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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미 교수의 음식 이야기

2008.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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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_IMAGE]2,original,right[/SET_IMAGE]킹카·퀸카인 남녀가 만나 결혼했다고 금슬 좋은 부부가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남녀뿐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서도 우리는 곧잘 궁합을 따지고 심지어는 속궁합까지도 거론한다.
이런 의미에서 음식 궁합도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어도 궁합이 맞지 않는 음식을 함께 먹으면 탈이 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식품에는 각종 영양소뿐 아니라 맛과 색소, 향기나 약리성분까지 수많은 성분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 성분끼리의 상호작용이 바로 궁합이 맞는지를 따지는 근거가 된다. 그 상호작용이, 맛이나 영양 혹은 안전성 및 약리효과에서 상승작용을 하는 조합이 있는가 하면 상쇄작용을 하는 조합도 있다.

불고기나 삼겹살을 먹을 때 상추나 깻잎은 찰떡궁합이다. 육류식품은 질 좋은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을 함유하지만 또 어떤 비타민과 무기질은 함유량이 형편이 없어 쌈 채소와 함께 먹지 않으면 영양 불균형이 초래된다. 또 숯불구이로 조리하는 경우 발암물질로부터 상추와 깻잎의 비타민 C가 보호 작용을 한다.

함께 먹으면 소화가 증진되는 궁합도 있다. 새우젓의 성분은 돼지고기의 소화를 촉진시키는 환상의 콤비다. 스테이크에 곁들여지는 파인애플과 불고기 양념에 배(혹은 키위)는 연육작용이 있어 고기가 질기거나 소화가 어려운 경우에 필히 알아야 할 음식 궁합이다.

영양소의 흡수를 증감시킴으로써 궁합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철분의 급원식품인 쇠고기, 굴, 난황뿐 아니라 쑥, 무청 등을 먹을 때, 오렌지주스를 함께 섭취하면 궁합이 맞는데, 이는 오렌지주스의 비타민 C가 철분의 흡수율을 높이기 때문이다. 감이나 산나물, 심지어 녹차는 따로 놓고 볼 때는 건강식품에 속하지만, 철분 급원식품과는 궁합이 맞지 않는다.
철분의 흡수를 저해하는 탄닌 성분 때문인데, 특히 빈혈식단에서 명심하고 피해야 할 짝짓기이다. 이와 비슷하게 우유의 칼슘은 시금치의 수산에 의해 흡수가 저해되므로 골다공증이 우려되는 사람에게는 회피대상 1호 궁합이다. 한 식품의 성분이 다른 식품의 영양소를 파괴하는 경우도 있다. 오이를 채 썰면 비타민 C를 파괴하는 효소가 활성화되므로 오이는 무나 당근과 만나서 좋을 게 없는 궁합이다.

어떤 식품은 특정 영양소를 소모하여 함께 먹는 식품의 진가를 떨어뜨리는데, 토마토와 설탕, 우유와 설탕은 맺어지면 득이 안 되는 커플들이다. 토마토나 우유의 영양적 우수성과 질병예방효과를 잘 알고는 있지만 입에 맞지 않아, 설탕을 듬뿍 타서라도 먹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 이 경우에는 안타깝게도 토마토나 우유의 좋은 영양성분(비타민 B군)을 설탕이 소모해 버리므로, 토마토나 우유를 먹은 노력의 대가를 얻지 못한다.

음식 궁합은 식품안정성 측면에서 판단되기도 한다. 굴은 바다의 우유라고 불릴 정도로 영양 만점이지만 부패의 우려가 크다. 이 때문에 레몬을 함께 먹으면 식중독 균을 억제한다. 회를 먹을 때 생강절임을 같이 먹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대진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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