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주복을 맞추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타고 올라갈 우주선까지 제작완료 되었습니다. 벌써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느낌입니다.”
한민족의 염원을 안고 한국 최초 우주인이 될 고 산(31)씨. 그는 타고 갈 소유즈 우주선 발사 날짜가 최종 확정·통보된 데 대해 긴장과 기대가 교차된다고 했다.
고씨는 현재 예비우주인인 이소연 씨와 함께 모스크바 외곽 가가린 우주센터에서 훈련 중이다. 두 사람은 지난 3월7일부터 러시아어 집중훈련, 우주선 이론 교육과 기초 과학기술 수업을 지난 9월부터는 중력가속도 적응 등 우주적응 등의 훈련을 받고 있다.
훈련 상황은 어떨까. “우주인이 되기 위한 훈련이 전혀 생소하다거나 초인적인 능력을 요구하는 것들은 아닌 듯하다”며 “일정 수준 이상의 지적 능력과 체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충분히 훈련을 견디어 낼 수 있다”고 밝혔다.
2008년 4월 8일 저녁 8시에 새 역사
그렇지만 지난 여름 흑해에서 받았던 해양 생존 훈련은 너무 힘들었다고 술회했다. 이는 바다에 우주선이 불시착 했을 경우를 대비한 훈련이다. 좁은 착륙모듈 안에서 우주복을 벗고 방한복(물에 오래 떠있으면 체온이 낮아지기 때문에)과 방수복 등을 갈아입어야 했다. 한여름 착륙 모듈 내부의 온도는 섭씨 50-60도 정도. 여러 겹의 옷을 껴입고 있자니 땀이 비 오듯 흘러내렸다. 게다가 심하게 이는 파도에 멀미 증세까지 겹쳤다. 몸무게가 4kg정도 빠졌다고. 그는 하루하루 정해진 훈련과 우주비행을 위한 준비로 꽉 짜인 일정을 따라가다 보면 무엇을 했는지도 모르게 시간이 정신없이 지나간다고 말했다.
고씨는 발사 뒤 이틀 동안 우주공간을 비행하다가 사흘째 국제우주정거장과 도킹한다. 우주정거장에서는 미리 준비한 우주과학실험을 한다. 고씨는 “미세중력 상태에서의 우주인 신체형상의 변화를 보기 위해 무릎 연골세포를 가져간다”고 밝혔다. 노화촉진 현상을 알아보기 위해 초파리 실험도 한다. “교육실험을 보완하고 있는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고씨는 얼마 전 타고 갈 우주선을 보고 직접 탑승하고는 흥분됐다고 발했다. 초조하거나 부담은 없을까. “오히려 기대되며 빨리 발사가 됐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그는 마치 수학여행을 기다리는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들의 기대가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는 이번 훈련을 받으면서 우주에 가는 것과 높은 산에 오르는 것이 참 비슷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토로했다.
고씨는 대학시절 2004년 여름 파미르 고원에 위치한 ‘무즈타그 아타’를 등반한 경험이 있다. 그곳에서는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가만히 있어도 에너지가 빠져 나가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곳에서 눈에 덮인 흰 산이 참 아름답지만 그 안에 인간을 품으려 하진 않는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고 말했다. 우주도 마찬가지다. 인간의 접근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고씨는 역설적으로 이러한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과 꿈이 인간을 좀더 ‘인간답게’ 만들어 주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다른 점이라면 고산 등반은 개인의 의지가 있으면 가능하지만, 우주비행은 반드시 수많은 사람들의 꿈이 모여야 가능하다는 점이 아닐까 .

“러시아인들의 자부심 본받았으면 …”
그는 “꿈꾸지 않는 사람은 반 정도만 살아있는 것이다”라는 생각을 종종 해왔고, 우주인 사업 이후에도 언제나 꿈꾸는 삶을 살기를 소망했다. 그리고 그것이 다른 이들에게도 꿈을 나누어 줄 수 있는 삶이 될 수 있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다고. 특히 한국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꿈을 갖는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우리가 우주산업을 활성화 하기위해 우주선진국인 러시아에게서 가장 먼저 배울 점은 무엇일까. 그는 무엇보다도 우주를 향한 꿈을 펼칠 수 있는 장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주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우리나라에 적합한 한국형 우주 프로젝트를 꾸준히 추진해 나가면서, 점차로 연구 영역을 넓혀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
그는 우주개발의 ‘새벽’을 연 러시아인들의 자부심이 부럽다고 했다. 실제 소유즈 우주선에 탑재된 통신 시스템의 이름은 ‘라스비에트’인데, 러시아어로 새벽이라는 뜻이다. 세계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을 태웠던 우주선의 이름인 ‘보스토크’는 동쪽이라는 뜻이다. 우리나라도 ‘동방의 등불’이 아닌가.
고씨는 우주인으로서 임무를 마치고 난 뒤 유인 우주기술분야에서 대한민국이 빠르게 성장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는 역할을 하기를 희망했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으로서 훈련에 임하는 각오를 묻자, 그는 “우리는 이제 첫 발걸음을 떼려고 하고 있다”며 “첫 단추가 잘 끼워져야 대한민국 유인 우주기술과 우주탐사분야가 빠르게 발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우주개발에 출반선상에 선 우리가 선진국 따라 잡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자신과 이소연 씨)가 잘해야 한다며 스스로 다짐했다.
권영일 기자
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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