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가 황석영(66) 씨가 지난 5월 10~14일 중앙아시아 주요 국가를 국빈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을 수행한 것이 화제다. 황 씨는 순방 기간 중 몇 차례의 기자간담회와 인터뷰 등을 통해 이 대통령과의 인연, 현 정부에 대한 평가, 진보 진영에 대한 아쉬움 등을 특유의 입담으로 풀어냈다.
그는 자신이 1993~94년 공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일 때 이 대통령이 두 번 면회를 온 적이 있으며, 문화올림픽(WCO) 창설 멤버로 함께 참여한 인연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의 이념적 정체성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일부에선 보수우익으로 규정하지만 (이 대통령은) 스스로 중도실용 정권이라고 한다. 이 대통령이 중도적 생각을 뚜렷하게 갖고 있는 것으로 나는 봤다. 그런데 취임 후 촛불시위 등으로 자기 정립을 해나갈 정신이 없었던 것 같다.”
그는 ‘황석영이 변절했다는 비판이 진보 진영에서 나온다’는 지적에 “욕 먹을 각오가 돼 있다”면서 “큰 틀에서 (현 정부에) 동참해서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나 유럽이나 좌파가 많이 달라졌다”면서 “옛날에는 위에서 파이를 키워 부스러기를 나눠줘 하부구조를 어떻게 하겠다고 한 게 보수라면, 진보는 분배와 평등이고 더 내놓으라는 것인데 지금은 전 세계가 비정규직, 청년 실업문제에 직면해 있다. 생산관계가 바뀌어 (좌파가 견지하는) 고전적 이론 틀로는 설명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좌우를 구분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졌다는 것이다.

[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또한 “한국의 진보정당이라는 민주노동당도 비정규직 문제나 외국인 근로자 문제까지는 못 나가고 그저 노동조합 정도에서 멈춰 있다”며 “좌파는 리버럴해야 하는데,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의 독재타도나 민주화운동이 억압당했던 관행이 남아 있는 것 같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황 씨는 ‘몽골+2(남북한) 코리아 통합론’도 설파했다.
“지난 두 정권이 동북아론이라고 해서 한중일 균형자론을 말했지만 진전도 실속도 없었다. 우리 역량을 과대평가한 게 아닌가 싶다. 제가 관심을 가진 것은 몽골+2코리아다. 느슨한 연방제의 토대가 될 수 있지 않나 해서 준비해왔다. 내가 그 얘기를 이 대통령에게 했더니 이 대통령은 ‘그 생각의 지적소유권이 나에게 있다’고 하더라.”
그는 “이번 순방을 통해 몽골과 남북한, 중앙아시아의 문화 공동체인 ‘알타이 문화연합’ 구상을 구체화할 수 있게 됐다”며 8, 9월쯤 알타이 문화연합을 발족시켜 제주도에서 첫 포럼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했다. 황 씨는 조만간 ‘유라시아 문화 특임대사’로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황 씨는 “내년도 상반기까지 남북관계가 과거보다 훨씬 좋은 방향으로 풀렸으면 좋겠고, 한반도 정전체제가 평화체제로 이행했으면 좋겠다는 강력한 소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중도실용주의 노선이 확실하게 관철되면 다음에 훨씬 더 선진적인 정권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런 점에서 현 정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글·정용관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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