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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호>한국도로공사 박순명·정수연·윤단영 대리

2006.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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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9일 오후, 기획예산처 MPB홀에서 50여 개 공공기관 혁신팀장들의 열정이 팔딱거리기 시작했다. 한국도로공사의 사내 ‘퍼실리에이터(faciliator)’ 박순명·정수연·윤단영 대리와 함께한 ‘이노미팅’의 결과였다. 변화와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날의 웅성거림은 공공기관 구석구석에까지 울려퍼졌다.
“변화는 누구나 감지하죠. 다만 모른 척할 뿐이에요. 열정은 중요하지만 귀찮은 건 싫은 거죠. 예전엔 적당히 모른 척해도 도태되지 않는 삶 나쁘지 않았어요. 그 나태한 생각에 돌을 던진 게 이노미팅과 퍼실리에이터였어요. 요즘이요? ‘가슴이 뛴다’고 되뇌죠. 열정이 꿈틀거리기 시작했거든요.”
이노미팅으로 잠든 열정을 깨운 미녀삼총사 박순명·정수연·윤단영 대리. 다소 생소한, 그들이 극찬하는 ‘이노미팅’은 ‘혁신이 일어나는 만남’이란 뜻을 품고 있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의 ‘타운미팅’을 한국도로공사에 맞게 변형한 혁신토론회다.


혁신이 일어나는 만남
장애 요인과 해결책을 스스로 찾아가는 이노미팅은 2004년 도로공사에 도입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 중심에 박순명·정수연·윤단영 대리가 버티고 있다.
그들은 잠재된 아이디어가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윤활한 토론을 돕는 퍼실리에이터다. 이노미팅에 참석한 이들을 부드럽게 휘어잡는 따뜻한 카리스마를 지닌 그들의 본업은 따로 있다.
박 대리는 본사 혁신팀, 정 대리는 충청본부 기획본부, 윤 대리는 호남본부 도로영업팀에서 근무한다. 전문 퍼실리에이터가 아니란 말. 할 일도 많은 그들이 꿀 같은 여가를 포기하고 굳이 사내 퍼실리에이터를 자처하고 나선 이유는 단 하나다. 혁신하려는 이들을 돕기 위한 것. 물론 그 처음은 회사의 방침 때문이었다.
외부에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는 전문 퍼실리에이터는 비용도 비쌀뿐더러 회사 시스템을 잘 몰라 최상의 결과 도출이 어렵다는 치명적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더군다나 단발성이기에 결과 관리도 허술했다. “신입이라면, 여성이라면 부드럽고도 자유로운 결과 도출에 도움이 되겠구나. 저희의 탄생은 그러한 유연한 사고로부터 비롯되었죠.”
사내 최초의 여성 퍼실리에이터인 박 대리는 그것을 신뢰라고 했다. 청운의 꿈을 품고 입사한 신입사원을 신뢰하는 회사라니. 그것이 도로공사 혁신의 첫걸음이었다고. 그렇게 회사의 신뢰를 바탕으로 장성한 사내 퍼실리에이터는 모두 42명(현재 4기 퍼실리에이터 양성 중).

그들은 종횡무진 도로공사 구석구석으로 파고들었다. 미녀삼총사를 비롯한 퍼실리에이터는 전국 톨게이트 239개를 혁신하고 교육하는 데 이노미팅을 적극 활용했다.
굉장히 심했던 구리톨게이트 지·정체 해소는 도로공사가 자랑하는 이노미팅 성공사례 중 하나. 오는 차량을 막을 수도 없고 막대한 돈을 들일 수도 없는 상황에서 찾아낸 해소 방법은 반짝이는 아이디어였다.
톨게이트비를 주고받는 데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2인 1조 시스템 도입과 예매권 판매를 실시했다. 별 것 아닌 듯 보이는 그 소소한 두 가지는 꽉 막힌 톨게이트를 시원스럽게 뚫어버렸다.


[SET_IMAGE]3,original,left[/SET_IMAGE]열정의 값진 열매, 안정
수원톨게이트 역시 마찬가지. 임시 진출로를 설치함으로써 대기 차량을 123대에서 45대로 64%나 줄였고, 연간 283억 원의 교통혼잡 비용을 감소시켰다. “지난 5월부터 함께했어요. 마음을 합쳐 일한 후, 좋은 결과가 나오면 얼마나 신나는지 몰라요. 그런데, 그렇게 1박 2일 일정을 마치고 본업으로 돌아가면 책상에 할 일이 산더미예요. 야근은 필수, 휴일은 반납이죠. 힘들어서 쓰러질 것 같을 때 그런 생각을 해요. 현업에서 일을 해야 헛돌지 않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질 수 있다고. 몸은 힘들지만 정신은 맑아요.”

사내 일만으로도 바쁜 그들은 요즘 여기저기서 강의 요청이 쇄도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어떻게 하면 혁신을 이룰 수 있는지 그 방법론을 궁금해 하는 공공기관이 대다수다.
특히, 문제 해결 성공률이 월등한 이노미팅의 경우 별도의 매뉴얼이 없기에 미녀삼총사를 비롯한 도로공사 퍼실리에이터는 귀빈일 수밖에 없다. 물론 도로공사의 이노미팅 매뉴얼은 거저 굴러온 게 아니다. 윤 대리는 “매뉴얼을 위해서라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정보를 취한다”며 “이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이 자료를 모아 매뉴얼을 덧칠해 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도로공사 직원 모두가 퍼실리에이터가 되기를 꿈꾸는 ‘혁신 주역’ 미녀삼총사. 그들은 도로공사의 비전인 ‘우리는 길을 열어서 사람과 문화를 연결하고 새로운 세상을 넓혀간다. 지속적인 인프라를 확충하자’를 제대로 실천하고 있었다. 그들의 종횡무진 활약을 보면서 아직 ‘안정’은 이르다고 되뇌어본다. 그것은 열정을 거친 후, 자연스레 쥐어질 선물일 것이다. 그래, 아직은 도전할 때다.

[RIGHT]우승연 객원기자 [/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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