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현대미술관이 기획한 이병용 유작전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1978년 미국 뉴욕으로 이주한 이후부터 2001년 하와이에서 생을 마감하기까지 제작한 대표적인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이병용(1948~2001)은 1970년대 초 전위그룹 ‘에스프리’를 비롯해 여러 아방가르드적인 단체에 참여하는 등 현대미술의 흐름에 적극 가담했지만 70년대 말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뒤 한국 미술계의 기억 속에서 희미해진다. 하지만 그의 작가정신은 미국에서 더욱 또렷하고 진지하게 되살아난다.
작가는 현대미술의 중심지 뉴욕에서 자신의 조형세계를 되돌아보는 한편 초심으로 돌아가 드로잉 형식으로 제작한 ‘의자’ 시리즈를 시작으로 ‘고추’ ‘알’ ‘삶’ 시리즈 등을 연이어 발표했다. 이 작품들은 동양과 서양, 정신과 물질, 구상과 추상 등의 접목을 시도함으로써 현대미술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총 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 이번 전시는 크게 3부로 나뉜다. 1부 ‘NEW YORK 1978~1986’은 뉴욕 이주 초기의 작품인 ‘의자’ ‘옷걸이’ ‘배’ 연작들로 꾸몄다. 2부 ‘NEW YORK 1987~1994’는 프랫대학원을 수료하고 본격적인 뉴욕생활에 접어드는 시기의 작품인 ‘고추’ ‘알’ 연작으로 구성됐다. 3부 ‘HAWAII 1955~2005’는 문명세계를 떠나 섬에 정착하며 새로운 환경에서 작업한 ‘삶’ ‘흙과 더불어’ ‘모퉁이 돌’ 등의 작품으로 엮었다.
생전에 작가는 “뉴욕에 간 것은 밖을 알기 위해서였지 나를 잊어버리기 위함이 아니었다. 나를 찾는 작업, 말하자면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이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낯선 이국땅에서 외로움과 역경을 딛고 그가 찾아낸 예술세계는 10월 25일까지 만날 수 있다. 작품설명회는 평일 오후 2시와 4시, 주말 오후 2시, 4시, 7시에 열린다.
글·김지영 기자


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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