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_IMAGE]3,original,left[/SET_IMAGE]‘왕언니’.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여성 전화상담원 변천순(52) 씨의 별명이다. 고충처리위의 상담원 가운데 가장 ‘고참’이기 때문이다. 그가 고충처리위에서 하는 일을 듣노라면 그 별명이 단순히 나이가 많아 붙여진 것이 아님을 금방 알 수 있다.
고충처리위는 행정 옴부즈맨(Ombudsman)으로서 행정기관의 위법 혹은 부당한 처분이나 잘못된 제도·정책으로 침해받은 국민의 권리와 불편·불만 사항을 제3자 입장에서 구제하는 기관이다. 이 위원회에서 변씨가 하는 일은 국민의 민원을 전화로 접수해 담당 조사관에게 연결하는 일. 그야말로 최일선에서 국민의 고충을 듣는 역할이다.
변씨가 하루에 받는 전화만 200여 통. 걸려오는 전화마다 일일이 응대하다 보면 몸은 녹초가 된다. 그러나 몸은 고달프지만 민원인의 가슴 아픈 사정을 떠올리며 모든 순간을 친절과 미소로 대한다. 동료들의 불만을 토닥이고 피로를 풀어주는 일도 왕언니 변씨의 몫이다.
“의료보험료를 못내 통장을 압류당한 젊은 여성이 아이 우윳값을 마련하지 못해 어려움을 호소해 올 때는 같은 여성으로서 눈물이 납니다.”
이런 이들에게 고충처리위원회가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할 때 변씨는 가장 안타깝다고 한다. 고충처리위의 문을 두드리는 국민 중에는 고충처리위의 고유한 역할과 기능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애로도 없지 않다.
“고충처리위가 처리할 수 없는 나름의 ‘억울한’ 사연을 일방적으로 쏟아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이웃집과 싸우거나 개인적 부채 문제가 있을 때 이를 해결해 달라는 전화도 있어요.”
그런 ‘곤란한 일’이 있을 때마다 상담원 중에서 가장 ‘노련한’ 변씨가 응대한다. 숱한 민원인들이 웃으면서 전화를 끊거나 집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노하우가 변씨에게는 있기 때문이다.
변씨는 1994년 4월8일 국민고충처리위원회가 처음 생길 때부터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다. 그는 1974년 총무처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정부합동민원실을 거쳐 올해로 30년째다. 정부를 향한 민원인들의 온갖 불만을 변씨는 오늘도 ‘푸근한 미소’로 유연하게 풀어내고 있다.
[RIGHT] 최영재 기자[/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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