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후 중남미와 한국의 경제협력은 녹색 분야가 주가 될 것입니다. 한국 기업의 경쟁력과 기술이 중남미의 녹색성장과 접목되면 무한한 가능성이 열릴 것입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국제자문관(Global Advisor) 남미 대표로 위촉된 루이스 알베르토 모레노 미주개발은행(IDB·Inter-American Development Bank) 총재의 말이다. 모레노 총재는 11월 11일 서울에서 열린 ‘녹색성장’ 국제 세미나에 참석한 뒤 기자와 만나 중남미와 한국의 녹색경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IDB는 1959년에 설립된 중남미 최대의 개발은행으로 26개 수혜국과 22개 공여국 등 총 48개국이 가입돼 있다. 한국은 2005년 3월에 47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해 2006년부터 3년간 IDB의 ‘빈곤감축 펀드’ ‘지식협력 신탁기금’에 2억 달러를 제공했고, 앞으로 3년간 녹색성장 관련 협력사업 등에 20억 달러까지 협력 규모를 늘릴 예정이다.
모레노 총재는 2005년 10월 IDB 총재로 취임하기 전 7년 동안 주미 콜롬비아 대사를 역임했으며, 대사 시절 미국으로부터 40억 달러에 이르는 대외원조와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성사시켰다.
이 대통령이 당신에게 기대하는 국제자문관 남미 대표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이 대통령은 중남미 협력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특히 중남미의 녹색성장과 발전에 기여할 바가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이 보유한 독창성과 기업가 정신, 그리고 관련 기술력을 중남미 녹색성장의 잠재력과 연계하면 상당히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중남미와 한국의 협력 사업 중에 가장 성공적인 것을 꼽는다면.
우선 중남미에서 알려진 게 한국이라는 ‘나라’가 아니라 삼성, LG, 현대 같은 한국 ‘기업’들이라는 얘기부터 해야겠습니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길에는 한국 기업들의 사인보드가 보입니다. 중남미 사람들은 그게 한국 제품인지도 모르면서 삼성 TV를 보고 현대자동차를 몰고 다닙니다. 어느 협력 사업이든 성공하려면 생활과 삶에 밀착돼야 한다는 예입니다.
IDB는 한국 정부와 협력해 ‘빈곤감축 기금’과 ‘지식협력 기금’을 통해 도심 저소득층과 부녀자들을 지원하는 등 일반인의 생활과 밀접한 사업을 발굴하는 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중남미 간 녹색경협에 대한 ‘윈윈(win-win)’ 전략은 무엇입니까.
녹색성장 분야의 협력이 향후 한국과 중남미 간 경제협력을 주도하게 될 것입니다. 중남미는 세계에서 가장 폭넓은 생물다양성(Bio-Diversity)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개발과 도시화의 진행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급속히 늘어나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이 두 측면이 적절한 균형을 이뤄야 합니다. 여기에 한국을 포함한 선진국의 역할이 클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대통령이 가진 녹색성장에 대한 비전은 ‘한국이 보유한 기술과 기업가 정신을 기후변화라는 21세기 과제 해소에 적극 활용하자’는 것이라고 저는 이해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이 가진 녹색성장 기술, 예컨대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전자제품의 생산기술 등을 중남미 발전에 활용하자는 것입니다.
내년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한국의 글로벌 리더십에 관해 조언한다면.
한국이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할 것인가 여부를 따질 단계는 이미 지났습니다. 한국에 대한 큰 질문은 ‘어떻게’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할 것인가입니다. 한국은 자신의 눈부신 성공의 과실을 이젠 글로벌 커뮤니티와 나눠야 하는 단계에 와 있습니다.
글·김정수(중앙일보 경제전문기자)
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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