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시대 화가 겸재 정선(1676~1759)의 서거 2백50주년을 기념하는 ‘붓으로 펼친 천지조화(天地造化)’전이 연일 성황을 이루고 있다. 이번 전시는 겸재의 작품 중에서도 엄선한 1백42점을 선보였다.
36세에 뒤늦게 그림에 심취한 겸재는 82세까지 붓을 놓지 않고 끊임없이 그림을 그렸다. 그의 30년지기인 조영석(1686~1761)은 “겸재는 금강산과 영남지방을 두루 여행하고 사생해 산수의 형세를 얻었으며 사용한 붓을 묻으면 무덤을 이룰 정도”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주목할 작품은 정선의 초기 화풍을 알려주는 ‘신묘년 풍악도첩(1711)’과 ‘북원수회도첩(1716)’이다. 신묘년풍악도첩은 제작 연대를 알 수 있는 작품 중 가장 이른 36세에 그린 금강산 화첩으로 14면의 그림이 모두 전시돼 겸재의 진경산수 화풍을 한눈에 보여준다. 겸재가 41세 때 그린 북원수회도첩은 그의 인물화 중 제작 시기가 가장 빠른 것으로 이번 전시를 통해 일반에 처음 공개됐다. 이 작품은 겸재가 진경산수화의 창안자일 뿐 아니라 풍속화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자료다.
이 밖에 중국 당대 말기의 시인인 사공도의 시론을 스물두 장의 그림으로 제작한 ‘사공도시품첩’, 중국 장시(江西)성 북쪽에 위치한 명산인 여산의 절경을 그린 ‘여산폭포도’, 독일에서 소장하고 있다가 2006년에 반환한 ‘겸재 정선 화첩(10월 13일부터 전시)’ 등은 정선의 또 다른 면모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 이수미 학예연구관은 “이번 전시는 진경산수뿐 아니라 관념산수화와 고사인물화에도 능했던 겸재의 작품세계를 다양한 각도로 조명했다”며 “그의 첫 작품부터 마지막 작품까지 살피다 보면 화풍의 형성 과정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글·김지영
기자


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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