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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호>최기혁 항공우주연구원 우주인사업단장

2006.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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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대 경제대국임에도 불구하고 우주산업에 관한 한 ‘고개 숙인 남자’였던 우리나라도 우주 개척을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정부는 내년 말을 목표로 전남 고흥 우주센터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 최초 우주인 선발사업도 인기리에 진행 중이다. 지난 4월 21일 인터넷으로 신청자 접수를 시작한 우주인 선발사업은 우주를 향한 국민의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는 최대 이벤트다.

아닌 게 아니라 최초의 우주인을 선발하기 위한 공개모집 첫날 신청자가 쇄도해 단숨에 2000명을 돌파하고 나흘 만에 1만 명을 넘어섰다. 신청자 가운데는 기업체 CEO를 비롯해 대학교수, 카레이서, 항공기 조종사, 목사 등 다양한 분야의 직업과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이 참여해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인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증명해주고 있다.

이 같은 ‘우주열풍’을 가장 기뻐하는 사람 가운데 한 명이 이번 우주인사업을 총괄하는 최기혁(46) 박사다.
“올 4월초 사업단장을 맡을 때만 해도 국민의 관심이 이 정도로 클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만큼 책임감이 더 무거워졌어요.”
최 단장은 학부에서는 항공공학을, 대학원에서는 기계공학을 전공했으나 우주를 향한 꿈을 버리지 못하고 영국으로 유학, 천문학으로 전공을 바꾼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우주인사업단에서 그는 소유즈 우주선을 제공하고 우주인 훈련도 맡을 러시아와의 협상업무 등 대외적인 일을 주로 한다.


“폭발적 관심에 책임감 느껴”
지난 6월 10일 현재,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이 되기 위해 등록한 사람의 숫자는 약 2만8000여 명. 최 단장은 월드컵 열기 속에 잠시 주춤한 상태지만 현재 매일 200~300명씩 꾸준히 등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 마감일인 7월 14일까지 4만~5만 명 정도가 등록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는 지난 1992년 일본에서 최초 우주인을 선발할 때 몰린 3만 명을 훨씬 능가하는 숫자다.
최 박사는 이 같은 열기에 대해 “우리 국민성과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인은 원래 도전적이고 모험을 좋아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최초의 여성우주인 탄생 가능성에 대해 묻자 최 단장은 “확률은 5분의 1”이라고 말했다. 논리는 간단하다. 현재 신청자 가운데 남녀의 성비가 4:1이기 때문이다. 우주인 선발에 관한 한 남녀차별은 물론 어떠한 정치적 배려나 외압도 있을 수 없다. 그는 그러나 “여성이 인내력과 융화면에서 우수하고 비교적 섬세하고 꼼꼼해 남성보다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최 단장은 이번 한국인 최초 우주인 선발사업은 가능한 한 이벤트 형태로 꾸려나갈 생각이다. ‘과학 대중화’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오는 7월 말 인터넷 신청자를 대상으로 ‘마라톤 대회’를 개최, 기초체력시험을 치를 계획이다.

서울·부산·대구·대전·관주·제주 등 6대 도시 3.5km 구간에서 실시되는 이 마라톤대회는 국민의 관심도 끌면서 신청인의 체력도 테스트할 수 있어 그야말로 일석이조.
정밀 건강검진도 공군의 지원을 받아 항공우주의료원에서 실시한다. 검사 비용은 무료. 단축 마라톤과 기본 신체검사, 서류전형 등을 거쳐 1차로 300명을 추릴 계획이다.

그러나 최종 선발되기 위해서는 전문체력검사, 지적능력시험, 정신심리검사, 우주적성검사 등을 거쳐야 한다. 선발된 최종 후보자 2명은 2007년 1월부터 러시아 스타시티의 가가린 우주비행훈련센터에서 15개월간 훈련을 받는다. 이 가운데 1명이 2008년 4월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에 탑승해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과학 실험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돌아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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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인 배출사업 기술개발 효과 커”
일련의 우주인 배출사업을 통해 얻는 효과와 관련해 최 단장은 우선 기술개발효과를 꼽았다. 지금까지 우주개발사업이 무인 프로젝트였다면, 우주인 선발은 유인기술개발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우주실험과 선발과정 등을 통해 많은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최 단장의 일관된 논리다. 또한 정부와 국민도 우주와 과학 홍보를 통해 자긍심을 갖게 되고 도전목표가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주인 배출사업에 무려 200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액수가 투입되는 건 거품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과학 대중화에 이만한 아이템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과학 홍보는 단순히 돈을 투입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주인사업을 통해 계속 언론에 노출돼 국민의 관심을 끌게 되면 과학 전체에 대한 이미지를 높일 수 있습니다.”
최 단장은 우주인 배출사업이 장기적으로 볼 때 미래 한국의 우주산업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확신했다.

“지금까지 우주산업은 100% 정부 투자였습니다. 우주인 프로젝트 사업에 처음으로 민간투자가 투입된 것인데, 우주산업은 고용효과와 기술개발효과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그 증거로 최근 미국에 우주벤처기업의 탄생을 들었다. 또한 특수반도체, 항암제 등도 우주산업과 연계해 발전할 수 있는 품목이다.
바야흐로 우리 우주산업은 도약 단계에 있다. 오는 7월 다목적 실용위성인 아리랑 2호가 발사되고, 내년 말 고흥 우주센터 건설이 완공되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확신했다.


“우주화는 뒤졌지만, 우주 활용 앞선다”
[SET_IMAGE]4,original,right[/SET_IMAGE]우주산업 투자의 당위성에 대해 최 단장은 “국가생존을 위한 전략이자 국가경쟁력”이라고 한마디로 정의했다. 인공위성의 경우 국가정보력과 IT산업의 근간이다. 최근 그 수요가 크게 늘어난 GPS (위성항법장치)도 인공위성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또한 로켓은 안보적 측면이 강하다.

우주산업은 투입 대비 산출을 비교해 봐도 장기적으로 이득이란다. 그는 “현재 우주산업으로 돈 버는 국가는 하나도 없다. 하지만 30~40년 기준으로 볼 때 미국은 아폴로 사업으로 7배의 경제효과를 보았다는 통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통신·기상·컴퓨터 분야의 발전을 생각하면 결코 밑지는 장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은 ‘우주를 지배해야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며 우주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례로 이라크 사태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미국의 우주를 이용한 정보력은 이라크의 재래식 무기를 순식간에 무용지물로 만든 것이다.

10년 후 우리나라의 우주산업 전망은 밝다고 그는 단언한다.
“20년 전 항공우주연구소에 입사했을 당시 창원공단에 내걸린 구호가 ‘산업화는 뒤졌으나 정보화는 앞서 가자’였습니다. 2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IT 분야에서 세계 선두권을 달리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주화는 뒤졌지만 우주 활용은 앞설 수 있습니다.”
그는 그러나 오는 2015년 10대 우주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국민적 호응 하에 산·학·연 네트워크를 키워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부는 연구원이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안정된 직장을 보장해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우주학 전공을 희망하는 후배에 대해서도 “우주학은 종합학문이며 퓨전학문”이라며 다방면에 걸쳐 다양하게 공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RIGHT]권영일 기자 [/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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