양, 중풍이라며 다른 진단을 내렸다. PWS라는 정확한 병명을 알아내기까지 꼬박 5년이 걸렸다. 1만 명 중 1명꼴로 발명하는 희귀병인 탓에 임상자료 등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프래더 윌리 증후군은 염색체 15번 손상으로 인한 발육부진과 지능발달 미숙으로 학습장애가 오는 병이다.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는 희귀질환으로 과식증으로 인한 비만은 당뇨와 심장기능 저하 등으로 이어진다. 발병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

이씨는 “커갈수록 음식을 자제하지 못해 말리지 않으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로 뚱뚱해지는데다 지능도 또래 아이들보다 떨어진다”며 지금 음식과의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1주일에 두 번 주희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쉼터를 찾는다는 이씨는 “수술받기 위해 지방에서 서울 병원으로 올라오는 희귀·난치성 질환자들은 연고지도 없는 낯선 곳에서 몇 달씩이나 지내야하는 게 무척 힘이 드는데다가 숙식비도 많이 들었는데 이제는 쉼터를 이용할 수 있어 부담을 많이 덜게 됐다”고 말했다.

쉼터는 특히 간병으로 지쳐 있는 가족들을 위한 안락한 휴식공간과 정보교류, 교육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씨는 “다양한 놀이치료나 운동재활 등 희귀·난치성 환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주희 어린이도 “장난감 등 놀이기구가 많아 좋다”며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보건복지부가 10억 원을 지원해 설립했고 로또 공익재단이 8000만 원의 운영비를 보태 문을 연 이 쉼터는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가 위탁 운영하며 희귀·난치성 질환자들에게 보다 안정된 환경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간접의료비를 줄이기 위해 설립됐다.
보건복지부 질환관리팀 정통령 사무관은 “환자의 신체적 특성 때문에 투숙을 거부당하거나 숙식비 등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커 이들에게 안정된 숙소를 제공해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고 환자와 가족의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쉼터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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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난치병 의료비 지원 대폭 확대
150평 남짓한 쉼터에는 기쁨누리, 행복누리, 평화누리라는 이름의 방이 3개 있다. 지방에 사는 환자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치료받을 때 무료로 숙박하거나 쉬어갈 수 있다. 또 희귀·난치성 질환자와 가족을 위한 주간보호센터와 일반사회에서 적합한 교육을 받기 어려운 희귀·난치성 질환자들을 위한 놀이치료나 음악·운동치료실 등도 마련돼 있다. 이외 질병에 대한 정보교류 교육을 위한 세미나실과 놀이방도 갖췄다.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신현민 회장도 다발성경화증이란 병을 앓고 있는 희귀·난치성 질환자다. 중추신경계(뇌와 척수)에 수시로 생기는 염증이 신경을 파괴하는 질환으로 몸이 점점 굳어가면서 시력·청력 등 감각이 마비되기도 하고 의식을 잃을 수도 있는 등 증상은 다양하지만 이 병 역시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난치병이다.
신 회장은 “환자들의 희망과 슬픔을 모두 함께 나눌 수 있는 희망의 보금자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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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난치성 질환에 대한 정부의 의료비 지원은 지난해부터 크게 늘어났다. 고액의 치료비로 인해 경제적 부담을 안고 있는 환자와 가족을 위해 정부는 지난 2004년 혈우병 등 11개 질환에 대해 진료비를 지원해주기 시작했으며 지난해까지 지원 대상 질환이 71종으로 늘었고 올해는 말단거대증, 작열통, 파킨슨씨병 등 18종이 새로 지원 대상에 포함되는 등 모두 89종으로 확대됐다. 2001년 226억4100만 원에 머물렀던 의료비 지원금액은 2004년 26.2%가 늘어난 285억3300만 원, 2005년에는 352억7500만 원으로 늘었으며 올해는 400여억 원이 지원됐다. 보건복지부 김영균 질병관리팀장은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 미미하지만 장기적인 국가비전 계획을 수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IGHT]권태욱 기자[/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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