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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호>풍수해보험

2006.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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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예천에 사는 신모(52·농업) 씨는 지난여름 아찔한 경험을 했다. 태풍 에위니아로 집이 완전히 파손된 것. 하지만 정부가 올해 시범 도입한 풍수해보험에 일찌감치 가입한 덕분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보험금이 무려 1500만 원이나 됐기 때문이다. 신씨가 낸 돈은 고작 9800원이 전부. 풍수해보험료는 2만8000원이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나머지를 지원해줘 9800원만 내고 15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계약했다.
신씨가 이 보험에 가입한 지 나흘이 지나 태풍이 집을 덮쳤다. 만약 풍수해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정부의 자연재해 무상복구기준에 따라 900만 원밖에 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 신씨가 가입한 풍수해보험 상품은 보험금이 복구비 기준액 대비 50%를 보상해주는 상품. 70%나 90%인 상품에 가입했다면 2100만 원에서 27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보험료의 최대 65%까지 지원
예천군 유천면에 사는 김모(73·농업) 씨의 경우도 비슷하다. 김씨는 태풍 에위니아가 지나가고 며칠 후 닥친 폭우에 집이 반파됐다. 보험금 9800원을 낸 김씨는 750만 원의 보상을 받았다.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으면 450만 원 정도만 받을 수 있었다.

자연재해가 무서운 이유는 피해규모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크다는 데 있다. 이런 재해를 당하면 혼자 힘으로 감당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정부의 피해복구 지원비도 넉넉하지 않고 지원도 즉시 이뤄지지 않아 복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자연재해를 원천봉쇄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주민 스스로를 보호하는 안전벨트 하나는 있어야 하는 것이다. 풍수해보험은 일주일 이내에 보험금이 지급되므로 피해주민에게 신속하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자연재해에 대한 일반 보험상품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화재보험 같은 민영보험은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보상해주는 특약에 추가로 가입해야 보상받을 수 있다. 자연재해를 입은 경우 정부에서 피해복구비가 나오기 때문에 특약을 가입한 사람이 1% 정도로 적다는 게 문제다. 마냥 정부의 지원을 바라보고 있는 경우가 많아 자연재해의 피해는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소방방재청이 실시하는 풍수해보험은 올 5월 처음 도입됐다. 당초 2009년부터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었지만 1년 앞당겨 2008년 1월부터 전면 시행된다. 시범지역이 아닌 곳에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많았고 가입을 원하는 사람도 많았기 때문이다.
현재 시범 실시지역은 전국 17개 지역이다. 풍수해보험은 태풍·홍수·호우·해일·강풍·풍랑·대설로 인해 주택이나 농·임업용 온실, 하우스, 축사 등의 시설물에 피해를 입었을 때 손해를 보상해준다. 보험 가입자가 부담해야 할 보험료의 49~65%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보조한다. 정부의 피해복구 지원비는 피해액의 30~35% 수준에 불과하지만 풍수해보험은 가입 조건에 따라 피해액의 90%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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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저렴한 보험료로 예기치 못한 풍수해에 대처할 수 있고, 정부는 국민 재산을 보호하는 금액을 늘리는 선진국형 재난관리제도다. 피해주민에게 충분한 재난지원금을 지원하기 곤란한 현실을 보완하는 성격을 띤다.
풍수해보험 가입 실적도 점차 늘고 있다. 도입 초기인 6월초에는 보험 가입률이 저조했지만 7월 태풍 피해 후 첫 보험금 수령자가 정부 보상금보다 훨씬 많은 보험금을 받은 사실이 보도된 후 가입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9월 말 2900건에 불과하던 가입자 수가 11월 27일 현재 1만2166건으로 늘었다. 시범 시행지역이 전국이 아닌 경기 이천, 강원 평창 등 17개 지역인 점을 감안하면 호응이 큰 편이다.


눈 피해 대비해 지금이 가입 적기
겨울을 앞둔 계절적 요인도 작용했다. 지난해 12월 폭설 피해로 광주, 충남, 전남, 제주에서만 1689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주택이나 비닐하우스·축사 등의 시설물을 미리 가입해 피해에 대비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가입자에 비해 풍수해보험의 혜택을 누린 사례는 아직까지 3건에 불과하다. 그 이유는 당초 시범 실시지역이 전국 9개에 그쳤고 풍수해보험 실시지역에 자연재해가 적었기 때문이다. 7월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평창 지역은 10월 2일부터 시범 실시지역으로 선정됐다.
소방방재청 재해보험팀 송호열 서기관은 “풍수해보험은 정부의 복구 지원비가 부족한 현실과 민간보험이 해결하기 어려운 분야를 동시에 보완해주는 정책보험”이라고 설명하고 “본격적인 눈 피해가 시작되기 전인 지금이 가입 적기”라고 덧붙였다.
가입 방법은 거주하고 있는 읍·면·동사무소에 마련된 풍수해보험 창구를 이용하거나 전용콜센터(02-2262-1472)에 전화하면 가장 가까이에 있는 보험상담원이 직접 방문해 안내와 상담을 해준다.
그동안 현금으로만 보험료 납부가 가능했지만 11월부터 카드결제와 분할 납부도 가능해졌다.

[RIGHT]이병헌 기자 [/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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