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정(33) 씨. 그녀의 하루는 실업자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시작된다. 더러는 하소연과 함께 화를 내거나 생떼를 쓰는 사람들도 있다. 그럼에도 그녀는 단 한 차례도 얼굴을 찡그리는 법이 없다. 인상을 쓰기는커녕 오히려 그들의 말을 경청한다. 그렇게 이야기 듣기를 30여 분. 이씨의 입이 열린다. 하소연하는 이도, 화를 내던 이도 그녀의 입만 바라본다. 이씨의 창구에서 하루 종일 반복되는 일이다.
직업상담원. 조금은 생소한 이 직업의 주된 임무는 실업자들에게 일자리를 찾아주고 사업주에게는 일꾼을 찾아주는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용안정센터는 단순하게 실업급여만 주는 곳으로 알고 있을 정도. 하지만 이씨 같은 직업상담원을 만나면 이런 제도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놀라움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람요? 당연히 실업자들이 취업에 성공했을 때 제 일처럼 기쁘죠. 하지만 취업에 서너 번 실패해 ‘단골손님’ 대접을 해야 할 때가 너무 슬퍼요.” 찾아오는 사람들의 마음의 상처를 풀어주는 것도 그녀의 주된 일과다. “하소연을 하거나 화를 내는 분들의 이야기는 끝까지 들어야 해요. 그래야만 시간이 흐르면서 마음도 가라앉게 되니까요.” 관악종합고용안정센터에는 하루 700~1000여 명이 찾는다. 이씨가 하루 평균 상담하는 실업자는 30~40여 명. 청년부터 여성가장, 장애인, 노인까지 다양하다. 가끔 외국인도 찾아온다.
최근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터넷 상담을 해오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 경우 상담자에게 정성을 다해 구직 정보와 충고를 곁들인 장문의 글을 작성해 보내곤 한다. 반면 인터넷에 익숙하지 못한 노년층은 대부분 현장에 찾아와 상담을 받는다.
“아무래도 나이 드신 분들은 취업에 어려움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특히 재취업의 경우 구직 욕구를 갖도록 유도하는 게 가장 어려워요. 상담 시간도 많이 들어가는 편이고요.”
지난 1998년 직업 상담에 첫발을 내디딘 이씨에 대해 동료들은 ‘프로’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녀에 대해 “부지런함은 기본이고 실업자 편에 서서 최대한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정신으로 일하고 있어 모범이 되고 있다”고 평했다.
[RIGHT]최재영 기자[/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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