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청 투자유치과 서광식 팀장은 요즘 툭하면 강연에 불려 다니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다. 이유가 있다. 그는 지난 10년간 경남의 ‘애물단지’였던 함안군 칠서공단을 정상화한 공로자이기 때문이다.
[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그가 투자유치 전문가로 두각을 나타낸 데는 1989년 공무원연수원 교수로 재직할 때 틈틈이 익힌 일본어가 효자 노릇을 했다.
“당시에는 공무원 중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일본어를 잘하는 사람은 드물었어요. 나름대로 업무를 특화해보려고 일본어를 익혔는데 이것이 도움이 됐습니다.”
1994년에는 도비(道費)로 일본 야마구치대학 연수 기회까지 얻게 됐다. 연수를 다녀온 뒤 치수재난관리과에서 사무관으로 일하던 그에게 더 큰 기회가 찾아왔다. 2000년 경남도청이 투자유치과를 신설하면서 아주(亞洲)팀장 자리를 공모한 것이다.
“그동안 갈고 닦아온 외국어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겠다 싶어 지원서를 냈는데, 운 좋게 보직을 얻게 됐습니다.”
투자유치과 초대 아주팀장으로 선임된 뒤 그는 임기 2년의 순환직인 아주팀장 자리를 5년째 꿰차고 있다. 외자유치에 관해 실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도청 공무원이 뛰자 믿어주었다”
지난 5년간 그가 도내에 유치한 투자금액을 합치면 18개사 7억8,000만 달러. 그 가운데 가장 큰 보람은 무엇보다 칠서공단에 외화 5,000억 원을 유치해 공단을 정상화한 것이다. 경남 함양군 칠서면 일대 92만8,000평 규모의 칠서공단이 조성된 것은 1991년. 하지만 시공자 S건설이 부도나면서 소유권 이전 문제 등이 얽혀 공단은 나대지 상태로 10여 년이나 방치됐다. 한때 국회 국정감사장에서까지 칠서공단 문제가 언급됐지만 묘약을 얻지 못했다. 그런 골칫거리가 서 팀장이 일본계 기업 ‘핫푸드 코리아’를 공단에 유치하면서 언 땅 녹듯 풀리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12월 핫푸드 코리아가 한국에 공장을 세운다는 소식을 접하고 직접 이 회사 사장을 만났습니다. 칠서공단에 들어오면 우리가 모든 행정업무를 원스톱 처리하겠다며 설득했죠. 나중에는 업무진행이 잘 안 돼 사기꾼 공무원이라는 오해까지 받았지만 직접 발로 뛰면서 각개격파로 관계자들을 설득해 결국 공장설립을 가능하게 한 것입니다.”
10년 넘게 표류하던 칠서공단 이해당사자들의 불신을 푸는 일은 그리 쉽지 않았다.
“70억 원 상당의 근저당을 풀기 위해 제 인감증명까지 떼면서 설득했습니다. 결국 공단 관계자들도 도청의 적극적인 모습을 보고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한 셈이죠.”
지난 5월27일 마침내 칠서공단이 착공 10년여 만에 준공됐다. 준공 직후 분양문의가 쏟아져 들어왔다. 이 가운데는 삼성테스코·일본 크로바(주) 등 외국 기업과 맥켐코리아·영진(주)·신동방(주) 등 업체가 포함됐다. 현재 65만 평의 분양 면적 가운데 미분양은 9만여 평에 불과하다.
“책임지겠다는 사람이 한 명만 있었다면 칠서공단 문제는 10년을 끌지 않았을 겁니다. 요즘처럼 어려운 시국에 지역민들의 일자리를 하나라도 더 만들려면 공무원이 직접 뛰어다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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